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그런 걸까. 몸이 조금 피곤하다. 활기찬 휴가에서 평소의 생활로 돌아오니, 다시 일상의 리듬에 적응해야 하는 과정에서 오는 피로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번 주는 날씨까지 정말 덥다. 오늘도 30도를 넘어서서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다. 날씨가 더워서 지치는 건지, 아니면 새벽 일찍 일어나서 피곤한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오늘 하루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 근무를 마치고, 나는 또 다른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아주 오랜 시간 내 배에 자리 잡고 있던 지방을 어떻게든 해보고 싶어서 마사지 샵을 찾았다. 평소라면 선뜻 시도하지 않았을 일이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았다.
일을 끝내자마자 바로 마사지 샵으로 향했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살짝 긴장되었지만,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안내를 받아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마사지사가 나에게 팬티만 입고 대형 수건을 두르고 기다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신기하네, 싶어 그대로 누워 있었는데, 갑자기 내 어깨를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했다. 이건 복부 마사지가 아닌데?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지금 뭐 하는 거죠?"
그러자 마사지사는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
"림프 배수 마사지를 하고 있습니다."
림프 배수 마사지(Lymphatic Drainage Massage)는 림프계의 순환을 촉진하여 몸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마사지 기법입니다. 부드럽고 리드미컬한 압력을 사용하여 림프액이 정체되지 않도록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주며, 면역력 강화, 부기 감소, 혈액 순환 개선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순간 당황한 나는 곧바로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마사지가 아니라 복부 지방 관리를 예약했는데요?"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내가 기대했던 건 복부 지방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주는 마사지였는데, 갑자기 림프 순환 마사지를 받고 있을 줄이야.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이왕 온 김에 그냥 받을까, 아니면 다시 예약을 확인하고 원래 목적대로 진행해야 할까?요즘 어깨도 많이 아프고 정말 그냥 마사지를 받고 싶었지만...
그렇게 생각이 복잡해지는 순간이었다. 여기까지 힘들게 왔으니 그냥 림프 배수 마사지를 받을까, 아니면 다시 예약을 잡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다시 예약을 잡기로 했다. 마사지 자체는 받고 싶었지만, 내가 해결하고 싶은 가장 큰 문제는 내 배에 자리 잡은 지방이었기 때문이다. 엉뚱한 마사지를 받느라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내배에지방제거에 도움되는 마사지가 필요하지 다른 마사지는 아니라고 결정 내렸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서 행복이를 학교에서 픽업한 후, 피아노 학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처음으로 피아노 선생님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녀는 행복이가 피아노를 기초부터 다시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행복이는 지금까지 피아노를 배우긴 했지만, 기초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진도를 무작정 나가는 것보다,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마치 내일 내 플린 시험을 보는데 아무런 준비도 안 된 것 같은 상황과 다름없었다.
내일 쓰기 시험이 더욱 걱정이다. 내일 시험이 있지만, 행복이는 쓰기에 대한 기초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아서 하루 만에 내가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단순히 외워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기초 실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올해, 행복이가 피아노 기초를 다시 다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또한, 쓰기 실력도 기초부터 다시 잡을 수 있도록 꾸준히 지도할 생각이다. 기초가 탄탄하면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나는 올해 조금 더 내 몸을 돌보기로 했다. 이것 또한 단순히 젊어지고 싶은 것보다 보기 좋게 건강하게 늙고 싶은 과정이다.
무엇이든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하루였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