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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Sep 13. 2018

#17. 편견은 무지의 산물

섣불리 판단하지 마라...롱반 샤도네이 2016

약속 시간 10분 전...

사무실을 나가야 하는 시간이 다 됐다. 하지만 아직 업무를 끝내지 못했다. 가게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나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읍소하기 시작했다.


"사장님 죄송한데요 제가 오늘 7시 반에 약속을 했는데요. 조금 늦을 것 같아서요"


"네 괜찮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제가 가게에서 오늘 뵐 분들은 먼저 도착하실 예정이세요. 시간에 맞춰서요. 그래서 미리 주문을 좀 해뒀으면 하는데요"


"네 가능하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저녁에 이야기를 담은 와인 한 병을 들고 갈 예정인데요. 레드와인이에요. 그 와인을 마시기 전에 저를 기다리시는 분들지루하지 않게 드실 수 있는 와인 하나만 추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화이트 와인 어떠세요? 식전 주로 괜찮고, 가성비도 괜찮은 와인이 있어서요"


"혹시 포도 품종은 어떻게 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샤르도네 100%입니다

"...... 저.... 제가 예전에 샤르도네 100%로 만든 라 크라사르 샤도네이를 먹어봤는데요. 너무 쓰고 기분이 별로 였던 기억이 있어서요."


"손님 롱반 샤도네이는 분명 만족하실 거에요. 과실 향이 풍부하고 달콤하기도 해서 식전 주로 아주 잘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이에요"


"아.... 그렇다면 잘 좀 부탁드릴게요. 죄송하지만 와인 이름 좀 다시 말씀해주시겠어요?"


"네 그럼요! '롱!반! 샤!도!네!이!입니다"

단맛과 신맛의 어우러짐

다행히 너무 늦지 않았다.


'혹시나 쓴 맛이 함께 한 이들을 불쾌하게 하지는 않았을까'란 걱정을 하며 한 모금을 마셨다.


기우였다.


롱반 샤도네이는 달콤한 향과 풍부한 과일맛이 입안을 사로잡았다. 신선한 사과맛이 입맛을 돋우는 것 같았다. 마치 학창시절 점심시간을 알려주는 스피커 속 '딩동댕~동'과 같은, 고단한 일과를 마치고 좋은 이들과 함께하기로 한 약속 장소 문을 열었을 때 들리는 경쾌한 종소리 같은 느낌의 와인이다. 두근거리는 설렘 그리고 행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벅차 오르는 마음이다.


롱반 샤도네이 수입사의 테이스팅 노트를 보면 다음과 같다.

롱반 샤도네이는 사과와 밝은 시트러스의 달콤한 아로마에 크리미한 버터, 바닐라, 구운 아몬드의 풍미도 느껴진다. 프렌치 오크와 스테인레스 발효조를 동시에 사용하고 절제된 2차 발효(MLF)를 통해 부드러운 질감과 과하지 않은 오크 풍미를 보여준다.

생선전, 생선구이, 피쉬 앤 칩스, 조개 구이, 대게찜, 랍스터구이, 로스트 치킨, 찜닭, 크림소스 파스타와 피자까지 다양한 음식 매칭이 가능하다.


1년여만에 만난 이들

소맥과 삼겹살이 아닌 와인과 음식의 조합을 고민하며 저녁 자리를 리드하는 나를 보며, 이날 함께한 분들은 놀라는 눈치였다.


흔히 샤르도네 포도 품종을 가르켜 변화무쌍하다고들 말한다. 독특한 개성이 없고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아 양조자가 원하는대로 맛을 낼 수 있어서다. 그렇기에 어떤 양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맛으로 변신하는 품종이다.


"서는 위치가 다르면 보이는 풍경도 다르다"(웹툰 '송곳' 中)는 말이 있다. 와인을 공부하면서 세상의 이치도 함께 배우고 있다. 샤르도네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의 말벡도 프랑스와 것과 아르헨티나의 것은 이름만 같지 맛향 등은 차이가 난다. 재배하는 토양에 따라 변화가 생긴 것이다.


사람도 변해야 한다. 서 있는 위치가 달라졌다면 다르게 보이는 풍경에 적응해야 한다. 그에 맞는 태도를 고민하고 언행일치에 힘써야 한다. 난 그걸 익히고 배우는 중이다.


물론 과음은 금물이다!!!

생산자
카모미 와이너리

- 국문명: 카모미 와이너리

- 영문명: Ca'Momi Winery
- 소유주: Valentina Guolo-Migotto, Dario de Conti, Stefano Migotto
- 와인메이커: Dario de Conti, Stefano Migotto

카모미는 2006년 이태리 출신의 와인메이커 Dario De Conti와 Stefano Migotto 그리고 Valentina Guolo-Migotto 3명이 의기투합해 나파 밸리의 열정을 담아 설립한 와이너리이다. 이들은 30년이 넘도록 이태리와 미국 지역 와인메이킹에 전념하면서 쌓아온 구세계 전통의 양조 기법과 신세계 최고급 산지로 손꼽히는 나파 밸리 포도를 사용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품질 나파 밸리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나파 밸리에 동일한 이름의 이태리 레스토랑 운영(Ca'Momi Enoteca), 음식과 연계한 와인의 'Food Friendly' 컨셉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2011 나파 밸리 카버네 소비뇽로버트 파커로부터 합리적인 가격대의 나파 밸리 와인이라는 평과 함께 87점을 획득다. 2006년 설립된 이래로 유수의 와인 평론지로부터 매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샤도네이 100%

화이트 와인 품종 중 가장 흔하고 많이 알려진 샤르도네(Chardonnay)는 로마제국의 프로부스 황제가 크로아티아의 화이트 품종인 구에 블랑(Gouais Blanc)과 프랑스 부르고뉴의 레드 품종인 피노 누아(Pinot Noir)를 교배해 만들어낸 품종이다.


샤르도네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가장 많이 심은 화이트 와인 포도 품종이다. 풍부한 소노마 샤르도네부터 가볍고 풍성한 블랑 드 블랑다소 서늘한 기후를 선호하지만, 어느 기후에서나 대체로 잘 재배된다고 한다.

출처: 와인 폴리

샤르도네 와인은 밝은 황금색을 띠는데, 매우 잘 익은 샤도네이는 파인애플, 구아바, 망고와 같은 열대 과일쪽의 풍미가 강하고, 간신히 익은 샤르도네는 녹색 사과, 레몬 향을 느낄 수 있단다.


샤르도네가 가장 유명하고 보편적인 화이트 품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재배의 용이성보다는 독특한 개성이 없고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아 양조자가 원하는대로 맛을 낼 수 있어서라고 한다.


샤르도네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가장 많이 심은 화이트 와인 포도입니다. 풍부한 소노마 샤르도네(Sonoma Chardonnay)에서 부터 가볍고 풍성한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샴페인에 이르기까지 모다양한 스타일로 사용된다.


▼ 샤르도네 품종에 대한 설명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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