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의 언어, 최애의 땅

by 시즈

나에게는 한국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있다.

그게 바로 서점이다.

한국어와 책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한국 책이 '최애'같은 존재다.

하지만 일본에서 최애를 만나려면 꽤 돈이 든다.

교보문고 온라인으로 쉽게 한국 책을 구매할 수는 있지만, 책값보다 해외배송비가 더 많이 드는 게 좀...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한국에 오면 최애를 한 권이라도 일본으로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번 타깃은 "비욘드 더 스토리"

방탄소년단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출간한 오피셜 북이다.

총 23개 언어로 번역돼 일본판도 있었지만, 나는 꼭 원본으로 읽고 싶었다.

최애의 최애(책).

무조건 일본으로 데려가야겠다.


다행히 호텔 근처에 교보문고가 있어 그곳에 찾아가기로 했다.

점포는 생각보다 거대했다.

안에 설치된 컴퓨터로 책을 검색해 최애가 있는 곳을 찾았다.

이럴 때 한글을 읽을 줄 알아서 정말 좋다고 느낀다.

무사히 책을 찾아 계산대로 향했다.

책을 직원에 건네니 그가 무언가를 말했다.

"#$%^%$#?"

짧은 그 말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해독이 안 되었다.

"어... 괜찮아요."

뭐가 괜찮은지는 나도 잘 몰랐자민, 이런 상황에서 직원이 손님에게 묻는 거라면 포인트 적립이라든지, 책 커버라든지, 봉투... 그런 거겠지.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신용카드로 계산을 마쳤다.


하나의 미션을 달성한 나는 배가 고파져 치킨을 먹고 싶었다.

네이버 지도로 치킨집을 찾아보니 1인분만 살 수 있는 가게가 하나도 없었다.

어쩔 수 없어 근처에 있던 가게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를 사기로 했다.

가게 문을 열자 사장님 아저씨가 나타났다.

일단 물어봤다.

"그, 양이 많아요?"

그러자 닭 한 마리 아니면 반 마리인데, 여자라면 3인분 정도 된다고 대답해 주셨다.

3인분......

원래 적게 먹는 내가 어떻게 해도 먹을 수 없는 양이었다.

그래도 나는 치킨을 먹고 싶어!!!

"그걸로 주세요."

결국 3인분 양의 치킨을 포장으로 주문했다.

튀기는 데 15~2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근처 공원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20분 후.

가게로 들어가니 치킨이 준비되어 있었다.

가격은 20,000원.(무 피클과 코라가 포함된 세트였다.)

아저씨가 무언가 물어봤지만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내가 얼굴에 물음표를 가득 띠자, 아저씨가 종이컵을 가리키며 얼마나 필요한지 다시 물었다.

(이건 콜라를 위한 컵인가?)

"두 개 주세요."

혼자 먹을 건데 허세를 부려 종이컵을 두 개 받았다.


호텔에 돌아와 치킨이 들어 있는 박스를 열었다.

헐...!!!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치킨이 눈앞에 나타났다.

한 입 뜯어먹었다.

바삭바삭하고 튀김옷이 일본보다 두꺼웠다.

맛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보통.

열심히 먹었지만 반 정도밖에 먹을 수 없었다.

하지만 무 피클이 너무 맛있었다.

일본에서 치킨과 피클이 세트로 나오는 가게를 본 적이 없는데, 이건 정말 딱 좋은 조합이었다.

피클만은 싹 다 깔끔히 완식했다.


대구 4박5일 여행에서 나는 슬픈 사실에 깨달았다.

나는 이제...... 나이를 먹었다ㅠㅠㅠ

여행 중에는 많이 걷는 편인데, 이번만큼은 체력의 한계를 느껴 4일째에는 발이 아파 편하게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좋아하는 여행에서, 좋아하는 한국에서 자신의 노화를 느끼게 된다니... 슬프네, 슬프다.

내가 한국에 올 수 있는 기회가 내 삶에서 얼마나 남아 있을까.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하고 싶은 건 하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은 가고 싶을 때 바로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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