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가수 송창식 님의 노래 중 '선운사'란 노래가 있다
노랫말 중 동백꽃을 `눈물처럼 후드득 지는 꽃`이라고 표현했다
나지막이,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의 주제는 이별을 앞둔 여인의 마음이 담겨있다
봄날의 벚꽃은 나비가 날 듯 꽃잎이 난분분 날리는데
동백꽃은 눈물처럼 지는 꽃 이란다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에게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오라는
이별을 피하고 싶은 애닮은 마음이 담겨있다
어찌 됐든 제주에서 시작된 冬柏은 이미 지고, 나무에는 차마 못 떨어진 꽃잎뿐이었다
두 달의 방학기간에 좀처럼 나갈 일이 없는 남편을 위해 두 분이 다녀오시라고
딸이 당일치기 제주 여행을 권해 별 준비 없이 나섰다
아침 6시 전철에는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로 제법 붐볐다
환승역인 계양에서는 많은 인파에 떠 밀리듯 전철을 갈아탔다
이렇게 이르게 하루를 시작하는구나 싶어 새삼 삶의 고단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길을 말없이 7~8년을 다닌 딸에게 새삼 미안하고 고마웠다
힘드니 나가 살겠다는 말 없이 꾸벅꾸벅 다닌 딸이나 , 미처 독립을 준비 못 시킨
우리 부부나 참 주변은 없었다
좌석이 2-4-2로 꽤 큰 비행기인데 김장철 배추절이 듯 한자리도 빈자리 없이
꽉 차서 갔다
미리 렌트 한 차를 찾고 누군가 유튜브로 소개 한 식당으로 가서 아침을 먹고 나니
조금 막막했다
어딜 가지?
여러 번 와 본 제주는 다 아는 것 같기도 하고 , 낯설기도 한 섬이다
송당에 있는 커피숍에 가 커피를 마시자고 방향을 잡아갔다
작년 인가 왔다 갔는데도 주차장 입구를 못 찾아 다시 나갔다 오기도 했다
커피를 마시고 지난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입구에서 발길을 돌린 동백 포레스트를 갔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 갔는데 이미 동백은 다 떨어져 입장료 낸 것이 민망했다
그래도 웨딩 사진을 찍기도 하고 , 이리저리 나무 사이를 거닐며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30분 정도 나무 사이를 걷고 나니 또 서로 얼굴을 보게 된다
이번엔 오설록? 했는데
남편이 언젠가 여름에 갔던 제주맥주 브루어리를 가 보자 해서 그러자 하고
다시 방향을 잡고 운전하며 가는데 딸에게 톡이 왔다
저녁 8시 30분 비행기로 예약한 우리 자리가 이미 다 차서 오늘 못 올라올 수도 있단다
(20여 석이 남아 있어 안심하고 있었는데 방학 막바지에 다음 날부터 비가 온다는
소식에 자리는 다 팔리고 없단다)
맥주 부르어리고 뭐고 공항으로 고. 고. 고
숙소를 준비 해 놓을테니,자고 오라는 딸의 말에 아무리 편의점에서 세면도구를 산 다해도
불편해서 싫다고 했다
오후 3시임에도 제주시를 가는 길은 조금씩 밀리고 있었다
차를 반납하고 셔틀을 타고 공항에 가서 카운터에 예약 어플을 보여주니 모든 자리가
만석이라, 오늘 못 갈 수도 있단다
딸과 통화를 하니 무상티켓을 환불하고 유상티켓으로 바꾼다고 했다
유상으로 바꾸고 어찌어찌 6시 40분 자리를 받았다
겨우 안심이 되며 5시를 향해 가는데 먹은 건 오전의 어곰탕 하나
내려 가 간단히 가락국수이라도 먹자는 내 말에 남편은 싫다며 어찌 됐던
집에 가서 먹겠단다
하 저녁 차라라고? 내 말에 남편은 라면으로 먹겠단다
라면은 누가 끓이나.......
어쩌다 하루 바람 쐬러, 동백을 보러 간 바람의 섬 제주는
반나절만 얼굴을 보여 주었다
기다려
봄에 벚꽃 필 때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