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세계 꼴찌의 현주소
산후조리원 2주 500만원+산후도우미 한달 190만원+제왕절개 수술.입원비 150만원+제대혈 보관비 100만원=940만원
둘째가 태어난지 4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지출한 비용이다. 이쯤되면 정말 돈 먹는 하마 수준이다. 2주에 2000만원이라는 연예인이 다닌다는 산후조리원에 간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삐까뻔쩍한 서비스를 이용한 것도 아닌데, 무엇보다 새벽마다 잠못자고 신생아 보초서며 체력은 체력대로 고갈되고 있는데 도대체 돈은 왜이렇게 많이 드는 거냐고오오오....줄줄 나가는 비용을 뜯어보면서 혹시 내가 호갱은 아닐까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공유한다.
1. 병원비
내가 다녔던 곳은 강남구의 미*와 희망이다. 정확한 비용을 산출해본건 아니지만 임신하고 나서 정부에서 나오는 바우처(50만원)는 병원 일정대로 지출하니 임신 중후반기 정도에 동이 났다. 초음파가 보험적용이 되서 싸졌다고는 하는데 갈 때마다 뭔놈의 검사가 그리 많은지.. 하나하나 따질 힘도 없고 하라는대로 했더니 갈때마다 5-10만원씩의 병원비가 나왔다.
출산일에는 수술비가 150만원 정도 나왔는데 보니까 자연분만+다인실 이용시에 병원비는 50만원선이더라. 제왕절개는 첫 며칠은 거동조차 불편해 사실 다인실을 이용하기 불편한게 사실이다. 그래서 대부분 1인실을 선호하는데 1인실 하루 입원비가 28만원선. 문제는 1인실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점이다. 나 역시 1인실이 없대서 할 수 없이 처음 하루는 특실(50만원)에 있다 1인실로 이동했더니 수술비를 포함한 병원비가 150만원이 나왔다. 하아...수술한 내가 죄인이지 ㅠㅠ
게다가 이 병원에 가면 우리나라 출산율이 저조하다는게 정말 맞는 말인지 의심스럽다. 늘 사람은 바글바글하고 주말에 가면 발렛 맡기고 출차 기다리는데 한시간 걸린다. 참고로 3년전 남다인 낳을 때 받아준 의사선생은 이제 난임 환자만 본다고 일반 산모는 받아주지도 않는다. 저조한 출산율이고 뭐고 병원은 떼돈벌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
2. 조리원
조리원이 진짜 해가 지날수록 거품이 심해지고 있는걸 절감했다. 2주에 500만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리즈너블한 가격이 아닌 것 같다. 3년전에는 그 당시에도 싼 편에 속했던 280만원 수준의 조리원에 묵었었다. 하지만 방이 너무 좁았고(당시 남편은 2주동안 '올드보이'를 찍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신생아 검진을 하던 소아과 의사가 전문의가 아니어서 번거로웠던 기억에 이번엔 나름 쾌적한 룸 컨디션과 전문의 진찰을 받을 수 있는 곳, 모유수유를 위한 전문 가슴마사지가 가능한 곳, 첫째를 맡긴 시댁과의 거리 등을 감안해 2주에 400만원 수준의 조리원을 선택했다. 역시 강남에 위치한 곳이었다. 게다가 모든 조리원이 그렇듯 매일 마사지를 받기 위해선 회당 10만원 정도씩 10회 정도를 등록해야 한다. 그러니 총 500만원이 나간 셈이다.
그러나 2주 조리한 결과 이 정도 비용의 값어치가 있나 의심스럽다. 식사는 전 조리원이 훨씬 맛있었고 시댁과 거리만 가까웠지 주차가 헬이라 정작 첫째는 한번밖에 못봤고 모든게 다 그저 그랬다. 강남 한복판에 자릿세 보태준 걸로밖에 안느껴졌다.
현재 대부분의 산모가 조리원을 이용하지만 서비스질이나 관리는 모두 민간에 맡겨지고 있다. 2014년 송파구에 전국 최초로 생긴 산모건강증진센터에서 산모를 위한 다양한 교육과 서비스 2주에 200만원 수준의 조리원을 운영하는데 상당히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런데 막상 여길 가려 했더니 경쟁률이 거의 로또수준이었다. 이런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모든게 민간에 의존하다보니 조리원 비용은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생각해보니 더 열받는건 이런 좋은 시설이 있다고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는다. 돈 낼거 있으면 득달같이 고지서를 날리는 정부나 자치구에선 내게 돈 될만한 정보는 단 한번도 알려준 적이 없다. 그저 내가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악착같이 찾아먹어야 되는 시스템이다. 쳇.
3. 산후도우미
더 큰 걱정은 조리원 2주가 끝난 후다. 큰애까지 있는 상황이라 애 둘을 혼자 케어해야 하기에 산후도우미를 출퇴근으로 한달을 계약했다. 밤낮없이 깨서 울어대는 신생아로 밤잠을 거의 포기하고 아침 9시만을 눈빠지게 기다린다. 게다가 남편이랑 같이 작은방에서 재우는 큰딸은 새벽만 되면 내방으로 울면서 쫓아온다. 그나마 아침에 큰애 유치원차 타고 보내면 잠시 평화가 찾아온다. 아침먹고 3시간정도 못잔 잠을 자고 나면 금방 유치원간 아이가 돌아올 시간. 6시에 도우미가 가고나면 헬게이트가 열린다. 신생아는 삑삑 울어대고 젖은 불고 큰애는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징징댄다. 내몸은 하난데 애는 둘. 새벽같이 출근한 남편은 12시 전엔 퇴근할 생각을 안한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모조리 망해야...도우미가 없으면 지금의 나로서는 애 둘 케어는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이다.
돈은 돈대로 나가고 힘은 힘대로 드는데 누가 애를 많이 낳으려고 하겠는가. 복지국가인 북유럽 나라들은 애를 낳는 순간부터 드는 돈은 한 푼도 없다는데 우리나라는 기본 수백이 깨지니..정말 돈 없으면 애도 못낳는단 말이 맞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이 1.25명으로 세계 꼴찌 수준이다. OECD 하위권인건 알고 있었지만 세계 꼴찌라니...애 둘인 나는 진정한 애국자다. 출산, 보육, 교육으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이 고되고 비싸다. 힘들고 비싼데 누가 애를 함부로 낳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