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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지향적 과제 해결을 위한 '실천학습'에 대하여

Action Learning과 70:20:10의 법칙

by 최준용

안녕하십니까. 동그란 돌멩이입니다. 지난 몇 달간 해안가에 있는 작전 진지로 파견을 가게 되어서 예상치 못하게 장기간동안 단절되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이렇게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군에 입대하고 어느덧 9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간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우연히 책에서 접했던 공자의 말처럼, "거일반삼(擧一反三)" 정신을 늘 마음속에 간직한 채, 소중한 깨달음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擧一反三
한 가지 일을 들어 보이면 스스로 반성하여 세 가지를 미루어 앎.


배움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고 사문화된, '정적인 지식'을 그저 축적하는 것을 우리가 배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배움이란, 결국 우리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를 가져다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배움은 첫째,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함으로서 우리의 신념을 이루는 근본적인 가정을 비판적으로 반성하는 것. 둘째, 주어진 문제에 대한 기술적이고 신선한 질문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창출해내는 것. 셋째, 이로서 깨달음의 촉발 가능성을 확대해 나가는 것. 이것이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진정한 '배움'입니다.


저의 발자취를 이렇게 블로그로 남기는 것 역시, 제게 직면하는 다양하고 실질적인 이슈들(혼자로는 해결되지 않는 가려운 부분들)을 규명하고, 자율적으로 학습을 계획 및 수행하며, 실제 조직의 맥락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서, 이러한 학습주기 전체를 검토 및 반성하는, '순환'을 만들어 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 속에서 독자 여러분은 하나의 집단이 되어 피드백과 건설적인 비판들이 생겨났고, 이것은 또 하나의 소중한 자원이 되어 주제에 대한 독창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결국 질문과 성찰이 담긴 블로그를 작성하는 습관은, 제게 '학습이 삶의 일부'가 되는 능동적인 문화를 남겨주었습니다.


저는 금일 전해드리고자하는 실천학습(Action Learning)의 핵심 또한 같은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실천학습, 즉 액션러닝이란 소집단 속에서 조직 또는 개인이 직면하고 있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이슈와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하여 현장에 적용하며, 그 실천과정에 대한 성찰과정을 통하여 순환적으로 학습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본론1. 70:20:10 법칙에 기대어 액션러닝을 이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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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reer Architect Development Planner", Morgan McCall, Robert Eichinger, Michael Lombardo

'70:20:10 learning model'은 임원들이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노하우 등의 70%는 직무경험을 포함한 비형식교육(non-formal learning)을 통해 습득하고, 20%는 코치나 멘토와 같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비롯한 social learning을 통해 습득되며, 10%만이 형식학습(formal learning)을 통해 습득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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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조직에서 리더십 개발은 단순한 교육훈련을 넘어, 실제 업무 환경에서의 경험과 상호작용을 통해 역량을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리더의 학습 중 약 70%를 차지한다고 알려진 비형식 학습(Informal Learning)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It usually takes place in community-based settings, the workplace and through the activities of civil society organization.
: 그것은 보통 공동체 기반 환경, 일터, 그리고 시민 사회단체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비형식 학습은 공식적인 교육과정 외에 일터에서의 실천적 경험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공동체 기반의 환경에서 영향력 있는 구성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학습자 주도의 ‘Learning by Doing’을 실현하게 합니다. 이러한 학습은 일반적으로 직장, 시민사회 조직,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 이루어지며, 경험학습이론(Experiential Learning Theory, Kolb)에 의해 그 메커니즘이 설명됩니다.


리더는 일상적인 직무 수행 과정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도출 및 실행하며, 그 결과를 성찰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경험 순환은 리더로 하여금 기존의 사고틀을 확장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도출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돕습니다.



본론2. 리더십 개발을 위한 주요 비형식 학습 전략

: 왜 액션러닝인가?(Feat. 학습전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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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성본부'의 '2025 HRD Trend Report'를 들여다보면, 현직자가 생각하는 리더(상사)에게 가장 절실한 교육요구는 '조직관리'와 '사람관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러한 것일까요? 저는 그 이유를 현대의 조직이 '변화'에 민감하여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 조직은 급속한 디지털 전환, 복잡한 글로벌 경쟁, 예측 불가능한 시장 변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현상유지는 곧 퇴보를 의미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변화를 뒷받침하는 조직관리와 사람관리가 리더십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조직 구성원들이 변화에 저항하지 않고 적응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단순한 의사결정을 넘어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과 협업 분위기 조성이 전제되어야 하고, 단순히 지시하거나 관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목표 간 연결고리를 형성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조직 문화의 전제 자체를 변화시키는 사고 전환도 요구될 것입니다.


첫째, 직무순환 및 배치(Rotation & Job Assignment)

둘째, 도전적 과제 수행(Stretch Assignments)

셋째, 문제해결 중심의 액션러닝(Action Learning)

넷째,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

다섯째, 직무현장학습(On-the-job Training)

여섯째,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Learning by Trial and Error)


먼저 조직에서는 위와 같은 다양한 비형식 학습 전략들을 포함하여 많은 전략들을 통해 리더 육성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액션러닝은 리더십 개발의 핵심 방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988년 GE(General Electric)가 처음 자사의 핵심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도입하며 이슈가 되었는데, 1990년대부터는 세계 유수의 혁신 기업들이 액션러닝을 통해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액션러닝은 조직이 직면한 실제 문제를 기반으로 학습자들이 해법을 모색하도록 설계됩니다. 학습자들은 팀 내에서 질문과 성찰을 중심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실행 가능한 해결안을 도출하며, 나아가 이러한 결과를 공유하고 비판적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리더는 기존 가정이나 규칙을 수정하는 이중고리 학습(double‑loop learning)을 경험하게 되며, 조직 문화 자체를 변화시키는 사고 전환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액션러닝의 단계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본 글에서의 주안점은 인적자원개발학의 관점에서 액션러닝의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고, 각 단계가 리더 역량 개발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상세히 설명드리는 것입니다.



본론3. 액션러닝의 과정: 단계별 리더역량 개발 전략


1. 문제 선정 또는 규명 (Problem Identification)

액션러닝의 출발점은 실제 조직 내의 해결이 필요한 과제를 선정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내포한 전략적 이슈로 선정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문제가 ‘open-ended problem’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 과정은 조직에 대한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와 맥락 인식 능력(contextual awareness)이 핵심이 될 것 같습니다. 가장 시급한 조직의 비즈니스 이슈를 가려내는 과정에서 조직 내 주요 이슈를 파악하고 정의하는 분석력, 전략적 과제에 대한 통찰력을 기대해 볼 수 있겠네요.


2. 팀 구성 (Team Formation)

문제를 중심으로 4~6명의 액션러닝 팀(Action Learning Set)이 구성됩니다. 팀은 서로 다른 부서, 직급, 경험을 가진 이질적 구성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이질성은 곧 다양성이고, 다양성은 곧 시너지 창출을 의도한 바 같습니다. HRD관점에서 보면 사회적 학습(social learning)과 집단지능(collective intelligence) 정도로 표현해 볼 만합니다.

팀원 간의 의사소통과 협업을 통해 팀워크 강화,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며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는 유연성, 비공식적 리더십 경험을 통해 관계 중심의 리더십 훈련에 주안점을 두어야겠습니다.


3. 학습 코치(Coach 또는 Facilitator)의 개입

액션러닝에서는 팀은 분석과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도출해 내고, 그 과정에서 학습을 촉진하고, 또한 성찰을 유도하는 학습코치 또는 퍼실리테이터라는 이름의 전문가가 함께합니다. 이것이 전통적인 강의형 학습과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학습 코치는 정답을 제공하지 않으며, 질문과 메타인지적 개입을 통해 사고의 확장을 유도합니다.

성찰 기반 학습(reflective learning)의 실현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특징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학습 코치의 대표적인 역할은 팀원 개개인의 학습 동기 부여, 질문을 통한 사고 자극, 학습자 중심의 학습 환경 조성으로 요약할 수 있겠으나, 자세한 내용은 추후 블로그를 통해 더욱 깊게 다루어 보겠습니다.


4. 질문과 반성 (Questioning & Reflection)

액션러닝의 핵심은 결국 ‘행동을 통해 배우고, 질문과 반성을 통해 학습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팀원들은 문제 해결 방안을 제안하기보다 먼저 질문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탐색하고, 이를 통해 사고의 틀을 확장합니다.

이는 이중고리학습(Double-Loop Learning)의 전형적인 구조가 아닐까요? 단순히 문제 해결 스킬만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가정과 믿음까지 성찰하여 새로운 인식을 도출하게 됩니다.


5. 실행(Action) 및 실험

팀은 분석과 논의를 통해 도출된 해결책을 실제 업무에 적용해 보는실천 실험 단계에 돌입합니다. 이 단계에서 리더는 이론이 아닌 실제 행위를 통해 조직 내에서 변화와 성장을 이끕니다.

이때의 실행은 단순한 과업 수행이 아닌, 실패와 피드백을 포함한 경험입니다. 즉, 경험학습(Experiential Learning)의 가장 핵심적인 단계로서 시도와 오류 속에서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 조성되고, 행동을 통한 영향력 발휘가 가능할 때에, 참여자들이 실제 조직 문제 해결을 통한 실천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6. 리뷰 및 학습 통합 (Review & Learning Consolidation)

액션러닝의 마지막 단계는 실행 결과에 대한 리뷰와 성찰을 통해 학습을 구조화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팀은 개별적 학습과 집단 학습을 모두 점검하며, 향후 적용 가능성과 개선 방향을 도출합니다.

이 단계는 인적자원개발학에서 강조하는 학습 전이(Transfer of Learning)의 핵심입니다. 즉, 학습한 내용을 어떻게 실제 조직 현장에 적용하고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액션러닝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높은 학습 전이도(Transfer of Learning)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학습 전이는 교육이나 학습을 통해 습득한 지식·기술이 실제 업무 현장에서 활용되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형식학습(formal learning)은 교육 장소와 실제 업무 환경 간의 괴리로 인해 전이 효과가 낮다는 한계가 있으며, 실제로 다수의 연구에서 형식학습의 전이율은 20%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면, 비형식학습 및 사회적 학습(Social Learning)은 학습이 일어나는 시점과 적용되는 시점이 동시적이며,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통합할 수 있어 학습 효과가 높고 전이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조직이 리더 개발에 투자한 시간과 자원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론4. 활성화의 핵심은 결국 문화적 이슈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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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육성 프로그램이 실패하는 주요 원인은 학습 내용을 현업에 적용하지 못하거나 적용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교육 자체가 활성화되지 못한 탓입니다. 결국 이 역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조성 이슈와 관련될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또한 경영진의 관심 및 지원(44.5%)이 3위로 집계된 것은 리더가 학습을 장려하고 성장을 지지할 때 조직 내 학습문화가 정착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순위와 관계없이 모든 지표가 단순한 학습 프로그램 제공을 넘어 혁신적인 학습문화 구축이 필수적임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학습은 직무와 분리될 수 없다는 것, 문제 해결 중심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포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전제되어야 액션러닝을 비롯한 개발전략들이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결론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의 융합을 넘어 일하는 방식, 소비 구조, 삶의 방식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조직은 기존의 리더십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리더(Innovation Leader)를 육성해야 할 시점에 도달하였습니다.


하버드대 린다 힐(Linda Hill)은 저서 『혁신의 설계자』에서 혁신리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복잡하고 도전적인 문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지속적인 실험과 실행을 통해 혁신을 주도하며, 자신의 통제권과 권한 및 성과를 구성원들과 기꺼이 공유하고, 실패로부터 회복하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지닌 리더가 바로 혁신리더이다.


결국, 이러한 리더십 개발 전략은 단순한 스킬 향상을 넘어 조직 문화의 전환을 동반해야 하며, 인적자원개발(HRD) 전문가들은 이러한 학습 환경과 구조 설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가르치는’ 리더십 개발이 아닌,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리더십 개발 패러다임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액션러닝이 하나의 훌륭한 돌파구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참고문헌

1. 한국생산성본부, 2025. 2025 HRD Trend Report

2. Susanne Keuchel. 2014. Arts Education Development Index (AEDI) – Ein international-vergleichender empirischer Forschungsansatz in der Kulturellen Bildung

3. UNESCO, 2012, Institute for Lifelong Learning

4. Morgan McCall, Robert Eichinger, & Michael Lombardo. 2000. The Career Architect Development 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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