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 순간엔
‘파란으로 하늘거리며 구름’이라 생각을 굳혀 가고 있었다.
분명 그날의 하늘에는 구름이 하늘거리며 구르고 있었다. 꽤 오랜 기간 동안이나 우중충하고 습한 날씨가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이 깊고 푸른 하늘이 더욱더 가슴 벅차게 고마웠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하늘을 우러러봤다.
“예전엔 내가 그를 우러러보았는데 / 지금은 그가 나를 굽어 보고 있다. / 슬픈 눈“
거기엔 나태주 시인의 “흰구름”이 있었다.
그날 그 순간엔
구름이 심연 우주(深淵宇宙) 속 말머리성운, 독수리 성운, 혹은, 초신성 성운처럼 검붉은 모습으로 장엄하게 나타났다가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같은 시공간에서 자연이 연출한 위대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던 모든 이에게 행운을...
그리고. 그 순간의 존재와 부재 증명을 위해 이 한 장의 사진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