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인생
오늘은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입니다.
아주 어릴 적 저에게 2025년은 과연 올 수 있을까란 의심까지 했었던 아주 먼 미래였습니다. 그땐 2025년이 되면 사람은 로봇들이 대신 일을 해주어 노동에서 해방되고 암이나 불치병도 모두 극복된다는 희망찬 미래를 노래했습니다.
지금 와 보니 그 예언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고, 이미 기술은 완성되어 있으나 상용화되지 못한 것도 있네요. 참 신기한 일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 하나둘 늘어가면서 난 과연 얼마나 이 세상에 더 존재할 지 궁금해지곤 합니다.
언제나 영원할 것 같던 주변 사람이나 물건들은 모두 힘없이 쓰러지고, 나 또한 그들처럼 점점 무기력 해져가는 나 자신을 겪고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배추 셀 때나 쓰는 줄 알았던 '포기'를 배웁니다.
그렇습니다.
포기...
싫든 좋든 우린 인생에서 항상 뭔가를 포기하며 살도록 강요받습니다. 잠시 뭔가를 얻어 기뻤지만 그건 영원불멸한 것이 아닌 엄격한 유통기한이 정해진 음식처럼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나면 모두 폐기되어 사라지고 혹여 그 기한을 넘겼다 해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되어 결국 아무것도 이용할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인생이 재밌는 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어떻게 보내든 결국 모두 소비되고 결국 남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요.
잡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지금은 영면에 드신 최헌 가수의 노래입니다. 최헌 가수님은 여러 히트곡이 존재하나 대표곡으로 '가을비 우산 속'과 '오동잎'이 대표적입니다. 오래되어 묵혀 두었던 노래인데 오늘따라 이 노래가 자꾸 듣고 싶네요.
https://youtu.be/bnfLzp30kQg?si=rFC3dxGzkbTuZP8O
이 영상은 2006년 라이브 영상으로 2012년에 최헌 가수가 사망했으니 사망 6년 전에 찍힌 영상입니다.
최헌 가수님은 이때도 건강해 보이셨는데. 세월은 참 무상합니다.
https://youtu.be/iQZ60_JAzRk?si=v4hSYm7LX0gg7uNs
이건 혜은이 가수의 커버입니다.
https://youtu.be/fDvc4Xg74p0?si=A9bj43W4QelialaQ
이건 쇼츠입니다.
https://youtube.com/shorts/CgQgTvblMHo?si=oXp9xsmJUPIpIN14
이건 안성훈 가수의 커버입니다.
https://youtu.be/v4558BZlT78?si=903M-YmuzF1OcTx1
1.
그리움이 눈처럼 쌓인 거리를
나 혼자서 걸었네 미련 때문에
흐르는 세월 따라 잊혀질 그 얼굴이
왜 이다지 속눈썹에 또다시 떠오르나
정다웠던 그 눈길 목소리 어딜 갔나
아픈 가슴 달래며 찾아 헤매이는
가을비 우산 속에 이슬 맺힌다
2.
잊어야지 언젠가는 세월흐름 속에
나 혼자서 잊어야지 잊어봐야지
슬픔도 괴로움도 나 혼자서 잊어야지
그러다가 언젠가는 잊어지겠지
정다웠던 그 눈길 목소리 어딜 갔나
아픈 가슴 달래며 찾아 헤매이는
가을비 우산 속에 이슬 맺힌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