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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왕자 May 13. 2023

faker와 deft 그리고 E-sports#2

e-sports도 거대 자본이 오가는 산업이다.

  앞 글에서 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의 e-sports(#1)를 살짝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산업적인 면으로 조금 더 확장하여 보겠지만 제가 보고, 느낀 정도로만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계의 e-sports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앞서 임요환 선수의 일화 중 한인 유학생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e-sports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편이죠.


  LOL의 경우 한국, 중국, 유럽, 북미 등 각 지역으로 하여 총 9개의 리그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오버워치, 도타2, 발로란트,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종목에서 프로 리그가 운영되고 있으며, LOL처럼 각 지역별 리그로 운영되기도 하고, 오버워치처럼 월드리그 하나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e스포츠/팀 목록 - 나무위키 (namu.wiki)


  따라서 그에 속한 팀도, 선수도 많으며, 관중 또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관중이 없는 스포츠는 존재 의미가 없을 테니까요.



연봉 $10,000,000 시대


  세계 시장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으며, 그중 미국과 중국이 가장 큰 시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의 연봉 또한 이 두 곳에서 가장 높죠. 한국도 많은 편이지만 소수(LOL 최정상급)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중국과 북미는 많은 선수들의 연봉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앞선 글에서 억대 연봉을 이야기하였지만 이제는 최고 선수 연봉이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시장 규모며 연봉을 생각하여 프로게이머로 큰돈을 벌겠다면 북미, 중국, 유럽에서 선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한국은 시장에 비해 우수한 선수들이 많아 경쟁 또한 쉽지 않으며,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종목도 몇 안 됩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기욤패트리 선수처럼 프로게이머를 하기 위해 해외에서 국내로 왔다면, 현재는 그 반대로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또한 북미나 유럽은 훈련 시간을 딱 지켜주기에 work and life balance(워라벨)가 가능한 곳이니 그런 점도 좋지요. 한국은 가족과 친구들이 있고, 훈련을 더 하니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불러주는 곳이 많다면 자신이 우선을 두는 것에 선택해서 가면 되겠지요.

 


하나의 산업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단순히 말한다면 사람과 큰돈이 몰리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많은 종목들이 있지만 현재는 LOL (league of legends)이 가장 인기가 많고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봉도 많고 스탭, 훈련장과 같은 시설들이 필요하기에 야구나 축구만큼 큰 규모의 구단 운영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과거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처럼 한 대기업만이 스폰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물론 당시에도 많은 기업들이 광고나 유니폼 스폰이 되기도 했지만 그 수로는 부족하지요. 지금은 많은 프로팀들이 메인 스폰서에 부수적인 스폰서 혹은 파트너십들이 따라붙습니다. 그래서 선수들 유니폼에는 포뮬러 레이서들의 유니폼을 보듯 엄청 많은 기업 로고들이 새겨져 있지요.

 
 

다양해지는 스폰서(파트너십)


  국내 팀과 관련된 기업 중에는 당연히 컴퓨터 게임에 관련된 회사들은 다수 있으며, 그 외에도 벤츠, BMW, 페라리, 레드불, 나이키, 맥도널드, P&G 등 대부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세계 거대 기업들이 있습니다. 메인 스폰서들은 과거와 같이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국내 대기업입니다.


  개인적으로 신선하게 느껴졌던 스폰서들은 은행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은행처럼 대회자체의 후원, 협찬이 주였고, 팀과 파트너십을 맺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KB는 팀 이름에 들어가게 될 정도로 주요 스폰서가 되었죠. 또한 신한은행, 하나은행도 다른 팀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니 국내 4대 은행이 이곳에 다 존재하지요. 보험사인 한화 생명 또한 메인 스폰서이며, 심지어 국내 제약회사도 있습니다.



해외의 e-sports 산업
 

  해외는 대기업의 일방적인 후원이 아닌 조금 다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e-sports나 인터넷, 방송을 전문적으로 사업하는 기업들이 메인을 맞고 있으며, 대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팀 이름으로 전 세계 많은 시장에 다양한 종목의 팀들을 운영하고 있지요. 지금은 국내도 그러한 기업들이 들어와 있으며, 국내 대기업들과 지분을 나누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임요환 선수와 창단했던 SKT가 현재는 미국의 comcast와 협업하여 T1이 되었지요.



돈 쓰는 데 이유가 있다.

 

  그럼 왜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기업들이 프로 게임단과 함께 할까요? LOL 세계 대회인 worlds(롤드컵)의 작년 스폰서 중 하나는 벤츠였습니다. 대회 중간 쉬는 시간에는 벤츠 광고가 나왔고, 우승 세레머니에는 벤츠 대형 로고가 배경으로 깔렸죠.


  과거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보던 팬층은 대부분 학생이었습니다. 물론 직장인들도 있지만 20대가 대다수이고 30대 이상은 적은 숫자였지요. 그런 팬들이 벤츠를 살까요? 은행에 주 고객이 될까요? 심지어 제약회사의 주력 상품인 건강식품을 챙겨 먹을까요?

 
  그렇지 않기에 과거에는 통신사들이 가장 큰 스폰서였지요. 학생들도 휴대폰을 가지기 시작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또한 통신사 선택도 다른 세대에 비해 민감하게 반응하고요.


  40대 이상은 SKT를 당연히 선택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른 통신사들도 사업확장을 하면서 많은 마케팅을 쏟아냈고, 10~20대들에게 무조건 SKT라는 인식은 희미해졌지요. 즉, 이러한 돈을 쓰는 목적은 광고효과입니다.


  지금은 벤츠, 페라리를 살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학생 이상의 성인들도 e-sports를 본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저와 같이 어릴적 부터 보면서 성인이 된 경우도 있고, 간혹 30대 이후에 팬이 된 경우도 있죠. 


  물론 연령대가 넓어졌다고 하나 아직 40대 이상은 매우 적은 숫자입니다. 제 친구들도 학생 때 보다 이제 챙겨보지 않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돈을 들여 후원을 한다는 것은 광고 효과가 있다는 것이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의 고객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겠다는 의미겠죠.



국내는 적자, 해외는 흑자

 

  많은 기업들이 함께함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구단의 수익은 모자란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 구단은 적자이지요. T1만이 흑자를 볼 때도 있지만 적자를 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구단은 대부분 흑자로 운영되고 있지요. 시장의 규모가 크며,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로 스폰서, 광고, 방송료, 굿즈 등 소비되는 비용이 다릅니다.


  국내의 사정과 달리 '게임은 한국인'이라는 인식이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있기에 한국인 프로게이머의 인기는 높습니다. '한국인이 있어야 리그가 흥행된다'라는 말도 있지요.


  그래서 한국인만 있는 국내 리그도 해외에서 인기가 있기에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국가의 중계진이 해설을 하며 현지 송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밤을 설쳐야 하듯 국내 리그를 해외에서 보기에는 시간적으로 어려운 점들이 많지요. 물론 재방송이나 하이라이트를 보면 되지만,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굳이 잠을 설쳐가며 실시간 중계를 보시는 분들이라면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하실 겁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입니다. EPL, 세리아, 라리가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것에 따라 선수들과 연봉, 중계료 등 관련된 돈들이 어마어마하지요. 이러한 축구와 비교되는 것이 e-sports입니다. 


  해외에서 축구 리그 30대 이하 관중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하나의 이유가 30대 이하의 e-sports 인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규모면에서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요. 그래도 e-sports의 팬은 확장되며 늘어나고 있으나, 축구의 팬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는 사실입니다.


  또한 국내에서 한때로 여겨졌던 e-sports가 아직도 지속되는 수준을 넘어 더 커졌으며, 국내 스포츠 선수 중 가장 높은 연봉은 faker 선수라는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타 종목 선수들에 비해 연봉도 많아졌지요.



코로나


  많은 스포츠 종목들이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었습니다. 유럽에서 축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에서 야구를 하지 않는 것은 전쟁 때나 볼 수 있는 상황이었죠. 이러한 환경에서도 리그가 중단되지 않은 스포츠가 있었습니다. 바로 e-sports입니다. 특성상 온라인으로 경기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코로나가 가장 기승을 부릴 때는 모든 선수들이 숙소에서 경기를 치렀죠. 심지어 국내 대회 LCK 결승전까지 숙소 대전이 펼쳐졌습니다. 물론 경기장이 아니기에 경기력 또한 달라졌고, 코로나에 걸린 선수들이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하여 리그가 온전히 진행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여려 상황에,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리그가 중단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축구나 다른 스포츠와 달랐죠. 그러한 이유로 e-sports는 오히려 반사효과를 보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봉쇄가 끝나고 모든 스포츠들이 다시 시작되면서 이러한 반사효과는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인플레이션과 실탄이 오가는 전쟁, 그렇지 않은 무역 전쟁으로 경제 전망은 더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지원을 줄이려고 하며, 이미 줄어든 곳도 있습니다. 중국은 연봉 상한제를 도입했고, 현재는 국내도 의견이 오가고 있죠. 미국의 TSM 팀은 재정난에 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와의 계약 파기가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10년, 2억 1000만 달러의 거금이 사라졌으니 팀 전체가 휘청 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물론 FTX의 불법적인 기업 운영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세계 경제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e-sports는 거품이다'라는 의견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e-sports만 해당되는 사항일까요? 생산성이 떨어지는 스포츠에서는 기업의 지원 혹은 광고가 중요하니 크게 다를 리 없지요. 더욱이 코로나를 거치면서 유럽에서는 의사들과 축구 선수들의 연봉을 비교하면서 과하다는 의견이 있으며, 생산성이 없는 일에 너무 많은 돈을 쓴다는 말도 오가고 있지요.



하나의 문화


  그럼에도 스포츠가 끊이지 않고 지속되었던 것은 인생을 풍부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문명인들은 먹고사는 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며 행복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것을 만족시켜 주는 것 중 아주 큰 것이 문화이죠.


  게임은 이제 단순한 놀이가 아닙니다. 앞선 글에서도 보았듯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기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한 것이죠. 또한 축구와 야구가 직접 하는 것을 넘어 보는 것도 산업이 되었듯이 e-sports도 그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 속에 스며들다.


  게임 인구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습니다. 과거 주요 이용층이 10~20대였기에 인구 감소는 악영향을 줄 것이라 여기는 이도 있었지만 아니었습니다. 이용층은 어릴 적 게임을 하던 30~40대를 넘어 50~60대까지 계속해서 넓어져가고 있습니다. 해외에는 흰머리가 지긋한 어르신이 개인 게임방송을 하기도 하죠. 그리하여 관련 산업은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들은 아들이 크면 같이 소주 한잔하고 싶다고 했지만 요즘은 아들과 같이 컴퓨터 앞에 앉아 스타 하고 싶다는 이도 많습니다.(콘솔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파이널 판타지 7 혹은 젤다의 전설을 이야기하시죠.)


  이렇게 게임은 점점 사람들의 생활로 스며들어 문화가 되고, 산업이 되었습니다.


faker와 deft 그리고 E-sports#1 (brunch.co.kr)



  현재 LOL 국제 대회인 MSI가 런던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유튜브를 통해 시청해 보세요. 한국 시간으로 평일 9시, 주말 8시에 시작합니다. 


  한국팀은 젠지와 T1이 진출하였습니다. 두 팀은 승리해서 상위 라운드에 진출하여 오늘 맞붙습니다.


LCK - YouTube



  과거 스타크래프트를 중계하던 시절, '이런 게 얼마나 가겠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선수들이 억대 연봉을 받고 시선들이 많이 달라졌지만 잠깐의 산업이라고 많은 기업가들이 이야기했지요. 물론 큰 산업이 될 거라고 생각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커 버린 e-soprts를 잠깐이라고 여기는 이가 아직도 많은 거 같아요. 또한 20대들이 가장 'e-sports가 거품'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한국의 프로 스포츠는 독특한 환경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야구도 구단 절반이 적자이며, 흑자도 모기업의 매출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지요. 모기업의 지원 없다면 엄청난 적자입니다. 야구 구장은 연고지역에서 지원도 받고요. 자생적인 프로 스포츠는 국내에 없습니다. 산업이라고 말하기 어렵지요.


  그런데도 유지가 되고 많은 선수들이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을 보면 e-soprts도 마냥 거품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국내 형편에 맞추어 선수들의 연봉을 지급한다면 다들 해외로 나갈 겁니다. 경쟁은 심하나 연봉과 환경이 그 반에도 못 미친다면 굳이 남아있을 이유가 없지요. 그러면 리그는 해외의 2부 리그도 못 되는 수준이 되겠죠. 야구와 축구를 보면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야구는 메이저리그로, 축구는 유럽리그로 다들 떠나지요. 그리고 팬들도 따라가지요. 선수들의 수준이 보는 재미를 달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 스포츠의 특수성이자 어려운 점인 거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국내 e-soprts는 산업적인 면에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자생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러한 환경을 위해서는 프로 스포츠에서 팬, 선수, 구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e-sports는 게임에 기반하고 있기에 개발사도 이곳에 포함되지요. 그렇기에 앞서 말한 노력들을 팬, 선수, 구단, 개발사들이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받는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는 제가 e-sports를 보면서 이러한 점들과 아쉬웠던 점들을 적어놓기는 하였으나 공개할지는 다소 고민입니다. 개인적인 불만으로 비칠 수도 있기도 하고,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는 점들이라서요. 그래서 조금 더 생각해 본 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들려주셔서 감사드리며,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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