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나열하지 말고, 쉽게 풀어 써 주세요
쏟아지는 보도자료
기자로 일하면서 하루에도 수백통의 보도자료를 받는다. 가끔 경악하게 만드는 보도자료도 있다.
특히, 정부 기관에서 보고서 형식으로 보내온 자료를 보면 기가 막힐 때가 많다. 그러다 이해할 수 없는 단순 글자 나열을 보게 되면 열었던 윈도우 창을 닫아버리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한편으로는 측은한 마음도 든다. 내부 보도자료 작성 지침 탓일 수 있어서다. '글자를 구겨 넣듯이 무분별하게 나열할 수밖에 없었다면 실무자가 얼마나 힘들었을까'란 생각에서다.
보도자료란?
보도자료는 기자들이 기사를 생산함에 있어 참고가 되는 중요한 자료다.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기자에게 정확한 사실에 대한 자료 전달이란 것도 있지만, 실무자의 피곤함을 덜어주기 위함도 있다. 실무자는 보도자료에 이슈와 관련된 사항들을 담아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다른 업무를 보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보도자료가 엉망이면 실무자는 그날 하루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온 종일 앵무새처럼 똑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다 하루를 보내야 한다.
기자 역시 암호를 해독하듯 자료 내용을 분석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엉망인 글이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셈이다.
배려 + 정성 = 감동
반대로, 배려가 가득한 보도자료를 받게 되면 나도 모르게 기사를 공들여 쓰게 된다. 쉽게 쓴 문장만으로도 감격인데 여기에 어려운 행정용어나 단어들을 친절하게 세심하게 풀어주기까지 해놓았다면, 작성자의 이름을 찾아서 확인한다. 그만큼 기억 오래 남는다.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도록 고민해서 작성한 문장은 읽어보면 느낄 수 있다. 매일 글을 읽고 쓰는 직업병 때문이다.
기자입장에서 정성껏 적어놓은 한자 한자를 읽을 때면 감동한다. 글에는 글쓴이의 마음이 담겨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