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우리 회사에 필요한 디자이너 찾기)
어느 분야든 채용 과정은 길고 험난하다. 그중 디자이너 채용 과정 즉 Designer hiring process는 참으로 길고도 먼 여정이다. 지원하기 위해 이력서뿐 아니라 포트폴리오도 준비해야 하고, 채용 과정을 시작하게 되면 인사 담당자와 가벼운 면접부터, 여러 단계의 인터뷰, 그리고 디자인 과제 등의 많은 산들을 넘어야 한다.
(나의 이직기나 디자이너 채용 과정은 이전 포스팅에 자세히 적어두었다.)
베를린, 브랜드 디자이너에서 프로덕트 (UX/UI) 디자이너로- 두 번째 이직기
디자이너로서 이토록 길고 복잡한 채용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매우 지치고 힘든 일이지만, 사실 회사 혹은 팀 입장에서 단 한 명의 디자이너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원자들 중에 왜 이 디자이너를 뽑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데에는 많은 잣대와 기준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 역시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데에 있어 나만의 몇 가지 잣대가 있다.
지난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나는 우리 프로덕트의 유일한 디자이너였다.
그 말인즉슨 나는 팀 내에서 디자인 매니저이자, UX 디자이너이자, UX 리서처이자, UI 디자이너이자... 한 마디로 팀 내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한 부분을 모두 맡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입사 전부터 이미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사실 이것이 내가 지금 회사에 입사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직 디자인 조직이 형성되지 않은 회사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디자인팀, 워크플로 등 구조를 짜고 나만의 방식으로 팀을 꾸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혼자 일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UI 전담 팀이 있어 한 명의 PM 그리고 Front end Dev 팀과만 일하면 되었기에 리서치를 할 시간은 좀 부족해도 충분히 에자일 환경에서 팀과 함께 일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팀 구조를 cross-functional 체재로 바꾸었고, 동시에 나는 솔로 디자이너로서 4개의 스쿼드(squad)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갑자기 변한 구조 탓에 나는 4명의 PM과 EM, 각 팀으로 흩어진 FE dev와 BE, QA.... 등등해야 할 일은 늘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사람들은 많아진 것. 그리고 무엇보다 한 명의 디자이너로 4개의 스쿼드와 일하다 보니 리서치 할 시간은 더 없어지고, 그저 와이어 프레임만 전달하는 상황까지 가며 한계를 보기 시작했다.
나는 최소한 한 명의 디자이너가 팀에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보스에게 내 어려움을 셰어하는 동시에 디자이너를 한 명 더 뽑아달라고 건의했다. 사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 다들 고용을 조심하거나 있는 사람도 해고하는 상황이라 바로 디자이너를 고용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없었는데, 보스가 내 의견에 적극 찬성했고, CTO (내 보스의 보스)와의 합의를 통해 Associate product designer를 고용하는데 합의했다.
* 지금부터 기재될 내용 디자이너 채용 담당자로서의 나의 기준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모든 디자이너 채용담당자에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닐 수도 있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채용이 결정되면 people team이나 HR에서 담당자에게 채용조건을 전달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예를 들어 새로 뽑을 디자이너의 레벨, 회사에서의 역할, 필요 충족 요건 등등- 한마디로 채용공고에 포함할 자세한 내용 서술을 요청받는다.
나 역시 새로운 피플팀 담당자로부터 채용공고에 서술할 내용에 대해 요청을 받았고, 여러 가지 옵셔널 조건들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이 새로운 디자이너에게 바라는 몇 가지 확실한 잣대가 있었다.
1. 개인이나 학교 프로젝트가 아닌 Figma를 사용한 실무 경험 1년
2. 디자인 가이드나 시스템에 기여한 경험
3. 베를린에 거주할 것
1. 개인이나 학교 프로젝트가 아닌 Figma를 사용한 실무 경험 1년
보통 주니어 레벨은 0부터 3년까지 경력으로 보는데, 실무경력이 없었도 인턴십이나 student working 경험, 혹은 개인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면 주니어 레벨이라는 조건하에 뽑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팀 내 솔로 디자이너인 나는 쌩초짜 신입을 고용해 처음부터 가르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최소한 피그마로 일한 실무 경험이 있어 내가 하나하나 처음부터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 디자이너가 필요했다. 시니어 디자이너로서 주니어 디자이너가 물어보거나 도움을 요청했을 때 얼마든지 서포트가 가능하지만, 피그마를 어떻게 쓰는지, 지메일이나 Jira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작은 것 하나하나 일일이 가르쳐야 하는 쌩초짜는 현실적으로 채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 디자인 가이드나 시스템에 기여한 경험
주니어 레벨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가이드나 시스템을 처음부터 만든다든지, 어떻게 만든다든지- 이런 부분의 경험은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최소한 디자인 시스템이 무엇인지 알고,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발전시키는데 기여를 해본 경험이 있는 디자이너를 뽑고자 했다. 현재 우리 회사는 제대로 된 디자인 시스템이 없고, 이것은 많은 디자이너뿐 아니라 많은 실무자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올해 목표 중 하나였고, 이 Associate 디자이너가 들어와 가장 먼저 서포트 할 일 중 하나이기도 했기에, 최소한 디자인 시스템이 무엇이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략의 이해가 있는 디자이너를 채용하고자 했다.
3. 베를린에 거주할 것
우리 회사는 다른 나라나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동료들이 많아서 대부분의 회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평소에는 이 부분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굳이 디자이너를 채용하는데 베를린에 거주하는 것을 조건으로 건 이유는, 현재 디자인팀에 제대로 구축된 리소스나 시스템이 없어서 나와 이 새로운 디자이너는 작고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온라인으로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보다는 베를린에 거주하여 직접 만나서 워크샵도 갖고, 회의도 가능한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이 외에 회사 언어가 영어이다 보니 영어는 당연히 필수이고, e-commerce 혹은 B2B에 대한 이해 혹은 일해본 경험 등을 옵셔널 조건으로 덧붙였다.
이렇게 채용공고가 완성되어 게재되면, 그때부터 이력서를 받고 채용 과정이 시작된다.
회사마다 채용 과정은 다른지만 대략의 큰 흐름은 비슷하다. 새로운 Associate PD를 뽑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채용 과정을 계획했다.
* 각 단계별로 지원자가 체크해야 할 부분 동시에 채용담당자에 체크하는 부분에 대해 각각 나만의 팁과 경험을 첨부했다.
디자이너 채용 과정
1. 채용공고 게재
2. 서류 전형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
3. HR screening call
4. Technical interview with hiring manager
5. Team interview
6. Diretor (higher level manager) interview
1. 채용공고 게재
채용공고는 기본적으로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분야에 상관없이 같은 내용이므로 회사 내에 보통 이미 준비된 템플릿이 있다)
포지션에 대한 설명: 이 포지션이 회사 혹은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에 대한 설명
포지션 자격 조건: 어떤 기술이나 경험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조건들이 필수이고 어떤 조건들이 옵셔널인지에 대한 설명
회사 베네핏: 우리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 제공되는 휴가 일 수, 교통 티켓 지원, 독일어 수업 지원, 그 외 할인 혜택 등등
우리 회사 내에서 Associate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주로 UI 포커스의 롤로 시니어 디자이너에게 넘겨받은 와이어 프레임이나 스케치를 기반으로 High-fi 디자인을 완성하고 인터랙티브 프로토타입을 디자인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하게 된다. 그 외에 디자인 시스템을 나와 같이 구축하는데 기여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자연스러운 조건은 피그마 실무 경험, UI 디자인과 디자인 시스팀에 대한 storng interest가 필수 조건이었고- 그 외에 비즈니스나 프론트엔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옵셔널 조건으로 기재했다. 사실 주니어 레벨 혹은 주니어-미드에 가까운 포지션이기 때문에 많은 자격조건을 내걸지는 않았다. 꼭 필요하고 중요한 자격조건들을 내 거는데에 집중했다.
이렇게 각 부분에 대한 설명이 완성되면 이것을 회사 홈페이지 채용공고란 이나 LinkedIn, Indeed와 같은 채용 사이트에 게재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서류 접수를 하기 시작한다.
2. 서류 전형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
채용공고가 올라오면 보통 시니어나 리드 레벨이 아닌 이상 디자이너 포지션은 하루 안에 100개를 넘나드는 이력서를 받게 된다. Associate는 주니어 레벨부터 미드레벨까지 아우를 수 있고, 그 말인즉슨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한 새내기 디자이너부터 1-2년 정도의 경력이 있는 주니어, 그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 더 큰 회사로의 이직을 위해 레벨을 낮추어 지원하는 미디 레벨 디자이너까지 다 몰린다는 말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채용공고를 올린 밤부터 그다음 날 이른 오후까지 (24시간이 조금 안되는..) 정확하게 120개가 넘는 이력서를 받았다.
상황이 보통 이렇다 보니 구직이나 이직을 희망하는 경우 채용광고란을 항상 지켜봐야 한다. 채용공고가 올라오자마자 빠르게 지원할수록 인터뷰의 기회가 좀 더 열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지원자일지라도 너무 늦게 지원하면 이미 채용 과정이 진행된 다른 지원자와 스텝이 맞지 않아, 정말 뛰어나지 않는 이상 인터뷰 기회를 주기 쉽지가 않다.
디자이너 포지션은 보통 이력서와 함께 포트폴리오 첨부를 필수조건으로 내건다. 나의 경우 포트폴리오가 없는 지원자의 경우, 이력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고려하지 않는다. 디자이너는 결국 이력서에 적힌 내용 몇 줄보다는 디자인으로 평가받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이력서 체크 포인트
이력서는 A4 1장을 넘기지 않는다. 이것은 진리. 한 장의 제한된 공간에 모든 필요정보를 알맞은 레이아웃 안에 담아내는 것도 디자이너의 능력이다.
대기업의 경우 HR이나 채용담당자가 이력서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에 돌려 키워드 매칭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이력서에 정확하고 연관성 있는 워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수 기입 사항 <이름, 연락처 (이메일, 휴대폰), 현재 거주 지역, 그리고 포트폴리오 사이트 링크>
: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이력서에 기재해 주는 것은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아주 도움이 되고 편하다. 그리고 링크드 인도 추가해 주면 좋다. 나의 경우 관심 있는 지원자들의 링크드 인을 모두 살펴보았다. 링크드 인에서는 이력서보다 좀 더 자세한 이력 내용이나 스킬 등의 확인이 가능함으로.
순서 <기본 정보/필 서정보 - 경력 내역 - 스킬 - 교육이력>
: 사실 완전히 새내기를 뽑지 않는 이상 디자이너를 뽑을 때 1순위로 보는 것은 경력 내용, 그리고 스킬이지 어느 대학을 나와 무엇을 전공했는지는 그다지 중요 요소가 아니다. 대학에서 다른 것을 전공했다 하더라도 실무 경험이 이미 있고 충분한 실력을 갖추었다면 굳이 이 지원자를 배제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경력 내역 순서 <최근 경력부터>
: 사실 생각보다 이 부분에서 실수를 하는 지원자가 많다. 채용담당자는 최근에 이 지원자가 어떤 일을 했는지가 궁금하지, 이 지원자 5년 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경력 내용이 많은 경우, 최근 혹은 지원 포지션에 정말 적합한 경력만을 기재하고 나머지는 링크드 인이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어필한다. 업계에서 10년 이상 일을 하다 보면 모든 경력 내용을 반 페이 지안에 담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경력 내역 정보 기재 <정확한 연도(+월) / 회사 이름 / 회사 내 포지션 / 간략한 설명>
: 예를 들어 May 2018 - Dec 2020, OOO company, Senior product designer 이런 식으로 통일되게 기재하고 각 경력마다 설명은 3줄 이상을 넘기지 않는다. 내용이 길어진다고 내가 한 일이 더 돋보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정확히 어떤 일을 했는지 큰 프로젝트나 기여도가 큰 테스크 순으로 하이라이트만 기재한다.
* 주니어 디자이너의 경우 아직 실무 경험이 없으면 보통 학생이나 무보수로 자원봉사 차원에서 일한 프로젝트를 경력에 기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력서 내에 학생 프로젝트나 무보수 프로젝트임을 확실히 밝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사실 이는 실제 실무 경력이 아님으로 따로 project 란을 만들어 기재하는 것이 맞다. 보통 Freelancer라고 기재하고 이 모든 것은 마치 보수를 받고 일한 것처럼 경력란에 적는 지원자들도 간혹 있는데, 나의 경우 프리랜서라고 경력에 기재한 경우 정확한 클라이언트의 이름이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지 않는 경우 경력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스킬 <본인의 스킬이나 다룰 줄 아는 프로그램 등을 기재하고 상/중/하로 나누어 기재>
: 예를 들어 Advanced - Figma, Adobe programs 이런 식으로. 간혹 스킬이나 다룰 줄 아는 프로그램을 그래프화 시키는 지원자들도 있는데, 이 경우 기재를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스킬의 수가 5가지를 넘지 않는다면 상관없지만, 그 이상이라면 각각 프로그램이나 스킬마다 그래프화 시키지 말고 상/중/하 단계별로 묶어 그래프화 시켜주는 것이 좋다.
그 외에 교육이력은 졸업한 대학뿐 아니라 수료한 코스 등도 함께 간략히 기재하고, 수상내역은 크고 중요한 부분이 아닌 이상은 굳이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포트폴리오 체크포인트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만들어라.
: 프로덕트/UI/UX - 디지털 디자인 포지션의 경우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채용담당자 입장에서 접속이 용이하고, 이 지원자가 디지털이란 환경 안에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채용담당자라는 사용자에 맞게 얼마큼 잘 보이게 "설계"했는지 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간혹 PDF나 이미지로 포트폴리오를 첨부를 요구하는 회사들도 있는데, 이 경우 PDF 하나에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정리하고, PDF에 포트폴리오 사이트 링크를 기재하는 것을 추천한다.
포트폴리오 수는 3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 프로젝트도 보여주고 싶고, 저 프로젝트도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이 모든 프로젝트를 다 확인하지 않는다. 아마도 포트폴리오 목록 가장 최근 1-3개 정도만 확인할 것이다.
보여주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수가 많거나 다양할 경우, 카테고리를 나눠라. 예를 들면 UX 리서치 / UI 디자인 / UX 디자인 혹은 e-commerce / mobile App / Web app으로 카테고리를 나누고, 각 카테고리 안에 프로젝트 수를 3개 이하로 첨부한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내가 지금 e-commerce web product에 UI 디자이너를 뽑고자 하는데, 지원자의 포트폴리오 사이트 상위 목록에 mobile iOS app 디자인만 잔뜩 있다면 이 지원자는 적합하지 않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필수기재 내용 <프로젝트 혹은 케이스 타이틀 / 작업 기간 / 정확한 프로젝트 내의 역할 / 사용 툴 / 프로젝트 설명>
: 예를 들면,
UX case study for OOO
3 months (May 2022-July 2022
UX research, design prototype, OOO, OOO...
Figma, Adobe XD
등등...
내가 정확하게 어떤 프로젝트에 어떤 역할로 어떠한 툴로 어떻게 일을 했는지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회사 내의 디자인팀이 나 프리랜서로 일한 경우 포트폴리오를 public 공개하지 않으며 비밀번호를 걸어 채용담당자에게만 공개한다. 경쟁사에 지원하는 경우 당연히 이전 작업 내용을 채용 과정에서 공개하면 안 되며, 경쟁사가 아닌 경우 이전 회사나 클라이언트에게 포트폴리오 용도에 한해서 일부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대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
프로젝트 내용
: 이는 정말 내가 다루고자 하는 케이스마다 다르지만 기재해야 하는 중요한 포인트들이 몇 가지 있고, 기재 순서 역시 매우 중요하다.
첫 번째는 배경지식 - 이 프로젝트가 어떤 것이고, 어떤 비즈니스고, 대략적이고 기본적인 배경지식에 대한 설명
두 번째는 '왜' 이것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 무엇이 현재의 문제이고, 왜 이것을 개선해야 하는지. 혹은 새로운 제품 디자인일 경우 왜 이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기재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과정의 흐름 - 대략적으로 어떠한 과정들을 거쳤는지, 보통은 흔히 더블 다이아몬드 The Double Diamond라 불리는 'Discover - Define - Develop - Deliver' 틀에 맞추어 간략하게 각각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한마디로 자세한 내용을 기재하기 전에 전반적인 content list를 제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 단계에 맞게 리서치 과정과 내용, 퍼소나 수립, 유저 플로, 와이어 프레임, 프로토타입 등 자세한 내용을 이미지 혹은 피그마 파일과 함께 기재한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채용담당자도 결국 사람이다. 깔끔하게 필요한 정보를 적재적소에 알맞게 배치하고 정리해야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더 집중할 수 있고, 더 자세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결국 사용자의 편의에 맞게 제품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이처럼 간단한 본인 포트폴리오조차 사용자에 맞게 디자인하지 못한다면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이 지원자에게 그리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을 것이다.
3. HR screening call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이 HR 담당자와 채용담당자의 이력서/포트폴리오 리뷰가 끝나면 대략 10-20명도의 인원을 추려 HR 콜에 초대한다.
보통은 채용담당자가 체크해야 할 포인트 리스트를 HR 담당자에게 제공하고, HR 담당자가 인터뷰를 통해 이력서 내용 확인과 채용담당자로부터 받은 체크리스트를 확인한다. HR 담당자는 디자인 업무나 경력에 대한 자세한 지식이 없는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최대한 자세하고 정확한 체크 리스트를 제공해야 하고, 지원자 입장에서는 최대한 채용공고에 기재된 '필수 자격조건'에 걸맞은 경력 및 기술에 관련한 어필을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서 Adobe XD를 필수조건으로 내걸었다고 하자. 이 경우 HR 담당자는 대부분 Adobe XD와 Figma의 차이를 모른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Adobe XD 경험 필수, 하지만 Figma와 같은 비슷한 프로그램 경력도 인정 가능'과 같이 정확한 프로그램명과 대체 가능한 프로그램명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고, 지원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Figma 경력밖에 없지만 Figma를 사용할 줄 안다면 Adobe XD 사용이 어렵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사실 HR 인터뷰는 지원자의 경력이 자격조건에 90% 이상 매칭하고, 지원자가 조리 있게 본인의 경력을 잘 어필하고, 친근한 태도로 접근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4. Technical interview with hiring manager
채용담당자 hiring manager는 대부분 Head of design이나 Lead/Senior designer 즉, 디자인 분야에 대해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경우가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자세하고 디테일한 질문들이 요구된다. 포트폴리오 프레젠테이션이나 화이트보드 챌린지, 혹은 디자인 챌린지 프레젠테이션을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인터뷰는 결국 채용자도 지원자도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나의 경우 총 인터뷰 1시간 동안 30분은 질의응답 및 인터뷰, 30분은 지원자로부터 미리 받은 디자인 챌린지를 지원자가 프레젠테이션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인터뷰 내에 질문할 기본적인 질문 리스트를 미리 작성해두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general question과 technical questin으로 나누어 준비했다. 일반적인 질문에서는 간단한 소개와 지원 동기, 지난 이력에 대한 질문들로 구성했고, 테크니컬 질문에서는 우리가 요구하는 자격조건을 중심으로 디자인 기술과 경력에 대한 자세하고 세부적인 질문들로 구성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예상 질문 리스트를 채용자 입장에서 뽑아볼 것을 추천한다. 기본적인 질문들은 사실 대부분 비슷하고 구글에 검색하면 50개에 가까운 기본 예상 질문들부터 디자이너에게 묻는 예상 질문들까지 정보가 차고 넘친다. 각 질문에 맞는 대략의 대답을 미리 준비한다면 긴장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 챌린지/화이트보드 챌린지/포트폴리오 프레젠테이션의 경우,
채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지원자의 기술과 디자인 사고방식을 체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우, 지금 우리 팀이 중점적으로 일하고 있는 부분은 올드 UI에서 뉴 UI로 옮기고 리디자인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해서 나는 홈페이지 리디자인 챌린지를 선택했고,
올드 UI - 홈페이지 이미지
디자인 가이드
프로덕트 간략한 설명
3가지 중점적인 리디자인 포인트
와이어 프레임
을 제공했고 기한은 1주일을 주었다. 물론 1주일보다 빨리 제출할수록, 채용 과정은 빨라지고 인터뷰 기회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우선 HR 콜에서 앞으로 진행될 채용 과정 계획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에서 정해진 기한 안에 제출해야 하는 디자인 과제를 주는지, 아니면 당일 주제를 주고 빠르고 짧은 시간 안에 디자인 과정을 보여줘야 하는 화이트보드 챌린지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기존 포트폴리오 중 3개를 골라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지. 정확한 방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방식에 맞게 미리 준비하고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자인 챌린지의 경우 가능한 많은 리서치를 하여 너무 자신의 디자인에 빠져 채용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다른 길로 디자인이 새나가는 것을 방지해야 하고, 화이트보드 챌린지의 경우 미리 친구나 멘토 등을 통해 연습하는 것을 추천한다. 포트폴리오 프레젠테이션의 경우, 꼭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하지 않아도 대부분 인터뷰에서 포트폴리오에 대한 내용을 질문하기 때문에 미리 본인이 어필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추리고, 그에 맞는 간략한 설명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앞으로 인터뷰를 볼 채용담당자의 정확한 이름과 포지션을 묻는 것 역시 중요하다. 외국은 대부분 링크드 인을 사용하고, 미리 채용담당자의 링크드 인 프로필을 확인하여 그 사람의 경력이나 성향을 파악해두는 것은 필수 아닌 필수이다. 나의 경우 3명의 지원자가 미리 내 프로필을 확인하고 링크드 인에서 친구 신청을 걸어왔다. 꼭 우리 회사에서 일하지 못하게 된다 하더라도,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동종 업계 내에서의 네트워킹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지원자들을 나는 우리 회사에 대한 관심과 디자이너로의 성장에 대한 열정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한다.
5. Team interview
팀 인터뷰의 경우 같은 디자인팀 내에 다른 디자이너(들)와 하는 경우도 있고, PM과 하는 경우도 있고- 회사와 케이스마다 다른데, 우리 팀의 경우 앞으로 이 Assciate 디자이너는 프론트엔드 팀과 협업할 일이 많은 포지션이므로 FE manger와 Sr FE devolper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채용자 입장에서는 미리 이 인터뷰의 정확한 목적과 인터뷰를 통해 팀 멤버들이 어느 부분을 확인해 주었으면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고, 인터뷰 후에는 각 지원자마다 피드백을 요구하는 것이 좋다. 보통은 HR 시스템에 이러한 정보들을 기입하는 부분이 있다. HR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이 없는 경우 별도의 엑셀이나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 각 지원자 페이지를 만들고, 체크포인트를 알려주고, 팀 멤버들이 각 지원자마다 피드백을 작성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면 된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미리 채용담당자나 이전 인터뷰어에게 다음 본인이 인터뷰 진행할 대상이 누구인지 정확한 인터뷰어와 목적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다음 인터뷰를 진행할 대상이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면, 그 인터뷰에서 채용담당자가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나의 경우 지원자들에게 미리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프론트엔드 개발자들과 팀 인터뷰를 가지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지원자의 기본적인 프론트엔드 지식과 개발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스킬 등을 보고자 한다고 알려주었다.
6. Director (higher level manager) interview
이 단계는 스킵 하거나, 회사에 따라 Head of product, Director of Design, CPO, CTO, CCO 등 최종 인터뷰를 하게 될 사람이 달라질 수 있다.
보통 이러한 최종 단계에 도달하면 90%는 채용이 확정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이런 최종 단계에서는 이 사람의 스킬이나 실무를 보려는 것이 아니라 인성이나 얼마큼 팀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는 지원자인지를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역시 보스 Director of Product에게 지원자의 인성, 얼마큼 우리 팀 컬처에 잘 맞는지를 중점적으로 봐달라고 요청했다. 내가 회사에 합류한 이후로 조직의 성격과 맞지 않거나 팀원 내에 이간질 혹은 가십을 만들어 팀 분위기를 흐리기 하여 해고당하거나 수습 기간 이후로 회사를 떠난 몇몇 사례가 있어서 이러한 부분을 중심으로 체크해 주기를 요청했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은 모두가 다 매우 바.쁘.다. 그 말인즉슨 아무리 주니어 레벨이라고 하더라도 A부터 Z까지 차근차근 알려줄 시간적 여유가 없기에, 주니어 디자이너이다 하더라도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잘 모르는 부분은 알려줄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여 그 부분을 파악하는, 한마디로 proactive 한 성격의 지원자가 정합하다고 판단했다.
물론 한 번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나보다 더 경력이 많은, 나보다 더 시니어인 사람의 관점에서 그 사람의 경험과 눈으로 통찰력 있게 지원자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했기에 보스에게 이와 같은 인터뷰 요청을 했다.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이전 인터뷰를 통해 이 회사 혹은 팀에서 원하는 것이 일 관점뿐 아니라 팀컬쳐 관점에서도 어떤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나는 매우 열정적이고 배우려고 자 하는 열망이 강해요! 그리고 긍정적인 사람이에요!'라고 어필하는 것보다, '나는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스스로 리서치 하여 공부하고, 실수를 하는 것보다는 미리 불명확한 부분을 매니저와 확인하여 실수를 줄이는 것을 추구한다.'라는 식으로 회사에 원하는 인재상에 맞고, 적절한 예시를 곁들여 구체적으로 대답하는 것이 좋다.
흔한 표현이지만 결국 정답은 없다.
나는 같은 사람이고, 같은 스킬을 가진 디자이너이지만- 회사와 담당자에 따라 어느 회사에는 붙을 수도, 어느 회사에서는 서류 전형조차 통과 못할 수도 있으니...
채용자의 입장에서는 나는 디자인 매니저로써 OOO를 중요하게 보지만, 다른 디자인 매니저는 ㅁㅁㅁ를 중요하게 볼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채용자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우리 팀과 회사에 적합한 지원자를 선택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판단의 잣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회사와 인터뷰어, 포지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미리 연습 x 100 하여 가능한 많은 케이스들을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덧,
이번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과정을 거치며 참으로 다양한 지원자들을 만났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다양한 문화배경
그래픽 디자인, 마케터, UX 디자인 등 다양한 커리어 배경
나이 성별 등 역시 꽤 나 다양했고..
인터뷰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같은 질문과 같은 디자인 과제에도 저마다 다르게 준비하고, 다른 답변이 돌아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중에 정말 나와 우리 팀에 맞는 디자이너를 찾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다. 하지만 채용자의 입장에서도 지원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과정들은 또 하나의 과정이며, 이러한 경험은 채용자에게는 다음에 더 포지션에 적합한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지원자 입장에서는 본인에게 더 맞는 포지션이 뭔지, 어떻게 인터뷰에 응해야 하고 실수를 줄일 수 있는지 배우는 기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