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자 산이 말하기 시작했다, 12월의 지리산

by 발품뉴스

겨울 산은 쉽게 말을 걸지 않는다. 눈 덮인 능선 위에서 사람은 풍경을 ‘본다’기보다 그 안으로 스며든다.


바람과 소음이 사라진 자리에는 발걸음과 숨소리만 남고, 그 침묵이 오히려 산의 존재감을 선명하게 만든다.


그 중심에 있는 곳이 지리산국립공원이다. 1967년 우리나라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이자, 483㎢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보호구역이다.

batch_GettyImages-a12251149.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리산 설경)

경남·전남·전북에 걸쳐 이어진 이 산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수도자와 은자들이 머물며 쌓아온 시간과 정신을 품고 있다. 그래서 지리산은 높이보다 ‘품’을 이야기하는 산으로 불려왔다.


천왕봉·반야봉·노고단으로 이어지는 25㎞의 주능선은 지리산의 중심축이다. 해발 1915m 천왕봉에서 맞는 겨울 일출은 지리산이 가진 상징성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눈이 불필요한 장식을 지우며 산의 뼈대를 드러내는 계절, 12월은 지리산의 윤곽이 가장 또렷해지는 시기다.

batch_GettyImages-1383294545.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리산 설경)

겨울에는 탐방객이 줄어 자연의 소리는 더욱 깊어진다. 설경 속 산사와 고요한 능선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장면을 남긴다.


섬진강과 낙동강, 남강의 발원지로서 사람들의 삶과 이어진 지리산은, 겨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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