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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켸빈 Oct 08. 2021

첫 판매에 대한 감격!

빈티지샵 리본쇼룸, 엉망진창 첫 출격기와 현재



 아직도 그 당혹스러움과 죄송함을 기억한다. 정신없이 상품 피팅과 촬영, 업로드만 반복하다가 첫 주문이 들어온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해서 구매자 분을 기다리시게 한 것. 심지어 구매자분이 먼저 내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남겨주시고 나서야 알았다. 부랴부랴 사죄 메시지를 드리고 첫 상품을 준비해서 내 손에서 떠나보냈다. 블랙 바탕에 로즈 패턴이 촘촘하게 놓인 롱 민소매 원피스였다. 부디 아늑한 새 옷장에서 새로운 삶을 잘 살고 있길 바란다. (물론 지금은 주문 즉시 알림톡을 받는 기본자세를 갖춰 놓았다.)     


 그 이후로도 간간히 리본쇼룸의 제품들은 소중하고 새로운 만남을 맞이했다. 적지만, 혹은 적기 때문에 큰 그 인연들 하나하나가 내겐 참 소중하다. 이제부터 이 옷은 새로운 분과 어떤 스토리를 만들게 될까. 안부는 나의 상상에 맡겨 둔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병행하면서 뜻밖에 2건의 리뷰를 받았다. 나는 별다른 리뷰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으니 리뷰를 작성해도 그분들께는 큰 이익이 없는데, 일부러 시간 내서 피드백을 주셨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감개무량했다. 심지어 별 다섯 개에 좋은 평으로 사진까지 첨부해 주셨으니. 판매 사실 자체를 떠나서, 리본쇼룸의 옷과 그분들 간에 기분 좋은 만남이 성사되었음에 감사한다. 이 기분은 그 어떤 노동으로도 얻을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나는 사장과 고객을 확실하게 분리하고 싶지 않다. 나 역시 빈티지 의류 소비자이며 매니아다. 내가 이 옷을 사진으로만 본다면 어떤 점이 궁금할까? 내가 만일 이 옷을 산다면 무슨 룩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나는 왜 이 옷을 사야 할까? 이러한 입장들을 염두하며 상세페이지 본문을 작성한다.     


 사진은 최대한 현실적으로 업로드한다. 리본쇼룸에는 일명 ‘사기컷’과 ‘모델빨’이 전혀 없다. 누가 입어도 최소한 이런 분위기는 나올 것이라는 의도로 소개한다. 심지어 찐 주인을 만나 더 예쁘게 활용될 여지를 팍팍 풍긴다.(나만의 생각인가?!) 일반 온라인 쇼핑몰의 날씬하고, 예쁘고, 고급지고 보기 좋은 사진들은 물론 구매욕을 강하게 자극한다. 하지만 막상 받아보면 생각했던 느낌과 전혀 달라서 실망한 경험이 많았다. 적어도 리본쇼룸에서는(설령 아예 선택받지 못하더라도.) 그런 실망적인 만남을 만들고 싶지 않다.    

 

 무수히 많고 많은 온라인 빈티지 쇼핑몰 중에서 누군가가 나의 쇼핑몰에 들르는 것은 엄청난 우연이다. 심지어 시간과 돈을 들여서 리본쇼룸을 선택하는 것은 거의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소중한 선택의 무게를 항상 염두하며, 앞으로도 나는 가치 있는 빈티지 제품들을 최대한 진솔하게 소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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