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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과 19년을 함께 했다.

by Ding 맬번니언

한 사람과 19년이다. 한 사람과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한 것은 한국의 가족들 이후 처음이다. 오늘은 나와 스티븐의 12년 결혼기념일이자, 우리가 함께한 19년을 기념하는 날이다. 우리는 그렇게 한 아이로 태어나도 충분히 성인이 될 수 있는 세월을 함께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우리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설렘과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순간들, 서로를 알아가며 쌓아온 시간들이 어느덧 우리의 삶이 되었다. 함께 웃고, 함께 울고, 때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아이처럼 서운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 모든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우리가 되었다.

19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수많은 계절을 함께 보냈다. 뜨겁게 타오르는 여름날, 손을 맞잡고 걷던 해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나누던 가을의 오후, 포근한 담요 속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던 겨울밤, 그리고 새 생명의 기운이 가득했던 봄날까지. 시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고, 때로는 시련을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함께였고,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었다.


스티븐과 나는 단순한 연인이 아니라, 서로의 가족이자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결혼이란 단순히 한 순간의 약속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을 통해 더욱 단단해지는 것이란 걸 우리는 배웠다. 때론 한 발 물러서서 상대를 이해해야 했고, 때론 용기를 내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했으며, 때론 아무 말 없이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순간들이 있었다.


이제 19년이란 숫자가 우리의 뒤에 서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함께할 더 많은 날들을 바라본다. 우리의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함께 걸어온 길 위에서 쌓여온 신뢰와 시간이다. 오늘, 우리는 그 시간을 기념하며 서로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스티븐, 함께해 줘서 고마워.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하자. 우리의 이야기는 이제 또 다른 장을 향해 나아간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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