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stellar Matter - Unsorted
이 챕터는 완성이나 결론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2000년대부터 2020년 무렵까지 제작된 작업들 가운데 일부를
의도적으로 정렬하지 않은 상태로 다시 놓아 본 기록이다.
이 시기의 작업들은
어떤 방향이나 중심으로 수렴되기 이전의 상태에 놓여 있었다.
서로 다른 형식과 주제, 밀도가 공존했지만
아직 중심이라 부를 만한 것은 분명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서로를 설명하지도, 정렬하지도 않은 채
그저 함께 존재해 왔다.
나는 지금 이 상태를
성간물질과 유사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성간물질이 우주 전체에 균질하게 퍼져 있지 않듯,
이 작업들 또한 완전히 무질서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것들은 이미 하나의 범위,
즉 내가 고전이라 부를 수 있는 영역 안에 놓여 있었고,
그 안에서 아직 응집되지 않은 상태로 머물러 있었다.
40대 중반에 이르러,
이전에는 느껴지지 않던
아주 미세한 중력장과 같은 감각이 감지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고,
그 중력장이 무엇을 형성하게 될지도 아직 알 수 없다.
이 쳅터는
의미를 부여하거나 서사를 구성하기 위한 정리가 아니라,
중력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이전의 상태와
그 변화의 기미를
해석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남겨 두기 위한 기록이다.
맺음말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감에
있어 하나의 방향을 미리 정해 두는 일이
늘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자연에서 식물은
좋은 양분을 준다고 해서
더 빨리 자라거나
꽃을 피우지는 않는다.
작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때가 되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
생각한다.
메모
이 챕터에서는 연도 표기를 의도적으로 배치하지 않았다.
연대 정보는 기록으로 존재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시간의 질서를 작동시키지 않는다.
장병언 (Eastbrush) 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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