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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Nov 12. 2024

적당히 대충 일주일을 보내기

내일이면 스티븐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일주일간 출장을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편도가 부어 몸 상태가 좋지 않네요. 요즘 멜버른 날씨가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니, 몸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편도가 아프면 몸이 무겁고, 피곤이 겹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지죠. 이런 상태에서 스티븐이 없는 동안 행복이와 둘이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일을 멈출 수도 없으니, 우리는 또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겠죠. 때로는 휴가처럼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날도 있지만, 그 반대의 날들도 늘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아프고 힘든 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 찾아오죠. 어쩌면 인생은 이런 균형을 맞춰가며 나아가는 여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대충 이번주 일주일을 보낼 생각입니다.

이 일주일 동안은 조금 더 단단한 마음으로 행복이와 시간을 보내야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또 다른 소중한 순간들이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삶에는 힘든 날도 있고 편안한 날도 있지만, 그 모든 날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 결국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완벽하게 해내려고 애쓰지 않고, 적당히 하고 적당히 만족하려고 합니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하고, 아이를 돌보는 사람들을 보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분들은 매일 자신의 삶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저도 그 마음을 본받아 조금 더 여유를 갖고 하루하루를 지내려 합니다. 무엇보다 이 일주일이 무사히 지나고 나면, 스티븐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그날이 더욱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감기약을 먹고 그렇게 출근을 했습니다.


그렇게 몸 상태가 최상이 아닌데도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월요일 평소와 다름없이 5번 노선의 트램을 운전하며 하루를 시작했죠. 오늘은 적당히 하면서 무리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고 말았습니다. 바로 앞서 가던 트램들이 고장을 일으켜 정체가 발생한 겁니다. 보통의 상황이라면 정해진 시간대로 운행을 맞춰가며 운전할 수 있었겠지만, 오늘은 그럴 여유가 없었습니다. 고장 난 트램 때문에 쉬는 시간을 허비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종점에 도달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 저도 모르게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오늘은 제 쉬는 시간을 포기하고 일을 했습니다.


사실 오늘만큼은 몸을 아끼며 적당히 일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정체된 트램들로 인해 예정된 휴식 시간마저 잃어버리고, 점점 일이 몰리면서 다시금 긴장과 집중 속에서 운전을 이어갔죠. 트램을 운전하는 동안 퇴근을 한 여러 승객이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이 최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마음속으로 스스로 다짐하며 더 집중했습니다.


마치 시험을 앞두고 마지막 힘을 끌어내듯, 피곤한 몸을 일으켜 집중해 일을 마쳤을 때, 예상치 못한 성취감이 밀려왔습니다. 몸은 여전히 피곤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따뜻하게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단순히 일을 잘 해냈다는 기쁨이 아니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제가 최선을 다해 승객들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목적지에 데려다주었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비록 승객들이 제 노력을 알아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제가 그들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오늘, 비록 '적당히'를 목표로 출근했지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게 되면서 새로운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적당함과 최선의 중간을 오가며 균형을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매 순간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쉽게 지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적당히만 하다 보면 일에 대한 열정이 희미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때로는 힘을 약간 빼고 유연하게 접근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최선을 다하는 균형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중간 지점에서 유연하게 일할 수 있다면,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유지하면서 일과 삶 모두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도 그렇게 균형을 유지하며 나름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매 순간 적당히 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런 모습이 참 보람 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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