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진짜 지옥은 여기서부터였다 ▶ "첫날부터 숨이 막혔다”
자대 배치받던 날,
날씨는 맑고 화창했다.
군대에서 보기 드물게
기분 좋은 날씨였고,
기묘하게도 내 마음도
꽤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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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부대는
겉보기엔 허름했다.
창고 같기도 하고,
오래된 건물 같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실망이었다.
‘여기서 내가
앞으로 살아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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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시설은 괜찮았다.
깔끔한 침상.
조용한 복도.
적당한 온도.
조금은 안심이 됐다.
그러나 마음속 긴장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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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전병이었다.
이제부터는 훈련소도,
야수교도 아닌
진짜 실무.
진짜 군생활이
시작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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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맞선임은 두 명이었다.
그중 한 명은,
나중에 내 군생활의
버팀목이 되는 사람이었다.
그 선임은 말투도 부드럽고,
눈빛도 편했다.
당장은 잘 몰랐지만,
나중에 정말 큰 의지가
되었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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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고참들은 달랐다.
형식적으론 나를 반겼다.
“오~ 신병 왔네? 반가워~”
하며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웃음이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딱히 무례하거나
위협적인 말은 없었지만,
그들이 내게 다가오는 방식이
어딘가 불편했고,
긴장되고,
숨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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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처음 만난 소대장도
이상했다.
자기소개를 하던 중,
내가 “운동 중에
배드민턴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더니
갑자기 눈빛이 번쩍이더니 말했다.
“오, 그래?
그럼 개인정비 시간에
나랑 배드민턴 한 판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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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제안이었다.
나는 그걸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소대장님께 잘 보일 기회다.’
그래서 나는 흔쾌히
“넵!”이라고 대답했고,
그날 이후 진심을 다해
배드민턴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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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소대장의 괴롭힘, 그리고 선임의 갈굼
그 순간부터 시작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