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

by 무명독자

여권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에 왔다. 8층에 위치한 사진관이다. 왜 8층에 사진관이 있지 싶었다. 마치 맥도날드가 8층에 있는 것만큼 의아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여태 갔었던 사진관들은 모두 1층에 있었다. 그래서 그런 것 같다. 고정관념에서 우러나온 선입견이 이래 무섭구나 싶었다. 사실 무섭진 않다. 빨간 마스크가 더 무섭다. 여권사진 규정과 주의사항을 읽고 있다. 동그라미 표시된 사진을 보고 롤빗을 집었다. 사진처럼 이마가 시원하게 보이도록 열심히 머리를 뒤로 넘겼다. 사진기사님이 오셨다. 나름 열심히 넘긴 거에요라는 눈빛을 보내며 "제 이마 어때요?"라고 말하니, 기사님께서 "운전면허증 갱신에 쓰신다고 하지 않았나요?"라고 대답하셨다. 그래서 내가 맞다고 하니 면허증용은 이마를 가려도 괜찮다고 하셨다. 다시 롤빗을 집어 머리를 앞으로 넘기며 정리했다. 그나저나, 내 이마 어떠냐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이마 이 정도는 보여도 괜찮냐고 말하는 게 정상 아닌가?ㅋㅋ 스스로에게 어이없어하고 있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신 기사님께 감사하다. 사진을 찍고 있다. 쌍문동 성기훈이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처럼 웃고 있다. 너무 크게 웃지 말라는 기사님의 말에 정색한 다음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표정을 정리했다. 지금 표정이 좋다고 하셨다. 아마 이 표정을 한 얼굴로 사진인화를 하실 것 같다. 기사님께 조심스레 부탁을 드렸다. 포토샵 하실 때 옆머리 깔끔하게 다듬어 주시고, 주시고.. 그.. 눈 조금만, 티 안 나게 아주 조금만 키워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이 나왔다. 이제부터 나는 이렇게 생긴 애다. 그렇다고 하자. 양심에 털이 박힌 채로 사진관을 나왔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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