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폐극장이 스타벅스 매장으로 '착한 변신'
유통가 보도자료 속 데이터를 솎아내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알려드리는 코너를 마련했다. 바로 '보도자료 속 데이터 솎아내기'다. 기업들이 내부 고객 분석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지만,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다. 그리고 더 많은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 홍보 행위를 한다. 보도자료는 홍보 행위 중 하나다. 보도자료는 실무자의 전략을 홍보하는 이가 글로 적어낸 것이다보니 홍보하는 이가 개떡같이 쓰면 개떡이 되고, 찰떡같이 쓰면 찰떡이 된다. 의도적으로 자사의 데이터 전략을 숨기기 위해 글을 개떡같이 쓰기도 하기도 하니 참고 바란다. 'DXReport'에서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보도자료 속 숨겨진 데이터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솎아내어 친절히 데이터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한다.
보도자료 속 데이터 솎아내기
소상공인과 지역상권 상품기획이 고민이라면...
60년 전 폐극장의 착한 변신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고산자로 36길 3
최근 경동시장에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유동 인구 증가는 시장에 새로운 희망이 된다
지난 10년 동안 전통시장 116개가 사라졌다. 온라인에 취약한 전통시장은 팬데믹으로 더욱 힘들어졌다. 사람이 찾아오지 않으니 그 안에서 삶을 일구는 상인들은 휴업과 폐업에 맞닥뜨렸다. 2021년, 경동시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최근 경동시장에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유동 인구 증가는 그 자체로 경동시장의 새로운 희망이 되었다. 경동1960점이 생기며 시장 전체가 다시 움직인 것이다. 경동1960점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가능하지 않았다. 그간 전개해 온 사회 공헌 활동의 경험과 노하우가 밑바탕이 된 것이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고산자로 36길 3
중장년층으로 가득할 것 같은 전통시장에 젊은이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최근 뜨거운 인기를 끄는 ‘스타벅스 경동1960점’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서울 경동시장 안 오래된 폐극장을 리모델링해 경동1960점을 오픈했다. 레트로와 트렌디함이 한데 섞인 인테리어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이곳엔 60년 간의 이야기와 ‘커뮤니티 스토어’로서 상생의 가치가 담겼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 경동시장의 랜드마크가 되다
경동1960점은 전국의 모든 약재가 모이는 경동시장 입구에 위치해있다. 각종 한약재와 식품을 파는 전통시장 한가운데 스타벅스를 상징하는 녹색 간판이 낯설면서도 잘 어우러진다.
해당 건물 2층을 오르면 마치 극장 입구 같은 스타벅스의 문이 나타난다. 영업이 시작되기 전인 이른 아침에 찾았지만 이미 입장을 기다리는 젊은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백화점에서나 보았던 ‘오픈 런’이다.
영업이 시작되는 9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곳이 전통시장인 것을 잊을 만큼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갓 구운 빵 냄새와 은은한 커피 향, 잔잔한 음악과 함께 363.5평의 공간이 눈앞에 거짓말처럼 나타난다.
경동1960점은 한때 극장이었던 공간의 DNA를 그대로 간직했다. 스크린이 있었던 자리에는 빵을 굽고, 커피를 만드는 조리대가 들어섰다. 국내 유명 조명설계팀과도 협업해 기존의 극장 구조를 더욱 돋보이게 연출했다.
무대를 연상시키는 상단에는 대형 아트웍을 전시했고, 매장 한 켠에 공연 무대도 마련했다. 무대에서는 클래식이나 재즈 등 지역 아티스트들의 문화예술 공연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약 200석 규모의 좌석은 극장의 구조를 그대로 살려 계단을 따라 층층이 놓였다. 좌석에 앉으면 영화를 보듯 이 모든 장면이 펼쳐진다. 웅장하면서도 안락하다. 벽면 스크린에는 주문번호와 고객의 닉네임이 영화의 엔딩크레딧처럼 떠오르고 있었다.
경동1960점은 다양한 특화 푸드를 즐길 수 있는 매장이다. 음료와 함께 빵을 주문하고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이 가득하다. 특히 노릇하게 익은 베이커리 앞에는 사진을 찍거나 담을 것을 고르는 20대의 고객들이 있었다. 갓 나온 빵을 고르고 나오는 김예진(21세) 고객에게 경동1960점에 대한 인상을 물었다. “이전에는 경동시장에 한 번도 와 본 적 없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시장에 있는 맛집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라 말했다.
극장이었던 이 공간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오직 경동1960점만이 담을 수 있는 특별한 감성은 로코노미* 트렌드에 완벽히 부합했다. 전통시장의 부흥과 상생을 목적으로 경동시장 폐극장에 둥지를 튼 경동1960점이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것이다.
* 로코노미(Loconomy) : ‘Local(지역)’ 과 ‘Economy(경제)’를 합친 말로 도심의 거대 상권이 아닌 동네에서 소비 생활이 이루어지는 현상
스타벅스 관계자는 “MZ세대를 전통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게 목적이었다. 복고감성을 자극하는 경동시장에서, 스타벅스가 가진 장점을 풀어간다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생각은 적중했다. 경동1960점은 개점과 동시에 ‘핫플’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16일 문을 연 이후 약 한 달간 누적 4만 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였으며, 일평균 1천 명에서, 많게는 2천 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경동시장의 상권도 살아났다.
경동1960점 근처 청년몰을 찾자 점심 장사를 준비하는 상인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늘었습니다.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스타벅스에 들르고 경동시장과 인근 식당도 많이 찾아 주시는 듯해요. 또, 경동시장은 오후 5시면 문을 닫아서 이전에는 저녁 손님이 많이 없었는데, 스타벅스가 생긴 이후로 저녁 손님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식당가 전반적으로 50%가량 매출이 올랐습니다.” 경동시장 청년몰 전훈 대표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전훈 대표는 “동반성장위원회도 스타벅스가 들어온 이후로 지도 팜플렛, 간판 제작 등 다양하게 지원한다”라며 “스타벅스가 오후 8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2시간 연장하는데 앞으로의 저녁 매출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당신은 이미 300원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경동1960점의 빵과 커피. 경동1960점을 포함한 모든 커뮤니티 스토어는 품목당 300원이 자동으로 기부된다.
이번 경동1960점은 스타벅스의 ‘커뮤니티 스토어’ 5호점이기도 하다. 스타벅스의 커뮤니티 스토어는 지역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와 장기적인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개발된 스타벅스의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이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품목당 300원씩 파트너 기관에 전달하고, 이를 통해 사회공헌 사업을 펼친다.
스타벅스는 경동1960점이 가지는 상생의 가치를 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5일 스타벅스, 동반성장위원회, 경동시장상인회, 케이디마켓주식회사 4자간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스타벅스에서 품목별 300원씩 적립되는 상생기금(연 최대 1억원)으로 시장 시설을 현대화할 계획이다. 상생기금 외에도 일자리 창출, 문화예술인 무대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상생 활동도 전개한다.
스타벅스는 2014년 10월 청년인재 양성을 위해 커뮤니티 스토어 1호점으로 오픈하였고, 이어 2020년 5월에는 청년 창업문화 지원을 위한 커뮤니티 2호점을, 2021년 12월에는 서울대치과병원점을 커뮤니티 3호점으로 전환해 장애인식개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커뮤니티 4호점의 문을 열었다. 커뮤니티 스토어 2호점은 총 3,897명의 예비 창업자들에게 멘토 강연을 제공했으며, 커뮤니티 스토어 3호점이 14년부터 현재까지 전달한 기부금은 누적 24억원에 달한다.
커뮤니티 스토어 외에도 스타벅스는 수해 카페 인테리어 복구, 레시피 공유 등 다양한 상생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2022년 동반성장 대상’에서 커피전문점 업계 최초로 상생협의회 운영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스타벅스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찾아주시는 만큼, 이를 통해 경동시장에 활기를 불러오고 지역 상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역사회와 지속적으로 상생하는 매장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