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제주도를 찾은 우리 가족만의 여행지
최근 5년 동안 여름이면 제주도를 찾았다. 아내, 아들, 우니(요크셔)와 이렇게 네 식구는 제주도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아내가 정교하게 동선을 짠 덕택에 여행은 늘 완벽했다. 또한 매년 색다른 장소와 그에 맞는 동선 최적화를 했기에 제주도는 늘 내게 새로운 설렘을 주었다.
반려견과 동행
처음 우니를 제주도에 데려갔을 때 주위에서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아마도 비행기에 반려견을 태운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우니를 반려견 케이지에 넣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우니는 공항 내 스타였다. 사람들은 모두 "와~ 저기 봐"라며 우니를 귀여워해 줬다.
제주도에서 렌터카
제주도에는 렌터카가 필수다. 하지만 그만큼 사고도 많이 목격했다. 특히 제주도에서 운전연습을 한다는 것은 옛말이다. 충분한 주행연습이 없이 제주도에서 운전한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제주도의 첫 식사는 늘 이곳에서
우리 가족은 공항 근처에 있는 일식집에서 첫 끼를 해결한다. 점심 특선은 2만5000원인데, 일품이다. 횟감도 좋고 양도 꽤 많다. 2만5000원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아쉽게도 올해에는 비행기의 연착으로 인해 3시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 저녁식사 3만7000원짜리를 먹어야 했다. 하지만 끝없이 나오는 음식들로 행복했다. 여기에 찍지 못한 것들도 있다면 믿겠는가... 아이를 위한 돈가스정식은 덤으로 제공해주셨다.
제주도의 고기국수 명물, 자매국수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다. 이걸 먹으려고 이렇게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년 먹고 온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어서다.
이번 여행에서도 먹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고기국수가 일본 라멘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주얼 적으로도 흡사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먹는 이들이게 고기국수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새콤달콤한 비빔국수는 처음 맛보는 이들에게도 거부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왕 간 거 고기국수를 먹아볼 것을 권한다. 비빔국수는 솔직히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어서다.
전복돌솥밥&뚝배기
우리가 늘 찾는 전복돌솥밥집이 있다. 여기는 한적하기도 하지만 맛도 괜찮다. 가격도 나쁘지 않다. 2인 기준 3만9000원.
아들은 여기 전복돌솥밥을 참 좋아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 볼 수 있는 아들의 춤사위는 매력적이다.
이제는 명물이 된 돈가스&우동집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우리만의 공간이었다.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었기에 자주 들렀다.
하지만 지금은 줄서서 먹어야 하는 곳이 됐다. 돈가스와 우동이라는 메뉴에 바다 전망이 더해지니 그저 행복할 따름이다. 맛보다는 운치다.
제주도 흑돼지는 그냥 그랬다
매년 갈 때마다 유명하다는 흑돼지 전문점을 찾았다. 하지만 늘 별로였다.
연탄불로 구워 먹는 제주도에서 정말 유명하다는 곳을 찾아갔으나 연기 때문에 눈이 빠질 정도로 아팠다. 저녁에 눈을 급습한 기름진 연기는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눈알에 기름으로 가득해 뻑뻑함이 전해졌다. 눈이 아플 지경이었다.
올해 다녀온 고기집도 인심은 좋았지만 서울에서 맛본 삼겹살이 더 좋았다. 바닥에 기름이 흔건했고, 연기는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올해 맛본 신세계
옥돔구이&옥돔지리
오리고기 쌈밥도 좋았다
저녁 7시가 다 돼서 도착한 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했던 오리고기 정식. 이곳은 도롯가에 있는 곳인데, 먹으면서 건강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인심도 후했던 기억이다.
생선구이에 산채비빔밥도 좋군
제주도에서 은근 실패하지 않았던 건 역시 생선구이였다. 비빔밥에 생선구이는 참 좋았다.
제주도에서의 이국적인 디저트
망고 주스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찾아간 이곳은 색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다. 마치 하와이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주택가 근처에 있어서 찾기 쉽지 않았으나 내비게이션이 있으니 어렵지 않을 듯하다. 주스도 좋았고, 빵도 좋았다. 가격이 좀 세다는 게 흠이지만 한 번쯤은 가볼 만 하다.
바다를 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
이곳은 이미 유명한 곳이어서 검색만으로도 알 수 있는 곳이다. 큰 쿠션 위에 누워 바라보는 바다는 환상적이었다.
해변은 어디든 좋아
: 게스트하우스들이 많았다. 이 때문일까. 계곡 주변에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다는 건 참 좋았다. 야경도 예뻤고 셔터를 누를 때마다 작품이 됐다.
: 가족 단위가 많았다. 여기서는 파라솔도 빌렸는데 가격이 착한 편이라고 했다. 쓰레기가 좀 많은 편이어서 그게 좀 아쉬웠다.
아들이 좋아하는 자동차가 많은 곳
세계자동차박물관
정말 멋진 클래식카가 많았다. 자동차에 관심이 별로 없는 내게도 호기심을 일으켰다. 연신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없었다. 이곳에서 아들은 자동차 운전연습도 하고 자체 발급하는 면허증도 발급받았다.
포선해비치 1km 정도 거리에
명물 찐만두집
고기 만두는 담백했고 김치 만두는 막걸리가 생각났다. 매콤한 게 시원한 막걸리가 제격이었다. 10개에 4000원. 재료가 떨어질 때까지 판매한다. 생유산균 막걸리는 그냥 기호에 따라.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한 번정도 시음해보는 정도. 내 생애 최고의 막걸리는 현재까지 남양주에서 맛본 잣막걸리다. 그 이상을 뛰어넘는 막걸리는 아직까지 없다.
커피는 역시 테라로사
테라로사는 어디에서든 좋다. 어딜 가든 테라로사가 있다면 꼭 들른다. 제주에도 빼먹지 않고 들렀다. 소파가 있어서 참 좋았다. 다만 자리가 많지 않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눈을 굴려야 한다. 테라로사의 티라미수는 가면 꼭 맛봐야 하는 것 중에 하나다. 커피는 단연 최고다.
올레 시장에서 만난
귤하르방과 흑돼지고로케
솔직히 인터넷에서 유명한 것을 잘 믿지 않는다. 그보다 아내의 선택을 맹신한다. 아내의 선택은 늘 옳았다. 귤하르방은 귀여운 모양에 상큼한 귤 향이 난다. 그냥 경험해보면 좋을 정도였다. 실망할 필요 없다. 올레시장에서의 흑돼지 고로케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고기)와 감자를 사 먹었는데, 정말 먹으면서 계속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다. 정말 맛있다. 비싼 흑돼지 고기에 실망했던 마음을 흑돼지 고로케가 위로해줬다.
제주 오면
오메기떡도 먹어야지
동문재래시장에서 만난 올레꿀빵과 오메기떡. 이곳에는 유명한 오메기떡집이 있다.
코코몽에코파크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파라다이스
늘 찾는 곳이다. 아들은 여기서 완전 신나게 논다. 최근에는 수영장도 오픈했다. 그야말로 여기서 온종일 있으면서 하루를 보내면 된다. 여기서 볶음밥과 파스타도 맛있다. 무엇보다 식사 후 즐기는 야외 테라스에서의 커피 한 잔은 진리다.
1박2일에 나온
전복돌솥밥에 마가린, 간장 비벼 먹기
아침 일찍 찾아간 곳. 1박2일 촬영장소로 유명하다. 너무 일찍 찾아간 탓에 선택할 수 있는 건 전복돌솥밥 뿐이었다. 마가린과 간장 소스를 함께 비벼 먹는 돌솥밥이었다. 어릴 적 먹었던 그 맛이었다. 마가린과 간장은 환상궁합이었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됐다.
한 번은 찾아가는 갈치조림
맛있긴 했지만, 너무 줄이 길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면 가볼 만 하다. 여기는 제주도에 가면 모두가 찾는다는 그곳이다.
우도에서는 이걸 먹어야 한다지
경험 삼아 한 번 정도...
제주도 전복죽은
어디서 먹든 최고다
여기 역시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유명한 집이다. 여기서도 일품이었고, 다른 곳에서도 좋았다.
제주도 최고의 관광지, 휴양림
제주도에서의 최고의 관광지는 휴양림이지 않을까. 여기서 우연히 맛본 콩까루 오메기떡은 일품이었다. 꼭 맞보길 추천한다.
시원한 물이 있어 좋았다. 제주도를 처음 갔을 때 가고 그 이후론 찾지 않았다.
한 번 쯤 가볼 만 하다. 한라봉 주스는 어디에서 먹든 좋다. 이번에도 저번에도 먹었다.
참 좋았던 기억이다. 거닐며 건강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기가 달랐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다. 아내는 한라산에 꼭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열심히 달려서 도착한 곳, 어승생악이다.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솔직히 굉장히 겁이 날 정도였다. 아내보다 내가 겁이 더 많다는 것을 이날 깨달았다. 기어이 정상에 올랐다. 30여분이 걸렸다. 거센 바람을 뚫고 올라간 만큼 성취감은 컸다.
제주도 유명 간식 보리빵
욕심내서 엄청 많이 사온 게 문제였다. 먹을 만큼만 사 먹자. 아쉬우면 다음에 또 와서 먹자.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즐기는 조식
굳이 KAL호텔에 묵지 않더라도 마일리지가 있다면 호텔 조식을 즐길 수 있다. 이건 팁이다. 식사 후 호텔 주변을 거닐며 여유를 만끽했다.
숙소
반려견과 함께해야 했기에 우리에게 숙소는 늘 걱정거리였다. 호텔에서 숙박할 수 없었고, 게스트하우스 주인분께 전화를 걸어 미리 사전에 허락을 구해야 했다. 솔직히 아이도 있어서 잠자리가 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 의미는 컸다는 생각이다. 우니는 우리 가족이 제주도에 다녀온 횟수만큼 제주도를 여행했다. 비행기에서도 이제는 의젓하게 잘 있는다. 여행 가면 용케 화장실을 찾아내 용변도 잘 가린다. 이제는 어엿한 여행을 즐기는 강아지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반려견과 함께 숙박을 요청하면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주인이라고 해도 꺼려했을 것 같다. 드라이브를 즐기고 꽃향기 맡는 것을 좋아하는 우니에게 인간 세상의 벽은 아직 높기만 하다.
우리 여행의 마지막 장소
우리는 제주도 여행 일정 마지막을 항상 이곳 스타벅스에서 마무리한다.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긴 뒤 공항으로 향한다. 그리고 여행 기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이곳은 그만큼 우리에게 특별한 공간이다. 처음과 시작은 늘 같다. 우리의 제주도에서의 추억은 이 공간에 남아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의 30대, 아들이 엄마 뱃속에서부터 난 뒤 4살 때까지 5년 간의 기억이 담겨있다. 무엇보다 주차장에서 여기 카페로 들어가는 길목에 적혀있는 문구가 참 좋다.
"The time has come", he said.
여행은 늘 옳다
제주도 여행 계획 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식당 이름은 충분히 나오기에 일부러 뺐다. 혹시나 음식이라는 것이 입맛에 따라 좌우될 수 있어서다.
아내와 나는 당분간 제주도를 가지 않기로 했다. 매년 다녀온 탓에 더는 설렘이 없어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주도 물가가 너무 오른 탓도 있다. 여행은 설렘인데, 우린 이제 익숙해진 제주도가 아닌 다른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 곳도 익숙해지게 되면 정리해서 올려볼 생각이다.
여행 때마다 오랜 기간에 걸려 일정을 꼼꼼하게 정리해주는 아내에게 경의를 표한다. 늘 존경했고 앞으로도 난 늘 아내의 이런 섬세함과 부지런함을 존경할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늘 운전기사만을 자처했던 내 모습, 앞으로의 모습이기도 하겠지만... 그런데도 늘 나를 사랑해주고 배려해주는 아내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한다. 공개적으로 존경과 감사를 표하기 위해 기록으로 남긴다.
- 2016.08.07 제주도 여행의 마침표를 찍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