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이야기]

by 공익허브

1. 4차 산업혁명과 노동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어느덧 가게에 들어서면 사람대신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것들이 자동화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미래의 일자리 전망은 어떠할까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기술, 드론,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 정보통신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혁명이 주도하는 차세대 혁명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데요. 4차 산업혁명은 크게 세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첫째, 기술진보의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그 속도가 인간의 생산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빨라지고, 기술에 의한 일자리 대체 또한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둘째, 기술 또는 산업 간 결합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집니다. 기술 및 산업 간 결합은 새로운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개발로 이어져 많은 변화와 더불어 불확실성을 나타내게 됩니다. 셋째, 초연결성입니다. 초고속 무선통신,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며 시공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기계와 상품, 사람이 데이터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이 가능해집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변화는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매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2030년 기준, 국내 총 노동시간 중 49.7%가 자동화될 것이라고 예측됩니다. 저숙련 노동자가 AI를 비롯한 로봇에 의해 대체되고 고부가 가치, 창의적 직무를 중심으로 일자리 재편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구체적으로 단순판매직, 서비스직에 해당하는 텔레마케터, 회계사, 소매상, 부동산 중개인 등 510 만개의 일자리 감소가 예측됩니다. 반면 사이버 물리 기술을 활용한 창업 및 신규 직종 개발, 공유 플랫폼 구축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가 있습니다. 더불어 통신업, 금융 및 보험업, 교육서비스업, 보건 및 사회복지업과 같은 분야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 성장 가능한 분야로 주목받기도 하였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의 창출과 소멸 뿐 아니라 변형된 노동 형태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근 애플리케이션,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이 발달함에 따라 이를 매개로 하는 배달대행업, 대리운전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들을 ‘디지털 특수고용 노동자’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임시 계약직, 프리랜서 형태의 단순 노동에 종사하여 불안정 고용을 특징으로 하는, 저임금 계층을 ‘프레카리아트’라고 총칭합니다. 정규직 위주의 기존 노동시장 구조에 변화가 생긴 것이지요.



2.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와 기술의 결합, 그리고 일자리 위기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코로나19 팬더믹은 노동시장 변화에 가속도를 붙였습니다. 극도의 불확실성과 감염에 대한 공포, 공공 지침과 이동제한조치에 따라 ICT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고 불릴 만큼 크나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대부분의 국가들은 국제 공급망을 중단하였고, 격리 조치가 이루어짐에 따라 문화, 공연예술, 관광을 포함한 서비스업은 쇠퇴했습니다. 병가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 재택근무 등의 노동환경 변화로 인해 경제활동은 변형, 위축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임금 지불이 어려운 상태에 이르러 사업 운영을 중단, 축소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고 OECD 국가의 실업률이 지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최고치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이는 가계 가처분소득 감소로 이어져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개인과 기업의 투자, 소비는 줄어들고 저축은 늘어나는 악순환을 불러왔습니다.

더불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온라인으로 모든 소비를 해결하는 ‘홈코노미’ 로 전환되었습니다. 제조업에서 생산된 제품은 온라인 거래와 택배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에 무리가 없기에 코로나19사태의 피해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습니다. 나아가 격리조치로 인해 비대면(언택트) 사업이 급부상하며 원격진료의 본격화가 이루어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열리고, 홈트레이닝 용품, 대형 스크린과 프로젝트 빔, 넷플릭스, 왓차와 같은 플랫폼 위주의 미디어 산업이 발달했으며 온라인 평생교육이 활성화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ICT기술 활용은 더욱 가속화된 것 입니다. 그 결과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따르면, 34.8%에 해당하는 인구가 소득감소를 경험하였으며, 고용불안을 느끼는 직장인이 43.9%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3. 노동의 위기와 새로운 복지체제의 필요성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일자리 위기는 자명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회적 패러다임이 변화한 만큼 대응방안에도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19 팬더믹은 어떤 문제들을 초래했을까요?

첫째, 빈부격차가 심화됩니다. 고숙련 전문 기술직과 비숙련 단순 노무직 사이의 중간에 해당하는 노동자가 불안정 노동자로 전락하게 되어 노동의 양극화가 심화되기 쉬운 환경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기술변화에 따른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데 충분히 자질을 갖추지 못할 경우 되는 노동자의 숫자가 많을수록 양단 간의 격차는 벌어지게 됩니다.

나아가 노동 간극이 심화됨에 따라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증가합니다. 일자리의 축소 및 양극화, 소득 불평등은 빈부 갈등을 유발합니다. 그리고 빈부격차는 건강, 보건, 정치 참여 등 전반에 걸친 차별의 계기가 되어 사회구성원 간 불협화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는 계기가 됩니다.

둘째,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의 시대에 접어들고 점차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요. 인구고령화의 주된 원인은 기대수명 연장과 저출산입니다. 의학기술의 발달, 전반적인 소득 증가로 인해 생활수준에 따른 긍정적 결과로 볼 수도 있으나 자녀관 등 가치관의 변화, 양육 및 교육비 부담 증가, 안정적 소득보장 결여에 따른 출산기피 현상에 따른 사회분위기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일자리와 세금과 같은 문제를 두고 세대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셋째, 기존의 고용중심 사회안전망에 사각지대가 형성됩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기 이전 사회안전망은 노동자가 자신의 근로소득으로 보험료를 부담하고 이후에 노동을 계속할 수 없는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적립된 보험료로부터 혜택을 받는 구조였습니다. 이는 근로 여부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청년층과 같은 아직 노동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이들을 포괄하지 못합니다. 더불어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인 프레카리아트와 같은 계급의 경우 정규직 위주의 기존 사회보험 제도(건강보험, 연금보험 등)에 대한 가입이 어려워 노동을 제공하는 이들이 사회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집단과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노동 패러다임의 변화와 코로나 19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문제 상황을 해결해 나갈 새로운 형태의 복지제도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4. 대안으로서 기본소득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서 대응책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 기본소득 제도입니다. ‘기본소득’이란 자산 심사나 노동에 대한 요구없이 모든 이에게 개별적으로 국민에게 동일한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소득분배 제도입니다. 이는 기존의 고용 중심 복지 체제와는 달리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권리 개념으로 복지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됨을 의미하는데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노동시장의 미래에 대하여 고용 불안이 개선되기 어렵기에 새로운 차원의 문제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2000년 초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초창기 기본소득은 유효성 있는 정책으로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2002년 학술공간에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제안됨에 따라 2009년 6월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가 만들어진 이후 본격적으로 학술 논쟁이 이루어졌지요. 2010년 초반까지도 기본소득의 정당성과 필요성, 젠더, 노동해방, 소득재분배 등 추상적이고 이념적 차원의 논쟁이 이루어졌고, 2016년 전후부터 기본소득 정책의 현실적 필요성, 정책 우선순위, 재정적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해 세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어요.

중심 논의가 활성화된 것은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에 대한 대응으로 경기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재난 ‘기본소득’ 지급이 발표되면서부터 입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아무런 조건없이, 가구 규모에 따라 차등 지급되기로 결정함으로써 내용상 기본소득에 가장 가까운 제도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이루어진 보편적 현금 지급이었습니다.



5. 노동없는 복지, 기본소득 그 원리에 대하여


고용없는 성장 속에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요즘, 다가올 위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노동없는 복지, 기본소득입니다. 기본소득은 어떠한 원리로 어떻게 시행되는 목적의 제도인 것일까요?

먼저,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 각자에게 아무 조건 없이, 일정한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본소득은 여러가지 원리로 구성되는데요. 첫째, 보편성입니다. 특정계층이 아닌 ‘누구에게나’ 지급함으로써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둘째, 무조건성입니다. 소득, 재산 수준을 따지지 않고 노동이나 구직 활동과 같은 요건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지요. 셋째, 개별성입니다. 특정한 집단에 소속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지 않고, 가구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 지급됩니다. 넷째, 정기성입니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정기적, 지속적 지급을 의미합니다. 다섯째, 현금으로 지급됩니다. 현물이 아닌 현금으로 지급되어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마지막으로 충분성의 원리가 있습니다. 단순히 물질적 빈곤을 벗어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생활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액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문화적 참여 보장의 수준으로 현금이 지급돼야 합니다.



6. 기본소득의 역사


그렇다면 기본소득의 시초가 되는 사상은 언제부터 등장하였을까요? 때는 기원전 5세기 중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리스 아테네 지도자 에피알테스는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 개혁을 이루고자 하였던 것인데요. 이러한 수당 지급에 대한 제안은 기본소득 제도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516년,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에서 절도를 줄이기 위하여 모든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생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합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1796년 토마스 페인에 의해 구체화되었습니다. 토지를 소유함으로써 얻은 지대 소득을 국가가 거둬 노령층 기본소득과 성년 자본 급여를 지급하자는 내용이 골자였는데요. 21세 이상의 사람에게는 15파운드스털링, 50세 이상의 사람에게는 10파운드스털링으로 금액을 제시하며 이러한 복지제도가 권리이며 정의라고 주장해 보편적 기본소득제도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특히 토지를 공유재원으로 보아 이를 통해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주장한 부분은 현재에 논의되고 있는 국토보유세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1879년 헨리조지는 <진보와 빈곤>에서 ‘토지는 자연으로부터 받은 모두의 유산이며, 토지에서 나오는 소득은 모든 사람이 공유해야 한다’ 고 주장합니다.

1853년, 프랑수아위에 역시 기본소득의 재원에 대하여 언급합니다. 상속세와 증여세로 재원을 마련해 모든 성인 청년에게 무조건적인 소득을 주자고 제안하였습니다. 불로소득을 통한 재분배효과를 도모하였던 것이지요. 1890년 윌리엄 모리스는 <어디에도 없는 곳에서 온 뉴스>에서 시장을 위한 노동이 아닌 창조적 행위로서 노동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본소득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하였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기본소득세에 대해 조금 다른 관점의 접근도 등장합니다. 우파적 접근인데요. 밀턴 프리드먼과 같은 경우 소득과 비교해 일정 액수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만큼 지원하자는 수정된 형식의 음의 소득세를 주장하였습니다. 허버트 사이먼 또한 행정비용을 줄이고자 70%의 소득세를 과세해 수입의 절반을 정부에 주고 나머지 절반을 모든 가구에 균등하게 나눠주는 방식의 기본소득제를 주장합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각종 사회문제의 탈출구로 기본소득제를 언급하게 됩니다. 실제 2017년,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소멸에 있어 미래에는 기본소득제가 필수가 될 것이라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2019년에는 27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와 4명의 미연방준비위원회 전의장 등이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자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세금인 탄소세를 걷어 모든 미국시민에게 되돌려주자는 취지의 탄소배당에 대하여 제안하였습니다.



7. 기본소득의 형태


이러한 기본소득의 원리가 모두 충족되는지, 되지 않는지에 따라 기본소득 제도의 실현에 있어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충분성의 원리와 지속성의 원리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의 기본소득제도가 만들어집니다.


1) 완전한 기본소득 vs 부분적 기본소득

첫째, 충분성의 원리를 따를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는 완전기본소득과 아주 적은 금액을 전국민에게 꾸준히 지급하는 부분기본소득이 있습니다. 완전한 기본소득은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을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반면 부분적 기본소득은 소득지급액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다른 사회보장 제도에 의한 보충을 필요로 합니다. 실제 경기도의 만 24세 주민에게 10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분기별로 나누어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 제도, 만 7세 이하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제도 모두 부분적 기본소득의 예입니다. 보편성을 제외한 무조건성, 개별성, 정기성, 현금성을 모두 갖춘 제도인 것이지요.


2) 전환적 기본소득 vs 한시적 기본소득

둘째, 지속성과 관련하여 한시적 기본소득과 전환기적 기본소득으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한시적 기본소득의 대표 사례로는 2020년 코로나 19 대책인 긴급재난지원금이 있는데요. 지속적으로 현금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차원의 이벤트성으로 이루어지는 현금지급을 의미합니다. 반면 전환기적 기본소득이란 완전한 기본소득이나 부분적 기본소득 제도를 시행하기 전까지 과도기적 조치로 채택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그 사회의 여건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적절히 채택됩니다. 예를 들어 노인, 아동, 청년 혹은 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농민 등에게 보편적 사회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8. 관련 논쟁들


1)가난한 자만 지원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이 아닌가?


기본소득 논의가 시작되며 지원금을 모두에게 주기보다는 가난한 사람에게 복지를 몰아주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은가 하는 반론이 있습니다. 고소득층에게도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정서적 반감도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작동합니다. 이는 기본소득의 ‘보편성’ 원리에 반대하는 주장으로, 사회보장제도의 지향점에 대한 시각적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복지 제공이 선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 아니면 권리로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입장이 다른 것이지요.

선별주의에 대해 기본소득 찬성측은 행정비용과 낙인효과, 불공정성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선별주의의 경우, 지원해줘야 하는 계층이 맞는지 아닌지를 정할 때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졌는지, 건강보험료 같은 사회보험료를 얼마나 냈는지 등을 토대로 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심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많은 행정비용이 들고, 가난한 사람,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생기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죠. 또 분류과정에서의 부정이나 부패로 인해 불공정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반해 기본소득의 경우 저소득층에 대한 심사 및 지급에 따른 행정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신청절차가 없으므로 낙인효과가 차단되는 장점이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또한 기본소득 찬성론자들은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이 기본소득으로 동일한 금액을 지원받는다 할지라도 고소득층은 세금을 더욱 많이 내게 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나아가 일부 고소득층을 제외한 대다수의 중산층은 세금 증가분보다 실제적으로 지급받는 액수가 크기 때문에 순수혜자를 중심으로 보았을 때 기본소득 지급이 선별소득보장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중산층에게도 직접적 이득이 생기기 때문에 문제될 부분이 없다는 것이죠.


2)일하지 않는 자 , 일하는 자들의 피땀 어린 돈에 무임승차 하는 것은 아닌가?


기본소득의 조건성에 대한 비판입니다. 일하는 사람에게 과세함으로써 얻은 재원으로 일하지 않거나 일할 의향이 없는 사람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것이 아닌가에 대한 논의인데요. 일을 하지 않아도 소득이 생긴다면 그 누구도 일하려 하지 않아 무임승차자가 늘어나고 경제 또한 활력을 잃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입니다.

그러나 무조건적 기본소득 지급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는 잘못된 비판이란 것이 기본소득 찬성 측의 입장입니다. 기본적으로 일하지 않거나 일할 의향이 없는 사람은 사회적 약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더불어 기본소득 지급액은 최저생계비보다 낮기 때문에 근로 의욕에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일을 할 경우 적든 많든 수입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노동 유인이 선별소득보장의 경우보다 크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므로 기본소득제도가 일자리가 생기더라도 일을 하지 않고 복지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현상인 ‘복지 함정’을 유발할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지요. 실제 한국산업경제학회에 따르면, 기본소득을 150~200만원 지급할 때 일을 그만두겠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 24.5%였고, 기본소득지급액과 상관없이 일은 그만두지 않겠다는 응답이 28.4%를 차지하였습니다. 이러한 통계수치를 보았을 때, 기본소득 지지자들 대다수가 기본소득 지급액을 월 기준100만원 미만으로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소득지급이 근로 의욕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으로 보입니다

기본소득의 지급이 생산적 소비로 이어지지 못하고 음주, 성매매, 유흥 등 비생산적 용도로 무분별하게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염려의 경우에도, 기본소득 도입 시 주요 사용처에 대해 생활비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69.4%로 가장 많아 복지남용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는 것이 찬성측의 입장입니다.


3)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비용을 지급하는데 소득재분배 효과가 있을까?


소득이 있든 없든 모든 사회구성원이 동일한 지원금을 받으면 소득재분배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고소득층, 저소득층 모두 지원을 받아 결과적으로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역소득재분배가 일어나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주장이 그것이죠.

이에 대해 기본소득 찬성측은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해서는 가난한 사람에게 복지 지원을 해줄수록 가난한 사람이 적게 지원 받게 되는 ‘재분배의 역설’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보편적이고 통합적으로 구성된 복지체제가 선별적이고 세부적으로 구성된 복지체제에 비해 소득재분배 효과가 크다는 것인데요. 복지체제가 선별적이고 세부적일수록 재분배 예산의 크기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정책이든 대다수가 동의하고 지불해야 정책으로 채택될 수가 있어 중산층의 지지가 관건인데 선별소득보장은 고소득층 뿐 아니라 중산층의 부담을 늘려 정치적으로 채택 및 지속이 어려운 것이 그 이유라고 합니다. 더불어 이해관계자들 사이 갈등을 야기해 복지국가 프로그램 확장에 필요한 친복지 네트워크 형성이 어려워짐에 따라 빈곤과 불평등 감소도 어려워진다는 것이 찬성측의 주장입니다. 2000년부터 시행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대상자가 20년이 되도록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재분배의 역설’을 증명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4)그렇게 많은 돈이 어디서 나오는가?


마지막으로 재원에 대한 논쟁이 있습니다. 기본소득과 관련한 가장 크고 열띤 논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기본소득 지급을 가능하게 할 재원이 필요한데 이것이 가능할지, 이를 위해서는 증세를 해야하는 것은 아닌지가 논쟁의 핵심입니다. 연금지출과 의료비 지출 또한 늘어난 상황에서 대규모의 증세로 조세저항을 유발하지는 않을지, 코로나 19 팬더믹 이래 계속해서 재정적자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 것입니다. 이러한 논쟁은 예산이 제약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에 대한 논의로 이어집니다.

기본소득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재원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하여는 기존의 조세제도를 정비하면 가능하다는 입장과 증세자체는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드려야 한다는 입장 모두가 존재하는데요. 증세를 주장하는 입장들 안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입장이 다양합니다. 가장 대표적으론 토지세, 탄소세 및 빅데이터세 등의 공유부를 활용한 증세모델이 있습니다. 부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공동자산으로부터 나온 것이므로 모두가 분배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하죠. 그밖에 불로소득 종합과세, 국토보유세와 같은 누진적 과세와 시민소득세로 대표되는 보편증세가 있습니다. 재원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은 다음 장에서 다룰 예정이니 참고해주세요.


https://youtu.be/7vlF6Z_0K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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