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록茶宵錄] 무너져버린 순간에 대하여

by Eanah Gon 이아나


茶宵錄 | 다소록
차의 향과 밤의 고요함처럼,
마음의 한 부분이 조용히 남겨지는 순간의 기록.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감정의 숨결을, 다소록히 담아둔다.



Blame me (2:40 a.m.)
I broke where no one could see.
Something inside me cracked again,
not loudly, but deeply.
Even the part of me that never speaks
remembered everything.


2025.11.15


괜찮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얼굴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이 다시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나는 이렇게까지 약한 사람이었나, 스스로가 참 못나 보이기도 하고, 아무리 괜찮은 척 숨을 고르려 해도 이 감정은 마음대로 가라앉지 않는다.


내 생각도, 내 감정도 그 사람에게는 닿지 않을 것이고, 아무리 소리친다 해도 듣지 못할 거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명확해서 그게 나를 더 아프게 한다.

그래서 대체 나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되묻게 되는 시간들.


사람들을 만나보려 노력했지만 내 마음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억지로 나아가려고 해도 감정의 방향은 언제나 제자리로 되돌아왔다.

지금의 마음을 그 사람에게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더 멀어진다는 걸 알기에 꾹꾹 눌러 담아본다.


한동안 잠잠했던 눈물이 다시 주르륵 흘렀다.

잠깐이라도 마음을 돌리고 싶어서 그의 흔적을 보지 않으려 애썼는데,

그 작은 호기심 하나가 다시 나를 무너뜨렸다.


숨을 고르고, 마음을 눌러 담고,

이렇게 글과 그림으로 감정을 남기고 있지만

이건 그 사람에게 차마 보낼 수 없는 이야기.

그저 조용히 새벽 1시 20분,

잠들지 못한 채 허무하고 외로운 마음을

이 안에 겨우 붙들어둘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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