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 땅에 다시 가게 된 건,
처음 한국에 다녀온 지 10여 년이 지난 뒤였다.
처음 한국에 갔을 때 나는 사실 한국이라는 나라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해외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을 갈 때는 늘 새로운 나라나 도시에 가는 걸 선호했다.
그렇다고 해도 유럽이나 미국 같은 먼 나라는 경제적으로도, 또 일정상으로도 가기 어려워서 내가 고르는 여행지는 항상 아시아 나라였다.
그런 내가 한국에 가게 된 건, 그냥 “한국도 한 번 가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 때문이었다.
그때는 서울에 다녀왔는데, 내 소감은 “지하철이 편리하네” 정도였고, 특별히 큰 감동은 없었다.
인생 두 번째 한국 여행을 계획한 건 내가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2년이 된 봄이었다.
다음에 한국에 가게 되면 꼭 부산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여행지는 부산으로 정했다.
지난번에는 한국에 관심이 거의 없었지만, 이번에는 한국어도 어느 정도 할 줄 알게 되었고, 방탄소년단이라는 최애도 생겼다.
한국을 더 알고 싶다는 마음도 강해졌다.
분명히 지난 여행과는 달리 즐길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슴에 품고, 나는 부산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은 여러 번 다녀왔고 혼자 여행한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여행을 가기 전에는 여러 정보를 찾아봐야 마음이 놓이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부산에는 어떤 관광지가 있는지,
대중교통은 어떻게 이용하는지,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어떤 방법으로 갈 수 있는지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첫 부산 여행 준비를 차근차근해 나갔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1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을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어 부산 여행은 3년 만의 해외여행이었다.
부산을 여행지로 정한 건 새로운 도시에 가보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사실은 최애인 방탄소년단 박지민 님의 고향을 보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국제공항에서 부산 김해공항까지는 약 한 시간 반.
입국 절차을 마친 나는 먼저 공항 ATM에서 한국 지폐 10만 원을 찾았다.
한국은 대부분 사람이 신용카드를 이용하기에 현금을 쓸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았지만, 혹시 카드를 못 쓰는 가게도 있을까 봐 만일을 대비해서 현금을 조금은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공항을 나가기 전에 편의점에 들러 티머니 카드를 찾았다.
아무리 둘러봐도 티머니 카드를 찾을 수 없어서
"지금이 바로 내 한국어 실력을 발휘할 때야!" 하며 짧은 머리의 여자 점원에게 말을 걸었다.
"티머니 카드 있습니까?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계산대 쪽으로 가더니 티머니 카드를 꺼냈다.
신용카드로 계산한 후, “만원 충전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방금 ATM에서 찾은 만 원짜리 지폐를 건넸다.
휴, 됐다.
나는 드디어 해냈다.
편의점에서 티머니 카드를 산 것뿐인데도, 내 한국어로 한국에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사실이 너무 뿌듯했다.
자, 그럼 이제 호텔까지 전철로 고고고~~~!
설레는 마음으로 나는 공항을 나와 전철역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