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의 SF를 향한 이유 있는 열광

3장: 우주개발에 대한 열풍을 중심으로

by SF mania

이 글은 제가 연재 중인 SF로 보는 20세기의 3장입니다.

각 글은 개별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3. 하필 SF였나

1장과 2장에서 저는 여러 SF 시리즈들의 예시를 들며 60년대가 낙관주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SF가 그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굉장히 낙관적인 미래를 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다 보면 왜 하필 SF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왜 SF였는가라는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SF가 당시 유행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더 나아가 SF 장르 자체가 가진 특성에 대해 설명해보려 합니다.


저는 SF가 당시 사회상을 다른 장르보다 더 잘 반영하는 스펀지 같은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이 글을 연재하면서 70, 80년대 SF가 낙관적인 미래 대신 왜 더럽고 사용한 것 같아 보이는 미래(Used future)를 그렸는지, 그리고 90년대 SF가 왜 정부, 시스템, 기관을 불신하고 암울한 미래를 그렸는지에 대해 분석할 생각입니다. 이 리뷰를 계속해서 따라오면 제가 왜 SF가 스펀지 같은 장르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1960년대의 스펀지, SF 장르가 빨아들인 건 무엇일까요? 그보다 전에 대중들은 왜 하필 SF란 장르에 열광한 걸까요? 저는 그 이유에 대해 총 다섯 가지의 이유를 통해 분석해보려 합니다. 우선 첫 번째 이유입니다.


1. 우주로의 진출이 최초로 시도된 시기, 60년대

60년대 말 인류는 처음으로 달에 도달했습니다. 69년에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인류사에 영원히 남을 순간이 일어났죠. 69년 이후 인류의 우주 진출은 여러 문제들로 인해 굼떠졌으나 60년대 인류는 우주에 미쳐있었습니다. 특히 선진국들은 더 심했죠.

61년은 유리 가가린이 최초로 우주를 비행했습니다. 그 이후 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까지 선진국의 대중들 사이에서 우주로의 진출은 불가능이 아닌 곧 다가올지도 모르는 미래였습니다. 이 당시에 대중들의 관심에 맞춰 여러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들이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1965년에 방영을 시작한 로스트 인 스페이스와 66년 방영을 시작한 스타트렉이 있습니다. 스타트렉은 우주를 마지막 개척지로 그렸고 수많은 사람이 다른 행성으로 정착한다는 내용이 나오며 아예 로스트 인 스페이스는 우주로 이민을 간 로빈슨 가족의 이야기를 주로 다룹니다.

65년 방영을 시작한 로스트 인 스페이스

또한 SF 드라마들 사이에서 우주 진출이 당연한 듯 묘사되었습니다. 앞장에서 언급했던 65년 방영된 썬더버드에서는 썬더버드 5호라는 이름의 우주 정거장이 등장합니다.

인형극 썬더버드에 나오는 썬더버드 5호

이뿐만이 아닙니다. 1967년에 방영을 시작하여 스타트렉의 일본 버전이라고도 불리는 켑틴 울트라라는 일본의 특촬 드라마에서도 우주로의 진출이 그려집니다.

참고로 이 드라마는 추후에 중요하게 다시 언급될 테니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울트라맨이 끝나자 마자 방영된 캡틴 울트라

또한 울트라맨 23화에 등장하는 서성괴수 자미라는 과거 우주진출로 다른 행성에 도착한 우주비행사가 행성에 적응하다 괴수가 되었고 지구에 원망을 품고 다시 지구에 돌아와 인류를 공격하는 다소 충격적인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프랑스 출신의 우주비행사 Jamila, 우주를 표류하다 괴수가 되어 지구를 공격한다.

로스트 인 스페이스, 스타트렉, 캡틴 울트라처럼 아예 우주를 배경으로 하거나 썬더버드, 울트라맨처럼 우주로의 진출이 근미래에선 당연할 것이라 당시 드라마들은 그렸습니다. 또한 영화계에서도 우주로의 진출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그렸습니다.


007 시리즈의 5번째 작인 '007 두 번 산다(1967) 미국과 소련의 우주선을 납치하려는 악의 조직 스펙터의 음모를 막는 내용입니다. 비록 주인공 본드가 우주로 가지는 않지만 우주기술이 주소재이자 갈등의 원인이고 이제 곧 강대국들의 싸움은 지구가 아닌 우주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당시의 인식이 잘 깔려있습니다.

007의 5번째 작인 두번 산다

그리고 달착륙 1년 전에 개봉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우주왕복선이 등장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우주여행을 충격적일 정도로 일상적으로 묘사합니다. 영화의 초반부, 사실상 많은 사람들이 지루해서 포기하는(ㅋ) 초반부는 미래에는 우주로의 항해가 지루할 정도로 일상이 될 것이라는 당대의 분위기를 반영한 연출이기도 합니다.

68년 개봉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또한 비록 낙관적인 SF라고는 전혀 말할 수 없지만 혹성탈출(1968)에서는 인류가 광속을 넘어선 우주 비행을 할 것을 당연하다듯이 묘사합니다. 물론 우주비행사들이 도달한 곳은 미래의 지구였지만요. 이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는 점으로는 인류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그린 작품에서조차 인류의 우주 진출을 당연하다듯이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혹성탈출은 인류가 퇴화하고 유인원들이 인류를 지배할 것이라는 부정적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당대 인류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 조차 인류의 우주진출 자체는 의문을 품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1968년 개봉해 지금까지 시리즈가 이어져 오는 혹성탈출

이처럼 우주 진출을 당대 미디어는 당연하다듯이 그렸습니다. 즉 1960년대 대중들에게 우주란 더 이상 막연한 판타지가 아니었습니다. 우주는 곧 우리의 생활공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그 믿음은 SF가 당시 대중문화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첫 번째 토양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우주라는 소재만으로는 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두 설명하기엔 역부족입니다. 다음 장에서는 그렇다면 왜 영화뿐만 아닌 TV 드라마 업계에서까지 SF붐이 불었나에 대해 분석해 볼 예정입니다. TV 드라마 업계에서까지 SF붐이 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를 알고 싶으시다면 좋아요와 구독(ㅋ)해주시고 다음 장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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