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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재 Apr 09. 2021

수상한 인스타그램 스토리 이벤트

작은 하소연이 쏘아 올린 공

혹시 이런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느 순간부터 본 에디터의 인스타그램엔 5개의 게시물에 한 번꼴로 이 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엔 제품 사진과 긴 글의 형식 또는 흰 배경에 긴 글의 형식의 이벤트를 보고 간결하지 않은 메시지와 긴 글에 가리는 제품 사진에 ‘이런 이벤트에 누가 참여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친구가 공유한 스토리에 계정을 타고 들어가 어느 순간부터 공유하는 본인을 자각하곤 그 ‘누가’는 제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취향이 유사한 인스타그램 친구가 공유한 가방, 인테리어 가구는 본 에디터의 취향을 저격하기 충분했고, 당첨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습관적으로 이벤트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15,000명에서  38,000명까지 팔로우를 올린 기적의 이벤트


기존의 SNS 마케팅의 틀을 깨버린 이 이벤트 형식의 시발점은 가구 브랜드 Linehalf였습니다. 라인하프 서홍규 대표는 새벽에 재미 삼아 기존에 유행하던 ‘사회실험 밈’을 활용하여 소소한 이벤트 진행했고, 그 게시물이 이렇게 이슈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인스타그램 @linehalf_ 


제품사진 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라인하프 입니다.’라는 긴 소개로 구성된 이벤트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시스템상 몇 명이 참여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24시간 무려 14만 4,000명의 계정이 도달했으며 157,466번의 노출이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팔로워 15,000명이던 4개월 차 신생 브랜드는 이 이벤트를 통해 팔로워 3만 8,000명으로 큰 성장을 거두었습니다.



사회실험 밈?


빵나무 열매끼리의 만남(A Meeting Between Breadfruit)이라고 불리는 실험은 아랫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여 나의 팔로워 중 누가 사진이 없는 나의 긴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저를 좋아하는 분도 계실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겠지만, 페북 친구이시니 제게 호감이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우리 서로가 단지 ‘좋아요’를 넘어, 글로 소통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빵나무 열매끼리의 만남(A Meeting Between Breadfruit)”이라는 실험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누가 사진이 없는 포스트를 읽는지 알아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는 최신 기술에 너무도 빠진 나머지 가장 중요한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참된 우정 말입니다. 아무도 이 글을 읽지 않는다면 이 사회적 실험은 금방 마무리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신다면 우리에 관한 댓글을 한 단어로 달아주십시오. 예를 들어, 저 하면 떠오르는 장소나 물건, 사람이나 순간에 대해 말입니다. 그리고 나서 이 글을 복사해 자신의 페이지에 게시해 주세요. (공유하면 안됩니다.) 그러시면 제가 찾아가 당신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댓글로 달겠습니다.  이 글을 복사할 시간이 없다면 한 단어 댓글을 달지 마세요. 그것은 이 실험에 방해가 됩니다. 페이스북 너머로 퍼진 이 이야기 처럼 누가 시간을 할애해 이 글을 읽고 응답하는지 알아봅시다.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디서 시작했는지, 정말 이것은 사회 실험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사회실험은 작년 초부터 말까지 유행했습니다. 사회실험 밈의 본질이 나의 팔로워 중에서 내 글을 진짜 정독하고 리액션하는 사람을 추려내는 작업으로 바뀐 것입니다.



SNS 마케팅의 새로운 형식이 될까?


이 이벤트는 적은 금액, 적은 공수로 큰 효과를 거두며 이를 모방하는 후발주자도 생겨났습니다. 후발주자로 오늘의 집 같이 트렌드를 선도하는 플랫폼도 이벤트를 진행하였지만 이러한 형식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이벤트는 적은 금액, 적은 공수가 들어간다는 장점에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팔로워 수 1만 명을 얻기 위해 태우는 마케팅 비용에 비해 굉장히 저렴하고, 굉장히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간단한 참여 프로세스로 참여자도 브랜드도 부담이 없는 방식인 것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제품과 메시지를 밀어 넣기 바쁜 브랜드 이벤트 사이에서 ‘내 글을 정말 읽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진 이 이벤트는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이 이벤트는 잠깐의 트렌드가 될까요, 아니면 SNS 이벤트의 새로운 형식이 될까요? 후발주자가 많아져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아 본 에디터는 SNS 마케팅의 새로운 형식이 생기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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