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탐구생활

AI시대, 교원도 구조조정 시대에 들어섰다

줄어드는 교사 정원, 달라지는 교직의 사회적 위치...역할 재편 필요

by 광화문덕
“AI 시대, 교원도 구조조정 시대에 들어섰다”


제목에 다소 어그로를 끌은 건, 이 사안을 단순한 정책 뉴스 한 줄로 넘기기에는, 생각해볼 지점이 너무 많아서다.


'교원 감축'은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한 아이의 학부모로서 적잖이 놀라운 소식이다. 교원 정원을 줄인다는 발표 자체도 낯설지만, 그동안 ‘교원’이라는 직업이 상징해 온 사회적 이미지와는 상당한 거리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교원은 오랫동안 ‘안정적인 전문직’의 대표 격이었다. 성적이 좋고, 성실하며, 비교적 오랜 시간 일할 수 있는 직업.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 앞에서, 그 전제는 더 이상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정책은 분명히 보여준다.


이제 교원을 둘러싼 논의는 “얼마나 더 뽑을 것인가”에서 “어떤 교사를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변화는 전국 곳곳에서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고 있는 ‘AI 시대’라는 시대적 흐름과 겹쳐 나타나고 있다.


2026년 2월 5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5년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6주기)’ 결과는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27학년도부터 유치원·중등 교원양성 정원이 약 3,000명 감축된다. 일반대학 교육과, 교직과정, 교육대학원이 모두 대상이며, 일부 기관은 교원양성 기능 자체가 폐지된다.


큰 흐름에서 보면, 이 결정은 어쩌면 예고된 수순이기도 하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은 이미 현실이 됐다. 안동대와 경북도립대가 통합돼 국립경국대학교로 출범한 사례만 보더라도 그렇다. 한경대와 한국복지대의 통합, 부산권 국립대 간 기능 통합 논의, 강릉원주대의 캠퍼스 재편까지, 대학 구조조정은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 흐름이 되고 있다. 교원양성 체계 역시 이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번 교원 정원 감축 조치는 형식적으로는 ‘질 관리’와 ‘역량 강화’로 설명된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보면, 교원 공급 과잉과 임용 적체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 조정에 가깝다. 학생 수 감소라는 인구 변화가 교원을 길러내는 규모와 방식까지 직접적으로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변화가 현직 교사를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교사가 되는 경로와 양성 체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구조조정의 초점은 ‘교사 개인’이 아니라, 교원을 길러내는 체계 전반에 맞춰져 있다.


다시 말하지만, AI 시대라는 점이 교원 감축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다만 교육 현장에 AI 기술이 점차 도입되면서 출결 관리, 학습 기록 정리, 반복적인 행정 업무 등 일부 기능은 기술의 도움을 받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교원 감축의 여파 속에서 학교 역시 기존의 역할 분담과 업무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교원 정원 감축은 교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도 맞물린다.


잇따르는 교권 침해, 악성 민원, 정서적 돌봄 부담이 반복적으로 공론화되면서, 교사는 더 이상 ‘안정적인 직업’으로만 인식되지 않는다.


오히려 높은 책임과 감정노동이 결합된 전문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교직의 가치가 낮아졌다는 의미라기보다, 오랫동안 신비로운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교사의 역할과 부담이 사회적으로 드러나며, 교사라는 직업을 둘러싼 환상이 걷혀지고 있는 과정에 가깝다.


그 결과 교원양성 체계 역시 ‘확장’이 아니라 ‘선별’의 논리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교대와 사범대, 교직과정의 입시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은, 특정 집단의 역량 문제라기보다 직업 선택 시장에서 교직의 위치가 재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문제는 사회가 교사에게 요구하는 역할의 무게에 비해, 제도적 보호와 지원이 충분히 따라오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다.


무너진 교권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악성 민원으로부터 학교와 다른 학부모들, 학생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정서적으로 케어받지 못한 채 학교로 내몰리듯 보내지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환경 속에서 교사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AI 시대에 교직은 더 이상 관성적으로 유지되는 직업이 아니다. 변화한 교육 환경 속에서 사회적 신뢰와 제도적 지원을 함께 확보할 때만, 교직은 지속 가능한 전문직으로 남을 수 있다.


이번 3,000명 감축은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이는 교사를 줄이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AI 이후의 학교에서 ‘어떤 교사를 남길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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