추석 에, 추모

by yoon

추석이라 불리는 한자어 중, 追惜이 있다.

추모와 비슷한 뜻을 가진, 죽은 뒤에 그 사람을 애도(哀悼)하고 애석(哀惜)해 함이다.


올 추석은 그런 의미로 보냈다.


매년 시월, 할머니 기일을 맞아 가족들이 모여 살아 생전 할머니를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

올해는 연달아 추석 연휴가 있어 더 오래, 함께 그리워했다.

한 손의 다섯 손가락을 다 쓸만큼의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열 손가락을 다 쓰더라도 이 그리움은 무뎌지지 않을 것이란 걸 새삼 느꼈다.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와 날 보며 미소짓던 얼굴은,

마치 어제처럼 생생하니까 말이다.

여전히 마음이 시리지만,

누군가를 함께 기억할 수 있다는 것에 위안 삼으며 대신 오래오래 기억하기로 했다.


그리고 연휴를 앞두고 갑작스레 긴 여행을 떠나게 된 사람.


할머니를 보내 드리며 적은 글에

'인생에 확실한 다음은 없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고 적혀 있다.


왜 인간은 같은 후회를 반복할 것인걸 알면서도 돌아서서 잊는 것인지.

나중으로 미뤘던 날들이 앞으로는 영영 없다는 것이 참으로 슬펐다.


세상 모든 것에 다정했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그만큼 다정하지 못했던 사람,

그래도 그의 마지막은 오롯이 본인만을 위한 것이었기를.

늘 전해오던 안부의 부재가, 한동안 익숙치 않을 것이고

오래도록 그리울 것 같다.


추석이 지나면 추워질 것 같다는 내 예상은 적중했고,

어느 새 찬 공기와 바람이 온 몸을 에워싸는 계절이 돌아왔다.


시월愛

일년 중 가장 사랑하는 시월,

마음껏 그리워하고 사랑해야지.


그리고,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