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알리오올리오
일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눈을 비비며 배민 어플을 켰습니다. 상하이버거를 시작으로 장바구니에 하나씩 담고 있습니다. ‘주문하기‘를 누르기 전에 배달객관화를 하고 있습니다. 냉장고 문을 열어봤습니다. 나랑드사이다 캔 숲 사이에 엔초비가 담긴 작은 병을 발견했습니다. 요리 하나가 띠용! 하며 떠올려졌습니다. 냉동실과 주방을 살피며 재료를 찾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소울푸드, 우리나라로 치면 국밥과도 같은 파스타를 만들어 먹을 겁니다.
엑스트라버진 아보카도오일을 프라이팬에 살짝 잠길 정도로 두릅니다. 마늘 4개를 편 썰어 약불로 은은하게, 오일에 마늘향을 입힌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구워줍니다. 마늘이 갈색빛이 돌면 잠시 빼줍니다. 해동시킨 냉동새우에 후추 간을 미리 해줍니다. 그래야 후추의 알싸한 맛이 잘 배입니다. 페페론치노 오일에 절여진 엔초비 한 마리를 넣고 으깨줍니다. 치킨스톡으로 대체 가능하나 엔초비의 깊은 감칠맛을 내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네, 엔초비가 맛의 핵심이자 원천입니다. 6분 삶은 파스타면을 프라이팬에 옮기고 면수를 부어줍니다. 여기서 마저 익히며 뽑아 나온 면의 전분과 기름을 유화시켜 줍니다. 이 과정을 전문용어로 파스타 에멀전의 과정이라고 부릅니다. 크흠(근엄). 면수가 부족해 더 넣어줬습니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잘 저어줍니다. 심심해서 나폴리 맛피자 아니 맛피아처럼 만테까레 동작도 해줍니다. 생 파슬리가 없어 건 파슬리로 대체해 줍니다. 한 입 먹어봤습니다. 아, 제가 만들었지만 진짜 맛있습니다. 그릇에 플레이팅 없이 담아줍니다. 국밥에 플레이팅을 왜 합니까. 장난이고요. 이왕 먹는 거 보기 좋게 플레이팅을 해줍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