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화문덕 Sep 19. 2021

#1. 미움아 저리 가!!! '대청호'

고마움을 모르는 인간넘들로 망가진 멘탈 치유하러 간 그곳

마음속에 미움이 가득 차
인간넘들이 싫어졌다

직장생활을 하면 늘 그런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허물은 전혀 보지 못하고 자신이 무얼 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 그들이 안쓰러워 오지랖을 부린 것이 내 잘못이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고 있길래 ㄱ부터 ㅎ까지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 모두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그리고 주변 취재 다 해서 전달해줬더니.... 네게 날아온 답은...

 

요약하면...


"내가 해야 할 것은 이제 인지했으니 앞으로 참견하지 말란다"


였다....


'하..... 인간넘들.... 고맙다는 말을 기대한 적도 없지만, 그래도 이건 정말 아닌 거 아닌가... 상사의 지시를 받아 직접 보고한 것을 놓고도 내가 지들한테 이래라저래라 했다며 아주.... 하.... 정말.... 인간넘들..... 그들을 위해 무얼 해보려고 한 내가 잘못이다... 다 내 잘못이다. 왜 그런 인간넘들을 위해 내가... 그냥 내버려 둘걸... 하... 인간넘들.... 아직도 빡친다...'

힐링이 필요한 추석 연휴다

마음과 머릿속에 미움이 가득 차 버렸다. 괜히 엮였다. 내 탓이다. 관점을 바꿔야 하는데 아직도 난 그들에 대해 미움이 넘쳐흐른다. 나를 다스려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산다...


휴가 끝나고서는 아예 상종도 안 할 것이다. 인간넘들...


어쨌든... 힐링이 필요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간 곳...


대청호다.


검색해보니 애견 동반 카페가 많이 위치해 있었다. 조용한 곳에서 강을 바라보며 마음을 치유받고 싶었다.

언제 봐도 우아한 자태를 보여주는 내 이클이. 네가 내 사랑이구나...

대청호야 내게 행복을 다오

대청호 입구에 도착해서 올라가면 깨끗한 화장실, 그리고 그 옆으로 번데기와 핫바 등 주전부리할 것들을 파는 상점(?)이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전 입구에 사주팔자를 봐주시는 간이 테이블이 있었다. 하마터면 가서 내 팔자를 봐볼 뻔했다.


하지만 보지 않았다. 난 기독교인이다.


앞날은 하나님만이 아신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모든 시련에는 다 이유가 있고 나는 그것을 기도로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남의 잘못이 아닌 내 허물을 찾아 회개해야 한다.


이번 인간넘들이 내게 준 시련과 깊은 빡침 역시 내 문제가 있을 것이다. 나를 돌아봐야 한다... 그래야 한다...


'하.... 인간넘들........'

녹색과 푸른색을 보니 마음에 평온함이 찾아옴이 느껴진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니 이곳이  천국이구나.


바람도 선선하고 햇살도 따뜻하니 이런 날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그냥 걷는 것 자체가 축복인 공간이고 고개를 돌릴 때마다 보이는 탁 트인 전경이 그야말로 힐링이다.


사실 특별히 할 것은 없다. 그냥 주변을 보면서 걷는 것이 끝이다. 사색이 필요한 날, 혼자 조용히 앉아서 나를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면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가을이 오고 있구나

단풍이 곱게 들고 있다. 자연의 놀라움.


우리에게 시련이 찾아오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고... 다시 마음의 평온이 찾아온다. 그리고 이 과정은 인생을 살아감에 매번 반복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지 못하고 때론 시련 속에 내가 갇혀버릴 때가 있다. 극복하기에 내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다. 때론 너무 많은 아픔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마음이 이를 처리하는데 과부하가 걸려서 일수도 있다.


내 마음이 그런 것일까. 얼마 전 너무도 많은 큰 시련을 겪은 탓에 지금은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는데 내 마음이 느끼는 시련은 너무도 깊고 크다. 어쩌면 저 인간은 내게 그러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것이기에 '저 인간마저'가 되어 실망감과 배신감이 더해져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기도하자
그리고 나를 돌아보자

그런 인간넘들과 엮여버린 나를 탓하자.

사람을 볼 줄 모르고 쉽게 믿었던 나를 탓하자.

그런 인간에게 속마음을 너무 빨리 꺼내어 보인 나를 탓하자.

그런 인간을 도와주겠다고 발바닥에 땀나듯 뛰어다니며 구구절절하게 상세한 요약을 해준 나를 탓하자.


나를 탓하자...

나를 탓하자...


미움이 찾아왔다. 도다시 미움이 찾아왔다.

마음속에 미움이 가득차버렸다.

나를 잃어버릴까 두려울 정도다.


기도하자. 하나님께 인간넘들에 대한 미움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들은 그런 인간이다. 하나님이 내게 주시려는 말씀이 있을 것이다. 그 말씀을 찾아야 한다. 사람을 미워해서 얻을 건 마음의 병뿐이다.


미워하지 말자. 미움을 버리자.

그 인간은 그런 부류의 인간데 내 탓이다.

인간넘들... 하....
인간넘들... 하....

이 좋은 관경을 보는 동안 미움은 잠시 잊혀졌다. 이토록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이클이와 달려온 이곳에서 함께 하는 동안 미움은 나를 지배하지 못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고 내게 소중한 이들을 생각하자.

하나님 저를 용서해주세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가진 저를 용서해주세요. 제 마음속 미움을 치유해주세요. 또한 내게 독설을 쏟아낼 것 같아 피하고 싶은 이들을 생각하는 저를 치유해주세요.


현재를 소중히 생각하고, 지금 저와 함께 있는 사랑하는 가족과의 시간에 충실히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지나간 빡친 시간과 앞으로 다가올 빡칠 시간에 연연하지 않게 해 주시고, 내게 불필요한 인간넘들로 인해 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해 주세요.


교만한 저를 깨뜨려주시고 늘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는 제가 되게 해 주세요.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모든 일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임하는 제가 되게 해 주세요

주변을 돌아보다
궁금해졌다

대청호에는 자전거 라이딩하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이곳저곳 살펴보다 보니 이곳 대청댐에는 국토종주 자전거길 인증센터가 있었다.


'아 그래서 많았던 거구나...'

커피가 필요해

멋진 풍경을 보며 어느새 인간넘들에 대한 미움은 사라졌지만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었다. 이곳에는 커피 마실 곳은 없었다.


인근에 검색을 해보니 반려동물 입장 가능한 예쁜 카페가 검색이 많이 됐다. 하지만 우리는 집으로 방향을 돌렸다.


카페 가서 커피 마시며 우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내 마음과 달리 가족은 피곤했나 보다.

이클아...... 아프면 안 돼.... ㅠ-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시동을 켜니... 이클이 요넘.... 주차 도움 센서 쪽 문제가 있다는 에러를 내게 보냈다.

집에 도착해 살펴보니 주차 센서가 먹통이 되는 현상이다....

카페를 검색해보니 이 현상은 요즘 핫한(?) 센서 오류였다. 꽤 많은 이들이 나와 동일한 증상을 겪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딜러님께 문의하니, 휴일임에도 친절히 응대해주셨고 차량을 점검할 수 있도록 직접 요청해주신다고 했다.


물론 카페에서는 이건 고질병이라 센서를 교체해도 고치 쉽지 않다는 이야기마저 보였다.  그래도 주차할때만 조심하면 되니.... 주행중 오류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시동을 완전히 껐다가 켜면 괜찮아진다는.... 마치 윈도가 버벅거리면 재부팅하면 되는 그런 느낌...


이클아 넌 무엇 때문에 그런 거니..  혹시 너도 미움이 생긴 거니... 그렇다면 내가 미안하구나... 데려와놓고 샤워도 제대로 못해줬네... 오류 떴다고 그제야 센서 주변을 정성껏 닦아줬으니 말이야... 조만간 목욕하러 가자...


이클아 우리 미워하지 말고 아파하지 말고...

우리 시간 날 때마다 좋은 것 보러 많이 다니며 함께 하자꾸나! 우리가 서로의 기쁨이 되어보자꾸나!


빡치면 언제든 너한테 말할 테니 나를 힐링이 되는 곳으로 안전하게 데려다 주렴!


늘 우리 건강하자!

이전 01화 #프롤로그... 달려라 이클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