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가 고를 만한 폴딩 자전거를 알아보자
장마철이 지나면 아마도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될 것 같은데요. 그래도 햇살이 화창한 날, 좀 덥긴 해도 바람을 가르며 도로를 쌩쌩 달릴 수 있다면 상쾌하고 시원하게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겠죠? 넓은 도로라도 자동차로 꽉 막혀 있다면 그것만큼 답답한 게 없는데요. 좁은 길도 휙휙 달리고, 막힐 일도 없고, 건강에도 좋은 자전거를 이번 기회에 하나 장만해보면 어떨까요?
자전거를 처음 사려고 하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데요. 종류가 많네요. 크게 본다면 픽시, 로드, MTB, 하이브리드, 미니벨로 등이 있습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하나씩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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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시는 픽스드 기어 바이크(Fixed Gear Bike)를 줄여서 부르는 말입니다. 큼직한 바퀴에 특유의 깔끔하고 스타일리시한 프레임이 조화된 매력적인 디자인 덕분인지 젊은층이 특히 선호하는 자전거이기도 합니다. 이름처럼 단 하나의 기어가 고정되어 있는, 페달을 앞으로 밟으면 앞으로 나가고 뒤로 밟으면 뒤로 움직이는 ‘싱글기어’ 방식이 독특하죠. 심플한 디자인을 지향하는 나머지 브레이크가 없기도 한데, 몸의 무게 중심과 바퀴의 마찰을 이용해 제동하게 되지만 실제 운행에서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따라서 요즘에는 픽시만의 멋을 유지하면서 브레이크도 장착하고 기어도 프리휠 방식으로 많이 개조해 이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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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그대로, 도로에서 빠른 속도를 내기 좋은 자전거입니다. 보통의 일반적인 자전거를 지칭할 때의 대표적인 종류이기도 합니다. 타이어의 폭이 좁아서 공기 저항도 적고, ‘드롭바’라고 불리는 독특한 모양으로 휘어진 핸들바는 싸이클 선수처럼 몸을 웅크려 운전하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오래 타도 쉽게 피로해지지 않으면서, 속도감을 즐기기에 좋은 자전거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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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라고 불리는 MTB(Mountain Bike). 산에 오르거나 내려갈 때, 비포장 도로에 맞게 제작된 만큼, 튼튼하면서도 가볍게 만들어진 제품들이 주를 이룹니다. 고급 사용자들은 산의 오르막을 쉽게 오르기 위해 차체의 무게를 100g이라도 줄이려고 장비 교체에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죠. 굵고 울퉁불퉁하며 터프하게 생긴 큰 사이즈의 바퀴는 MTB만의 상징인데요. 그리고 무엇보다, 험하고 거친 길을 달릴 때 충격 흡수를 하는 ‘서스펜션(쇼크 업소버)’을 앞바퀴 프레임 쪽에 장착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터프한 곳에서의 액티브한 운전을 즐기고 싶거나 안전 운행을 원한다면 적절한 바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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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는 그 이름처럼 혼합된 용도로써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입니다. 즉, 로드와 MTB의 장점을 고루 합쳤다고 할 수 있는데요. 로드의 타이어보다는 굵고 MTB의 타이어보다는 얇은 적당한 굵기에 큰 타이어를 사용해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부분은 로드바이크를 닮았습니다. 일자 형태의 가로로 쭉 뻗은 핸들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는 건 MTB의 그것을 닮았고요. 기본적으로 출퇴근 용으로 사용하면서 가끔 비포장 도로로 자유로움을 느끼려 한다면 적절하죠. 생활 속에서 타기 좋은 실용적인 자전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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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벨로는 작은 바퀴를 사용하는 자전거를 일컫는 명칭입니다. 바퀴가 작기 때문에 최고 속도도 다른 종류에 비해서 빠르지 않은 편이고, 부품도 금방 마모되어 내구력이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작고 귀여운 디자인은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느껴지죠. 특히 접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 ‘커뮤터(폴딩 타입) 미니벨로’는 집 안에 보관하기도 용이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을 뿐더러, 차에 싣고 어딘가 떠났을 때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만큼 귀여운 생김새 이상의 숨은 매력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생김새가 우악스럽지 않으면서도 방 안에 고이 접어 보관할 수 있어서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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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부담 없이 자전거를 처음 산다면 어떤 종류를 골라야 할까요? 저의 경우 출퇴근이 왕복 3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출퇴근 용으로 자전거를 고르기는 힘들겠지만, 우선 집 근처의 산책로를 통해 느긋한 라이딩을 주로 즐길 계획입니다. 또한 차체를 집 밖이나 아파트 복도에 보관하기는 불안해서 실내 거치를 원하니 단연 폴딩 미니벨로가 제격일 것 같네요. 계속 보니 귀여운 생김새가 마음에 꽤 들기도 합니다. 폴딩 미니벨로 중에서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고 있는 브랜드와 적당한 모델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브랜드 티티카카의 가장 큰 특징은 준수한 성능에 저렴한 가격입니다. 물론 비싼 고급 모델들도 많지만, 국내에는 티티카카의 20~30만원대 제품들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무난한 디자인, 간단한 구조지만 2중으로 만들어져 더 안정적인 프레임 폴딩 방식 등,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대중성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입문용으로 많이 선택되기도 합니다.
ⓒ ticamin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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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카카 Flight F8은 8단 기어를 중심으로, 바로 이전 모델보다 주행성이 더 강조되어 출시되었던 제품입니다. 프레임, 핸들, 페달까지 컴팩트하게 접히는 폴딩 능력 또한 우수하고요. 바퀴는 20인치로 간단한 출퇴근용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검은색 모델은 시크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어울리고, 흰색 모델의 경우 심플한 멋을 즐긴다면 딱 적절할 것 같네요. 무게는 약 11.9kg. 가격은 약 30만원 내외로, 큰 부담 없는 가격에 전체적으로 준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어서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많이 찾는 입문용 폴딩 미니벨로 모델이기도 하죠.
1975년 설립된 다혼은 수많은 접이식 자전거 브랜드 중에서도 단연 유명합니다. 80만원대의 ‘Speed P8’이라는 모델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며 인지도도 함께 올라갔는데요. 비록 가격은 입문자가 생각하기에는 매우 비싸지만 편안한 승차감이나 부드러운 핸들링의 느낌, 수준급의 최고 속력 등 미니벨로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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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D6은 20인치 휠의 다혼 보급형 미니벨로입니다. 2014년에 출시되어 아직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죠. 주요 부품은 합리적인 초점에 맞춘 편이지만 일상적인 라이딩에서는 6단의 기어와 함께 충분한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게는 약 14kg으로, 미니벨로로서는 다소 묵직한 편이네요. 폴딩은 다혼만이 만드는 독특하면서 튼튼한 기술이 적용되어 있고, 뒷바퀴 쪽에 간단한 짐을 실을 수도 있는 랙도 달려 있는 등 전체적으로 견고하고 튼튼한 만듦새와 깔끔한 마감처리가 인상적인 입문형 바이크입니다. 가격은 39만원입니다.
턴은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는 아니지만 실용적인 디자인과 사용성으로 짜임새 있는 모델들이 특징입니다. 절제된 디자인에 뛰어난 주행 성능과 실용성, 편의성을 고르게 조화시키죠. 다혼과의 형제 격인 브랜드로도 유명합니다.
ⓒ ternbicycl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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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B7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그 이상의 라이딩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중저가형 라인업 모델인데요. 20인치 휠, 12kg의 무게, 7단의 기어로 일상에서 최적의 주행성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비롯해 쉽게 접고 펼 수 있는 폴딩 조작, 접힌 차체가 쉽게 펴지지 않게 하는 마그네틱스 2.0 잠금 시스템 등 사용 편의성 또한 높죠. 가격대는 40만원대입니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뿌듯할 것 같은 삼각형 모양의 독특한 폴딩 미니벨로를 만드는 스트라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삼각형’이라는 카피로 제품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고, 영국 출신 디자이너 마크 샌더스가 발명한 걸로도 유명한데 그래서인지 매우 유니크한 아우라가 느껴지는 바이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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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다의 LT 입니다. 16인치 크기의 플라스틱 휠을 비롯해 알미늄 부품들의 일부를 플라스틱으로 사용해서 독특한 느낌을 주며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모델입니다. 안장에 앉았을 때 안정적인 자세가 되기 때문에 허리에 부담이 되지 않아서 편하고, 접는 시간도 10초가 채 걸리지 않으니 간편하게 갖고 다닐 수 있죠. 속도나 질주감 보다는 느긋한 마실용 또는 쉽게 휴대하면서 타고 다닐 자전거를 찾는다면 적절합니다. 다만 가격이 50만원대로, 초보자에겐 크나큰 결심이 필요하겠네요.
아주 작게 접히는 자전거로 유명한, 영국의 브롬톤. 30년 이상의 역사로 클래식한 멋도 살아 있고, 무엇보다 16인치 폴딩형 자전거 중에서 가장 최고로 평가 받는 폴딩 능력과 함께 매우 작아지는 부피가 가장 큰 장점이죠. 사실 폴딩 미니벨로를 좋아한다면 가장 최종적으로 장만하고 싶은 아이템에 꼽혀도 손색없을 정도의 품질과 편의성, 브랜드 파워를 자랑합니다. 다만 가격이 너무도 비싼 게 흠이라면 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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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롬톤 M6R은 약 220만원대의 엄청난 가격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는 아이템으로 널리 회자되고 있어서 큰 맘 먹고 하나 들인다면 아주 오랫동안 뿌듯해할 수 있는 바이크죠. 무게는 좀 무거운 편이지만 6단의 기어로 일상적인 이동과 멀지 않은 출퇴근 거리를 다닐 때도 충분한 주행 성능을 보여줍니다. 짐을 실을 수 있는, 뒷바퀴 쪽의 랙도 유용하고요. 금전 사정만 넉넉하다면 다양한 액세서리를 추가로 들여서 더욱 감성적인 나만의 자전거로 만들 수 있죠.
작고 편리하고 멋진 폴딩 미니벨로는 많았지만, 현실적인 가격을 고려해서 다혼 SUV D6을 골랐습니다. 티티카카의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는데, 다혼 SUV D6만의 뒷바퀴 쪽 랙(짐받이)과 진흙이 튀지 않게 막아주는 머드가드 등의 실용성을 조금 더 고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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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가 꽤 묵직한 편인 게 조금 아쉽지만, 팔 근력 운동을 하는 셈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프레임의 경첩을 통해 반으로 접는 자전거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다혼만의 기술을 느낄 수도 있고, 차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편의성은 동네 마실을 비롯해 조금 더 먼 거리의 라이딩에도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게 받쳐주는 바이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