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우
p20.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일이란 내 삶을 점점 내가 좋아하는 삶으로 만드는 것이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내가 동의할 수 없거나 싫어하는 문화에 휩쓸려가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문화로 내 삶을 물들이는 일이다. 내가 혼심의 힘을 다할 것은 남의 세상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내 삶과 나의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내가 이길 것은 나 자신과 나의 문화일 뿐, 다른 누군가는 아니다.
p35.
인간관계의 많은 문제가 에너지에 달려 있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빼앗기면 삶 전체에도 해로울뿐더러 그 관계에도 좋지 않다. 다시 말해 나쁜 인간관계는 너무 많은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관계이다.
p40.
지금 내 삶에 자연스러워진 거의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워질 거라 믿어본 적 없었던 것들이다.
p64.
누구에 대해서든 그저 모른다고 결론을 내리고, 모르는 것 앞에서 침묵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필요하고, 드물고, 절실한지를 자주 느낀다. 그저 인간에 대한 인간적 대우라는 것, 그저 놓아두는 연민이라는 것, 그저 그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가장 필요한 일인지를 말이다.
p126.
내 삶은 그런 원리로 돌아간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기 위하여 온 마음을 다 쓰고 나면, 언젠가부터 그 누군가가 무언가를 나에게 물밀듯 준다.
p157.
그 누군가와 나의 모든 걸 교류하지 않는 게 좋다는 점이다. 가능하면 나를 쪼갤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는 감성적이고 예술적인 내가 된다면, 다른 누구를 만났을 때는 투박하고 거친 내가 되신 식으로 말이다. 누군가와는 나의 지질함을 공유하고, 다른 누군가와는 나의 화사함과 화려함을 공유하는 것도 좋다. 사실 인간과 인간이 맺을 수 있는 관계란 그렇게 부분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한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나의 전체를 공유할 수 있는 관계는 없다.
p175.
세상의 거의 모든 연대는 다른 연대를 적대시함으로써 강화된다.
p216.
그래서 이따금 만나도 서로에 대한 선의가 있다는 걸 믿을 수 있고, 서로를 진심으로 지지해 준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새겨진 것이다.
p228.
그러나 삶의 본질은 결국 끊임없이 주고받는 그 순환에 있다는 것, 특히 나를 계속하여 내어 줌으로써 삶을 얻는다는 것, 삶의 모든 의미 있는 역할이나 가치 있는 일들은 '줌'을 핵심에 두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주지 않으면 삶은 움직이지 않는다. 삶이 생동하는 것은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순환에 있다.
p314.
서사형 인간은 자기의 세계를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자기의 세계를 만드는 일에서 행복을 얻는다.
p315.
때로 우리는 타인들의 평가를 의식하며 완성된 것들만을 타인들에게 내보이고 싶을 수도 있다. 때론 진솔하게 삶의 여정을 공개하는 것이 어딘지 두렵거나 부끄러워서 꽁꽁 숨긴 채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자기 세계를 만드는 것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 세계에 초대하는 타인들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더 솔직하고 행복한 여정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