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과 개꿈

by yoon

아침부터 유리를 깨면 운수가 나쁘다는 미신이 있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오래 들어서인지, 아침에 그런 일이 생기면 괜히 찝찝함이 감돈다.


그날도 그랬다.

출근 전 급히 설거지를 하다 와인잔을 깨뜨렸다.


'아, 독일산인데.....'

불운의 신호보다, 값을 주고 산 잔이라는 사실에 먼저 슬픔이 올라왔다.


'오늘 하루 조심해.'

가족 단톡방에 보낼까 잠시 고민했지만,

자차 출퇴근자인 나 스스로나 조심하기로 하고 출근길에 나섰다.


운수가 나쁜 날은 좋을 것이 하나 없고, 나쁠 것은 셀 수 없이 많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몰라 은근히 신경을 곤두세운 하루 끝,

아무 일 없던 것에 감사하며

역시, 미신은 믿을 것이 못 된다고 중얼거렸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매일 꿈을 꾸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나는 잠시 충격에 휩싸였다.


나는 매일 꿈을 꾼다.

수면의 질이 아-주 나쁘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잠들기 전 생각과 무관하게 매번 다른 꿈을 꾸는데,

즐겁고 신나는 꿈은 이어서 꾸기도 하고,

슬픈 꿈을 꿀 때면 '괜찮아, 이건 꿈이야.'라고 스스로 다독이며 깨어난다.

가수면 상태인 것이다.


아! 꿈과는 별개지만, 평생 단 한 번 가위를 눌렸을 때도 나는 '아- 이거 가위야.'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매일 피곤한 이유다.


꿈을 꾸지 않는 사람들의 새벽은 어떨까.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꿈은 꿈일뿐이다.


싫은 꿈을 꾸더라도, 좋은 꿈을 꾸더라도,

결국 현실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

큰 불이 활활 타오르거나, 똥을 뒤집어쓴 꿈이라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로또가 증명한다.


그래서 나는 '꿈자리가 사나워서 혹은 좋아서-'라는 가설을 세우지 않는다.

나쁜 꿈조차 개꿈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점 덕분에 나는 꿈과 무관한 현실을 살아간다.




생각해보면 미신도, 개꿈도 별 의미는 없다.

그저 마음이 흔들리는 날이 있을 뿐이다.


흔들리는 마음을 잡고, 괜찮은 하루를 만들 수 있는 건 내 자신 뿐이다.


어떤 것에 기대지 않고,

내가 생각한 대로 방향대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결국 오늘을 만드는 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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