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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앙다 Oct 25. 2021

회사 가기 싫은 이유

<프로이트의 의자>, 정도언, 지와인


 볼 것도 없는데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새로운 뉴스가 있는지 뒤적거리다가, 웹툰을 찾아 본다. 그러다 볼 만한 웹툰을 발견하고 정주행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내 잠이 쏟아진다. 조금 더 보고 싶지만 너무 졸려 그냥 자기로 마음을 바꾼다. 그런데 막상 휴대폰을 놓고 나니 공허함이 밀려온다. 아, 내일 또 출근이구나..


 무언가 불안하다 싶더니만, 한동안 잊고 지냈던 '회사 가기 싫은  마음' 어느새  다시 싹을 피웠다. 그렇다고 회사를 당장 그만  용기는 없고...  이러는 걸까?


 이유를 알려면 나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이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화는 나의 이야기에 상대방이 반응하고, 그 반응에 나도 다시 반응하는 상호작용이다. 그러니 나 자신과 대화하려면, 내가 말도 하고 그 말에 반응도 하며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봐야 한다. 하지만 내가 바로 ‘나’ 그 자체인데, 객관화가 잘 될리가 없다. 그래서 훈련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 나 자신과의 대화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대화는  필요하다. 무의식 속에 있는 어떤 감정이 나를 붙잡는 건지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나의 수많은 경험들이  안의 무의식에 쌓여있고,  무의식이  발목을 잡는다. 그것은 외면할수록 힘을 키워간다. 그래,  지배하는  나야, 라며  세력을 강화해간다.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 나는 달라지고 싶으니까.




 프로이트구조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마음 이드, 자아, 초자아로 구성되어 있다. 이드는 욕망의 대변자이고, 초자아는 이상의 대변자. 이것들은 모두 무의식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들 사이의 ‘자아 이드(욕망) 초자아(이상) 타협점을 찾는 중재자이다.


  외로움은 타인과 나와의 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정신분석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외로움은 ‘내 속의 나’와 ‘현실 속의 나’ 사이의 소통이 끊어진 상태입니다. 사람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파티에 가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춘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빠져도 시간 떼우기일 뿐 근본적으로 외로움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바쁜 척한다고 내 마음을 끝까지 속일 수는 없습니다. 끊어진 끈을 다시 이으려면 고독을 통해 접근해야 합니다. 고독은 격리된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여유, 능력, 재미를 말합니다. <프로이트의 의자>, 124쪽


 책의  부분을 읽고 나서, 내가 공허하다고 느꼈던 감정이 사실은 외로움이라는  직감했다.  속에 있는 나와 현실 속의 내가 서로 소통하지 못해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안에 있는 나는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지 않고  놀고 싶고, 회사에 가기 싫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내일 출근해서 처리해야  일이 있다는  알고 내일의 컨디션을 위해 빨리 자야한다고 말한다. 이드와 초자아가 부딪히고 있는 와중에, 나의 자아는  둘을 중재하기가 어려워 외면해버리고 만다. 그냥 도망가자, 라면서 말이다.


 '회사 가기 싫은 ' 실패한 경험의 축적물이다. 성과를 만들지  하고, 인정받지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회사에 가야하는 ' 성공한 경험의 축적물이자, 사회적 존재이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짜릿함이고, 사회적 존재로서 당당히  몫을 수행하는 즐거움이다. 욕망과 이상, 둘은 싸우고 있다.  와중에 중재자인  '자아' 어딘가 도망가 있다. 요즘 과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지쳐 있는 탓이리라.


 나와 대화하는 것은 숨어있던 자아를 찾아 토닥거려주는 것이다. 괜찮아, ‘우울은 흔해빠진 증상이고 불안은 ‘삶의 동반자이자, ‘나를 행동하게 하는  동력이래. 그러니 너무 겁먹지 말아. 이건 누구나 겪는 일이. 그리고  시간을 통해 너는  성장할  .




  자신과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챙기면서, 정작  자신은  챙기지 못할 때가 많다. 그것이 외로움의 시작이라는  모르고 말이다.  자아가 건강해질  있도록, 이제는  마음을 먼저 돌보자. 이드와 초자아에 지배당하지 말고, 그것들을 중재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강한 자아를 키우자.


 혼자서가 어렵다면 주변의 아주 가까운 사람과 나 자신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고, 나의 허물을 사랑으로 덮어줄 수 있는 사람. 나는 남편과 이야기를 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더욱 알게 됐고, 현재도 알아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안에 지만 미처 몰랐던 수많은 감정들과 마주할  있는 책이다. , 마무리는, 내일도 출근하는 우리 존재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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