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택스 립 와인 셀라 핸즈 오브 타임 2016
천천히 음미할 준비를 하자
스택스 립 와인 셀라 핸즈오브 타임. 지난 두 번의 경험에서 이 와인의 복잡함을 느끼지 못했다.
가벼움 보다는 묵직함을 좋아하는 내게 이 와인은 '실망'이었다.
지극히 주관적으로 평을 하자면 '가격대에 맞지 않는 가벼움'이랄까. 복잡함을 좋아하는 내게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핸드 오브 타임'애 대해서는 '스토리 빼면 시체'란 제목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했다. 그러다 문득 그건 와인의 세계와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은 그런 것이니까 말이다. 좋고 나쁘다는 표현보다는 그 와인이 담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맞겠다고 판단했다.
세상엔 수많은 와인이 있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포도품종을 가지고 양조자들이 정성껏 만드는 것. 그들의 노고가 담겨 있는 것을 내게 맞지 않다고 하여 혹평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어쩌면 내 품격이 와인의 품격에 훨씬 다다르지 못해서 아닐까란 생각도....
그래서 다음 기회를 기다리기로 했다.
만반의 준비
오늘 다시 스택스 립 와인 셀라를 열었다. 편견을 없애려고 애썼다. 한국에서는 꽤 고가의 와인인 이 와인.
'가성비를 논하려고 하지 말자. 기대하지 말고 이 와인이 내게 주는 이미지에 집중하자'
와인을 따면서 계속 되뇌였다.
오늘은 마시기 전에 1시간 정도 와인을 미리 오픈해놨다. 이 와인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어서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다.
두 눈을 감고 집중하자
한여름 시원한 강가에서 느끼는 서늘한 바람이 느껴진다. 바람 속에는 달콤하면서도 시큼한 과실 향이 실려있다.
복잡하지 않은 과실향이란 것에는 변함이 없다. 무언가 더 느끼고 싶어 다가선다. 치즈향에 묻이 있는 건 체리인건가...
묵직한 치즈향과 함께 과실향이 뭇어나온다.
다시 스월링을 한다. 이전의 경험이 나를 더욱 더 이 와인에 집착하게 하는 것 같다.
마음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잡으려 노력중이다. 신중하게 와인 잔을 기울여 입안으로 조금 흘려넣는다.
역시 가볍다. 혀위에 가만히 올려놓기만 한다면 와인이 아니라 물이라고 해도 모를 정도다. 정말 너무도 쉽게 들어간다. 거부감이 전혀 없다.
잠시 머금고 있다가 혀의 다른 부위로 와인을 굴려본다. 혀 위에서 자유롭게 굴러가는 와인은 쌉싸롬함과 약간의 달콤함을 내게 보여주다 마지막에는 톡하고 쏘고 사라진다. 여운이 길지는 않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두시간 여가 지나니 맛이 조금 복잡해지는 것 같다. 그럼에도 가벼움은 여전하다. 와인 자체가 주는 가벼움이다. 물을 마셨을 때의 그런... 지금의 나의 표현력으로는 부족한 그런 가벼움이다.
마음 속 이미지를 그려보면
냇가가 보인다. 시냇물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표면에는 그 어떤 출렁임도 느껴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고요함이다.
잠시 서서 깊게 숨을 들이킨다. 주변에 잔잔하게 피어있는 풀들의 향기가 내게 다가온다. 서늘한 바람이 느껴진다. 상쾌하다. 마치 무더운 여름날 계곡에 발을 담갔을 때 느꼈던 느낌이랄까.
잔이 기울여 본다. 보랏빛에 가까운 자주빛이 넘실거리며 넓게 퍼진다. 맑은 루비색이다. 가장자리로 갈수록 맑고 투명해진다.
'파리의 심판'
1976년 5월 24일 파리의 와인 바이어였던 영국인 스티븐 스퍼리어(Steven Spurrier)와 그의 미국인 직원 패트리샤 갤러허(Patricia Gallagher)는 자신들의 와인숍과 와인 아카데미(아카데미 뒤 뱅)를 홍보하기 위해 하나의 이벤트를 기획하게 된다.
1976년이 미국이 독립 200주년을 맞이한 해이기도 하여 이들은 캘리포니아의 소규모 신생 와이너리들을 프랑스인에게 선보이겠다는 취지의 이벤트를 하게 된다.
방식은 바로 블라인드 테이스팅. 그들은 캘리포니아 와인 6종과 프랑스 와인 4종을 와인을 레드와 화이트 각각 10종씩 선별해 순위를 매기기로 했다.
심사위원으로는 프랑스에서 권위있는 최고 전문가 9명으로 구성했다.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와 샤또 지스쿠르의 소유주를 비롯해 미슐랭 쓰리 스타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와 수석 소믈리에, 프랑스 최고 와인 전문지의 편집장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입장
캘리포니아 와인은 스티븐 스퍼리어와 패트리샤 갤러허가 직접 미국의 와이너리 여러 곳을 방문하여 선별하였고, 잘 알려지지 않은 '부띠끄 와인'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당시 프랑스에서 미국 와인에 대한 인식은 테이블 와인 정도의 저질(Low quality)로 인식됐다고 한다.
부띠끄 와인이란 1990년대 초·중반부터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일부 와이너리에서 소규모로 생산해내고 있는 최상급 명품 와인들을 일컷는 말이다. 와이너리의 가장 질 좋은 포도와 새 프렌치 오크통을 사용해서 한정된 양(300~600케이스)만을 생산한다.
다들 이미 결과는 뻔할 것이라고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들과 함께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선보일 프랑스 와인들은 프랑스에서도 내로라하는 것들이었다. 화이트는 부르고뉴 생산자의 그랑 크뤼와 1등급이었고, 레드 와인도 보르도 그랑 크뤼 1, 2등급의 최고급 와인이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오전(화이트 와인)과 오후(레드 와인)로 나누어 진행됐다고 한다. 오전 화이트와인 시음장의 분위기는 여유로우면서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시음 결과가 나오자 9명의 심사위원들은 모두 표정이 굳어졌다고 한다.
충격적인 시음 결과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미국 와인이 132점으로 2등 프랑스 와인(126.5점)을 압도적인 점수로 제치고 1위를 한 것이다. 그 영예의 1위가 바로 '샤또 몬텔레나 샤도네이 1973'였다. 2위는 프랑스 와인 '도멘 룰로 뫼르소 1등급 샴 1973'가 차지했다. 상위 5개 와인 중 3개가 캘리포니아 와인으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오후 레드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 분위기는 오전과 달랐을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자신의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임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말이다. 하지만 레드 와인 역시 1위는 미국 와인 '스택스 립 와인 셀라(Stag's Leap Wine Cellars) 카버네 소비뇽 1973'였다. 프랑스 와인 샤또 무똥 로칠드, 샤또 몽로즈, 샤또 오브리옹이 2위~4위를 차지했다.
이 사건은 자칫 묻힐 수도 있었다. 프랑스 와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기도 해서다. 하지만 블라인드 테이스팅 장소에는 미국 '타임(Time)'지의 파리 특파원 조지 테이버(George Taber)가 참석해 이 모든 광경을 지켜봤다. 그로부터 약 2주 후 타임지 58쪽에는 '파리의 심판(Judgment of Paris)'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고, 시음회 결과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참고로 이 대회를 소재로 한 영화도 있다. 2008년에 개봉한 '와인 미라클'이란 영화다.
미국 와이너리의 끈기 덕택
사실 1920년부터 13년간 이어진 금주령으로 미국 와인 산업이 몰락했다고 한다. 당시 색깔만 붉으면 와인 대접을 받았을 정도라고 하니 품질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금주령 탓에 미국의 많은 포도밭이 과수원이나 목장으로 변했고, 시장에서는 저질의 와인이 유통되고 있었다고 한다.
다만, 이 와중에도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Napa Valley)의 몇몇 와이너리는 고급 포도품종을 심고 최신 양조시설을 도입하는 등의 과감한 투자를 했던 곳이 있었다고 한다.
파리의 심판은 이들이 일궈낸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포기하지 않고 오랜 기간을 버텨낸 이들이 파리의 심판이란 사건을 통해 전세계에 이름을 떨친 것이다.
레드 와인 부문 1위
스택스 립 와인 셀라 S.L.V. 카버네 소비뇽 (Stag’s Leap Wine Cellars S.L.V. Cabernet Sauvignon)은 장기 숙성에 적합하며 와인 수집가들에게 가장 수집 가치가 있는 미국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스택스 립 와인 셀라 핸즈오브타임 2014
와이너리의 이름에 사용된 Stag은 사냥군을 조롱하며 절대 잡히지 않은 전설적인 사슴을 말한다. 이 사슴이 뛰어 놀던 곳인 스택스 립 디스트릭트(Stags Leap District)는 도발적인 과일 향과 매우 정교하고 소프트한 탄닌으로 나파 밸리에서도 최고의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이라고 한다.
이 와인은 까베르네 쇼비뇽 86%, 메를로 11%, 말벡 3%의 비율로 블랜딩됐다.
<수입사의 테이스팅 노트>
보르도 스타일의 이 와인은 스택스 립 와인 셀라 와인들의 전형적인 특징인 숙성미와 절제미, 부드러움과 훌륭한 구조감 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블랙 베리, 잘 익은 자두의 맛과 향이 바닐라, 코코아, 계피향과 잘 어우러지며 육두구 종자 등 향신료도 살짝 느껴진다.
▼ 와이너리에 대한 상세 내용은 아래 링크 참조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와인 가운데 가장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바로 까베르네 소비뇽이다. 와인병에 붙어있는 라벨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실제로 전세계 와인 시장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와인의 주 재료이기도 하다.
까베르네 쇼비뇽의 고향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 그중에서도 메독(Medoc)이다. 아래 좌측 지도에서는 Medoc, 우측 지도에서는 1번에서 8번으로 보이는 지역이다.
원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특히 메독 지역)에서는 까베르네 쇼비뇽 품종을 사용하여 최고급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메독 지역의 '샤또 마고(Château Margaux), 샤또 무똥 로췰드(Château Mouton-Rothschild), 샤또 라피뜨 로췰드(Château Lafite-Rothschild), 샤또 라뚜르(Château Latour) 등의 세계적인 명품 와인들이 까베르네 쇼비뇽을 주 품종으로 블랜딩한 와인들이다.
까베르네 쇼비뇽품종은 더운 지역에서 잘 자라지만, 다양한 기후와 토양에 대한 적응력이 좋고, 질병이나 냉해에도 강해 세계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재배된다. 까베르네 쇼비뇽은 현재 본 고장인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 남아프리카, 동유럽, 오스트레일리아 심지어는 중앙아시아까지 퍼져 널리 재배되고 있다.
특히, 1960년대 이후 캘리포니아,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세계 와인 생산국에서도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까베르네 쇼비뇽은 레드 와인 품종 중에서 가장 묵직하고 진한 맛을 낸다. 이것은 포도가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탄닌(tannin) 성분 때문이다. 이를 남성적, 야성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와인을 생산하는 양조장에서는 부드러운 맛의 다른 포도와 혼합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가리켜 브랜딩(blending)이라고 한다. 까베르네 소비뇽과의 브랜딩에는 쉬라즈(Shiraz), 메를로(Merlot) 등이 흔히 쓰인다.
타닌이 많은 까베르네 쇼비뇽은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할 수 있고, 병입한 후에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은 기본적으로 진한 까시스 향과 타닌의 묵직함, 후추, 민트향이 나며, 산도가 꽤 느껴진다고 한다. 오크통 숙성을 통해 바닐라, 초콜릿, 담배향 등도 곁들여진다고 평가한다.
Cabernet Sauvignon에 대한 8 가지 사실
(출처 : 와인 폴리)
Cabernet Sauvignon은 1600 년대에 Cabernet Franc와 Sauvignon Blanc을 교배했고, 그 이후로, 진화하면서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레드품종 중에서 아주 무겁고 진한 맛을 내는 Cabernet Sauvignon(까베르네 쏘비뇽) 품종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레드 품종인 Cabernet Franc(까베르네 프랑)과 화이트 품종인 Sauvignon Blanc(쏘비뇽 블랑)의 교배로 만들어진 품종이라는 얘기다.
Carole Meredith 박사와 UC Davis의 연구 그룹은 DNA 종류를 사용하여 다양한 와인 품종의 모종을 확인한 최초의 사람이었는데, 1996 년에 이 관계를 발견했다.
참고로 이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17세기경 보르도 어느 지역에선가 두 품종 사이의 우연한 교차수분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에서는 "Cabernet Sauvignon"이라는 라벨이 붙은 와인에 다른 포도의 25 %를 혼합하는 것이 합법적이다.
미국, 칠레, 호주 등에 100% Cabernet Sauvignon 와인이 있는 반면, 에티켓(라벨)에 ‘Cabernet Sauvignon’이라고 표기되어 있어도 실제로는 75~85%(나라별로 기준이 다름)정도의 주품종으로 사용된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2008 년 나파 밸리 (Napa Valley) 포도 재배자 피냐 (Piña)는 " Cabernet Sauvignon은 톤당 6,000 달러에 거래되고 있지만, 메를로(Merlot) 포도는 톤당 1,300 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Cabernet Day가 있다. 매년 8 월 말 노동절 이전인 목요일에 열린다. #CabernetDay는 다양성을 축하하기 위한 소셜 미디어 활동으로 2010 년에 시작됐다고 한다. 그 이후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드니까지 주요 도시에 그랜드 테이스팅이 포함되었다.
Cabernet Sauvignon의 후추 향은 피라진 (pyrazines)이라고 불리는 유기 화합물 그룹으로 거슬러 올러간다. 피라진은 설 익은 Cabernet Sauvignon 포도에서 더 높다.
샤토 라투르 (Chateau Latour)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카베르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 생산국으로, 1 에이커 당 3.5 톤을 수확한다. 비교해 보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피노 누아는 DRC에서 1 에이커 당 1 톤 이상의 포도를 수확한다.
1 년에 6-8 인치의 비가 내리는 동부 워싱턴 주 (Eastern Washington State)의 샴푸이 빈야드(Champoux Vineyards)에서 만든 Cabernet Sauvignon 와인은 100 점을 여러 점 받았다. 중국의 고비사막(Gobi Desert)에는 샤또 핸슨(Chateau Hanson)을 포함한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이 자라고 있는 포도주 양조장이 몇 군데 있다.
캐나다의 카베르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을 연구 한 연구원은 아시아 무당 벌레에 감염된 포도원으로 만든 와인이 와인의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무당 벌레는 원래 북 아프리카에서 진딧물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도입했다.
메를로(Merlot)
원산지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쌩 떼밀리옹 지역으로, 잎이 크고 색이 진할 뿐 아니라, 포도알이 큰 편이다. 조생종(같은 종류의 농작물 중에서, 다른 품종보다 일찍 성숙하는 품종)이며 소출(논밭에서 생산되는 곡식의 양)이 많다.
형태적으로만 보면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과 대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를로 품종은 오랜 기간 동안 보르도 지방에서 까베르네 쏘비뇽과 상호보완적 블렌딩 파트너였다고 한다. 까베르네 소비뇽이 남성적이라면 메를로는 여러모로 여성적이다. 까베르네의 야생적인 향 대신 메를로는 향에서 훨씬 과일 향과 같은 느낌이 나며 타닌 역시 매끄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터프한 까베르네 쇼비뇽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최적의 블렌딩 파트너로 인정받아 왔다.
석회 점토질이나 점토질 토양에서 잘 자라는 편이어서 메독 지역보다는 강 건너편(Right Bank)인 쌩 떼밀리옹이나 포므롤(Pomerol) 지역에서 더 많이 재배되며 메독과 그라브 지역에서는 까베르네 쇼비농의 보조 품종으로 활약하고 있다. 보르도 지방 전체적으로도 까베르네 쇼비뇽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양이 재배된다.
이탈리아에서는 토스카나와 시칠리아 지방에서, 스페인의 까딸루나 지방에서도 재배 면적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전역에서 생산한다.
유럽에서는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80%이상을 메를로를 사용하는 곳은 드물다. 신세계 생산지역에서는 메를로만의 단일 품종도 생산하고 있다.
레이블에 ‘Bordeaux AOP(AOC)’라고 표시된 일반급 보르도 와인은 대부분 Merlot(메를로)를 주품종으로 까베르네 쇼비뇽과 까베르네 프랑을 블랜딩한 와인이다.
오크통에서 비교적 잘 숙성되며 병입 후에는 진화가 빠른 편이다. 까베르네에 비교한다면 대체로 중,단기 보관용으로 분류된다. 물론 세계 최정상급의 메를로 와인은 장기보관도 가능하다.
▼ 메를로 품종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내용 참조
말벡
말벡의 가장 큰 특징, 껍질이 두꺼워 타닌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다. 말벡 와인은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된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와인에 비해 힘이 세고, 컬러도 진하다. 구조감도 단단해 다른 품종의 맛을 중화시키는 보조 역할로도 애용된다.
다만 프랑스 말벡을 대표하는 산지인 남부에 롯(Lot)강을 끼고 있는 까오르(Cahors) 원산지 통제명칭(AOC)을 표기하려면, 법적으로 말벡을 최소 70% 이상 사용해야 가능하다.
말벡의 숨겨진 이야기
말벡의 원산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다. 말벡을 원래 프랑스 서남부 까오르(Cahors) 지방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고, 소수의견으로 유럽 발칸반도 북서부, 슬로베니 아가 원산지라는 설도 있다.
말벡은 프랑스 보르도에서는 코( Côt)로, 남서부 지역에서는 오세루아(Auxxerois)로 부르기도 한다.
말벡은 프랑스 남서부 지역이 원산지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된다. 두꺼운 껍질을 가진 말벡 포도는 랑그독-루시옹(Languedoc Roussillon)지역의 몽펠리에(Montpellier) 도시와 남서부 지역의 가이약(Gaillac) 도시에서 나온 2개의 포도품종이 자연적으로 교배되어 나온 품종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프랑스의 말벡 (Malbec)은 보르도 (Bourdeaux)로 부드럽게 흐르는 강에 주변에 있는 작은 마을 카오르(Cahors)에서 발견된다.
말벡 포도는 날씨와 해충의 영향을 많이 받아 프랑스에서는 최고의 품종으로 불릴 수 없었다. 하지만 1868년 프랑스 식물학자가 아르헨티나의 멘도사(Mendoza)에 말벡을 심으며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된다.
▼ 상세한 몽펠리에와 갸이약에 대한 정보는 아래 참조
말벡의 흥망성쇠
1500년대 말벡은 프랑스에서 그야말로 왕족과 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프랑스 르네상스를 이끈 프랑수아(Francios) 1세를 포함한 프랑스의 왕족과 귀족들이 살던 시대에 말이다.
프랑수아 1세는 1494년부터 1547년까지 살았고, 프랑수아 2세는 1544년에 태어나 1560년에 생을 마감했다. 프랑스 말벡을 대표하는 산지는 남부에 롯(Lot)강을 끼고 있는 까오르(Cahors) 중심에 있는 라그레제트 성에서 1503년부터 말벡 와인을 생산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니, 시기적으로 맞물린다. 샤또 라그레제트는 ‘까오르의 보석’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처럼 관심이 집중되다보면 시기와 질투가 있게 마련. 왕족과 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말벡은 보르도 지역 와이너리들의 견제와 유럽에서 발생한 전쟁들, 그리고 19세기 말 유럽 전역을 휩쓴 ‘필록세라(포도 뿌리를 병들게 하여 포도뿌리혹벌레라 불린다)’ 피해, 1956년대 이상 기온에 따른 '된서리' 등의 피해를 맞딱뜨리면서 프랑스에서는 거의 멸종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상 기후로 변덕이 심해지니 말벡이 가진 포도 품종의 특성, 즉 늦게 익는다는 것은 생산자에게 위험요소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자칫 수확기에 비나 우박 등이 내리게 되면 피해가 막심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안전한 방법은 수확기가 빠른 포도 품종을 선택하는 길이었을 것이다.
당시 포도나무 75%가 썩거나, 말라 죽었다고 전해진다. 일조량 부족과 질병을 견디지 못한 말벡은 결국 프랑스를 떠나 미국, 칠레 등 신대륙 몇 나라를 떠돌다 아르헨티나로 유입됐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높은 해발고도와 안데스 산맥의 쾌적한 환경 덕택에 서리와 병충해에 약한 말벡은 무럭무럭 자랐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자,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포도품종이 되었다. 아르헨티나에서 수출하는 와인의 60%가 말벡일 정도라고 한다.
프랑스 말벡 vs 아르헨티마 말벡
프랑스 말벡과 아르헨티나 말벡에는 차이가 있다. 토양 등 재배조건이 다르니 맛과 향, 컬러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아르헨티나 말벡은 프랑스 까오르 말벡과 비교해 포도 껍질이 얇다. 포도 껍질은 타닌 함유량과 연결되니 아르헨티나 말벡으로 만든 와인이 프랑스 까오르 말벡으로 만든 와인보다 좀 더 부드럽고 과일 맛이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컬러는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이 프랑스 까오르 말벡 와인보다 진하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아르헨티나 대표산지 멘도자의 말벡은 자두, 건포도 등 과일향이 많이 나고 커피, 초콜릿, 바닐라, 바이올렛 꽃향이 매력적이며, 타닌이 강하지만 입안에서의 질감은 둥그런 느낌의 풀바디 와인으로 빚어진단다.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 말벡 주류의 주요 과일 맛은 블랙 베리, 매실, 블랙 체리입니다. 미묘한 맛은 밀크 초콜릿, 코코아 파우더, 바이올렛 꽃, 가죽, 그리고 오크 노화 의 양에 따라 달콤한 담배 마무리를 제공합니다.
프랑스 : Malbec은 아르헨티나는 앞으로 과일, 프랑스에서 Malbec 꽤 반대입니다. 타트 건포도, 검은 매 및 풍미 쓴 맛이 종종 설명과 함께 카 오르 지역에서, 그것은, 가죽입니다 녹색 시작에. 루 아르 (Louire)와 카 오르 (Cahors)의 프랑스 말벡 (French Malbecs)은 산도가 높으며 검은 후추와 향신료로 묘사 된 향이 특징입니다. 프랑스 산 말벡 와인은 적당한 탄닌과 산성도가 낮기 때문에 오래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프랑스 까오르에서는 보통 말벡 최소 70%에 메를로, 따나 블렌딩하는데 블랙체리 등 검은 과일 향과 오크향, 흙 냄새가 많이 나고 강한 타닌감이 느껴지고 ‘블랙 와인’이라 부를정도로 색이 매우 짙다.
말벡에 관한 놀라운 4가지 사실
(출처 : 와인폴리)
오늘날 아르헨티나는 전 세계 모든 에이커 중 75 % 이상의 말벡 포도를 생산한다. 아르헨티나는 말벡을 18대 고귀한 포도 품종으로 재탄생시켰다. 지금은 7 개국에서 자라며 인기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말벡 와인은 거의 불투명 한 진한 자주색을 띄며 시라(Syrah)와 무르베드르(Mourvedre)와 비슷하다. 말벡 와인은 종종 밝은 보라 빛이 도는 빨간색(마젠타) 테두리를 내비칠 때도 있다.
낮은 고도에서 자란 말벡으로 만든 와인은 훌륭한 맛과 오래가는 와인을 마들기 위해 필요한 신맛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낮의 온도 변화가 심한 높은 고도 지역(예 : 더운 날, 추운 밤)에서 자란 말벡으로 만든 와인에는 더 많은 산도가 들어가 있다.
말벡의 대담한 풍미와 풍성함으로 인해 많은 와인 체험가는 아르헨티나 와인이 오랜 오크 숙성을 거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2만원 이하($ 9-12 범위)의 가격대 대부분의 아르헨티나 말벡은 오크 숙성을 6개월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10 개월에서 1년 정도 숙성한 말벡 와인에서는 사이 '블루 베리' 향이 나며, 일부 말벡 와인은 1년 6개월에서 1년 8개월 정도 장기 숙성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