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재팬과 문화
일본문화에 관한 세대차이와 그에 대한 영향
신세기 사이버 포뮬러라는 애니메이션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영광의 레이서라는 제목으로 TV에서 방영했던 작품입니다. 저는 30대로서 제가 어릴 적부터 좋아하는 작품으로 DVD까지 소장하고 있지요. 며칠 전 문득 생각나 다시 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일본 꺼네 하며 한번 망설이게 되더라고요. 이미 10여 년 전에 구매했던 작품인데도 말입니다. 망설임의 원인은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노 재팬 운동 때문입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시작되었던 이 시민 참여 운동은 몇 달이 지나도록 지속되고 있고, 취향과 행동 자체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런 운동이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의 태도가 전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 재팬 운동의 상징 로고 이미지 / 김용길 씨 제작
지인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니 여기에 다른 요인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10대~20대의 참여는 앞서 이와 같은 불매운동과 다른 동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 운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세대들이 이런 사고가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게 된다면 1~2년이 아니라 10~20년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넘볼 수 없는 존재
그렇다면 다른 불매 운동과 달리 10~20대들의 참여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다른 세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저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의견을 들어보고 그것에 제 생각을 얹어보았습니다.
저보다 앞선 세대인 현재 50~60대들에게는 일본이란 넘볼 수 없는 존재였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그 나라의 산업은 세계 최고였으며, made in japan은 최고 가치는 가졌습니다. 전자제품이나 기계산업에서는 세계에서의 최고 품질이라는 상징으로 자리 잡을 만큼 대단했습니다. 심지어 부동산 버블이지만 도쿄 땅값만으로 미국 전체를 살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모든 것을 따라 했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식민지였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한다고 했을 때 저의 주변 어르신들은 경제는 더 힘들어질 것이고, 나라 망한다는 말까지 하셨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는 일본에 상대가 되지 않으며, 우리나라만 손해가 훨씬 크다고 판단하는 분들이 다수입니다. 그것은 어릴 적부터 듣고 보고 자란 일본에 대한 인식이 깊이 남아 선망의 대상까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지만 그래도 해볼 만하다
그렇다면 제가 속해있는 30~40대는 어떨까요? 결과부터 말한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해볼 만하다는 것이 다수 의견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이겨낸다면 오히려 우리는 새로운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각자 종사하는 산업분야에 따라서 다른 생각을 나타냈습니다.
우리 세대는 일본이 대단한 나라라는 것을 어른들로부터 들어왔습니다. Made in japan의 능력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윗 세대와 다르게 느낍니다. 우리는 문화로서 그들의 강함을 느끼며 자랐습니다. 우리 세대는 과하게 말해 일본문화가 우리를 키웠다고 할 정도로 밀접해 있었습니다. 저희 세대가 어릴 때 90년대에는 소위 일본문화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막아두었던 일본 대중문화 수입이 허용되었습니다. 암암리에 들어오던 일본 문화가 물 밀듯이 우리나라로 들어왔습니다. 저희는 일본 만화와 TV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연예인, 드라마, 게임, 영화, 노래 등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물론 관심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일본 곡 표절, 일본 아이돌 그룹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따라 하는 연예인 아이돌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은 컸습니다. 거기다 우리나라 아이돌이 일본 진출의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그 사실만으로 이슈가 될 정도로 일본 문화와 시장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세대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는 우리나라 산업이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었고, 무역수지는 세계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커졌습니다. 그래서 문화 콘텐츠가 아닌 이상 굳이 made in japan의 완제품을 구매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또 다른 큰 영향은 우리가 직접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대단한 나라가 어릴 적 뉴스에서 보던 버블 경제 붕괴로 시작해 20년 동안 하락하는 것을 보았기에 대단한 상대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달라졌으니 지금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일본 필요 없다
이제 앞서 이야기한 10~20대의 생각은 어떨까요? 직설적으로 말한다면 일본이 그렇게 나온다면 필요 없다. 이런 반응은 다른 세대들에게 다소 충격적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조금 제 생각을 보태자면 10~20대에게 일본은 관심 없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들에게도 일본은 대단한 국가이고 경제 대국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필요는 없는 거죠. 특히 아직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10대들에게 산업은 교과서나 미디어에서 말하는 내용일 뿐 생활에는 적용되지 않으니깐요.
그래서 이 나이 때에는 다른 나라를 알게 되는 계기, 시작점은 문화 콘텐츠입니다. 저희가 일본을 겪고 알게 된 것은 슬램덩크, 드래곤볼, 히어로, 러브레터, 파이널 판타지, 마리오, 아무로 나미에, X-Japan이지 도요타, 도시바, 미쓰비시, 스미토모가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심지어 소니와 닌텐도라는 기업이 어릴 적부터 알게 된 것도 역시 게임을 하기 위해, 음악을 듣기 위해서 알게 된 것 이니깐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웹툰, 웹드, 신의 탑, 기생충, 배틀 그라운드, 방탄 소년단이 그들이 즐기는 문화입니다. 물론 여기에 LOL, 마블, 할리우드와 같은 거대 미국 자본형 문화도 포함되며 심지어 일본의 만화, 애니는 아직도 인기 있는 문화 콘텐츠입니다. 하지만 우리 세대와 비교해서는 비교불가라고까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의 거대 자본형 콘텐츠들은 세계인 모두에게 늘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일본 문화 콘텐츠가 차지하고 있던 부분이 이제 우리나라의 문화 콘텐츠로 대체되었다는 점이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과거와 반대로 일본인이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우리나라 대형 기획사에 오디션 보러 오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일본 문화 콘텐츠는 뒷전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일본 문화를 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으니 일본을 모르고 관심도 없는 것입니다.
즉, 10~20대들에게는 일본에게 요구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거래 상대가 안 되는 것입니다. 즉, 필요 없다는 것이지요. 일본 상품이 생활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데 왜 우리와 거래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에게 무역을 굳이 계속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물론 따지고 보면 일본 제품이 들어가거나 과정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현재 컴퓨터, 휴대폰 일본산 완제품을 사는 경우는 드뭅니다. 좀 더 들어가 CPU, RAM, GPU, 화면 액정, 메인보드까지 일본산 제품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만드는데 일본산 제품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번 이슈를 통해 알게 되었을 겁니다. 심지어 햇반에도 들어간다는 것을요. 그러니 10~20대들에게 마냥 세상 물정 모른다, 잘 몰라서 그렇다고 할 수 없는 겁니다.
우리를 업신여기며 못 살게 구는 나라와 굳이 상대하고 싶지 않아
노 재팬 운동을 시작과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발전한 산업의 힘이 가장 큽니다. 하지만 저는 문화의 힘이 그에 못지않은 영향을 주었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고 생각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닌텐도의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이 일본에 관심 없었던 10~20대에게 큰 인기를 끌어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일본 네티즌들은 노 재팬 운동은 끝났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일본 문화가 노 재팬 운동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동물의 숲 이슈가 단편적인 하나의 이슈일 뿐 10~20대들은 앞선 세대들에 비하면 일본에 관심 없습니다. 이런 10~20대들이 어르신들에게 철부지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알게 모르게 일본 문화 속에서 자라왔던 저로서는 부럽습니다. 굳이 일본 문화를 접하지 않아도 이렇게 재밌고 좋은 문화 콘텐츠들이 넘쳐나고, 특히 대한민국의 문화 콘텐츠들이 전혀 외국의 것보다 질적으로 떨어지지 않으니깐요.
많은 것들을 희생하고 얻은 50~60대의 산업의 대한 성과와 부모님과 선생님께 꾸중을 들어가며 몰래몰래 문화를 접하고 자란 30~40대가 이룩한 한국의 문화 산업, 그리고 그것들을 올바르게 소비해가며 자신감을 가지며 우리나라만의 독창정인 문화로 만들어가고 있는 10~20대들 모두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일본 필요 없어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를 업신여기며 못 살게 구는 나라와 굳이 상대하고 싶지 않아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우리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제가 한 것이 없어도 뿌듯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자세히 적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 단편적인 이야기만 올리게 되었어요. 그리고 산업 발전이 빠르다고만 이야기하지 문화 발전이 빠르다고는 이야기하지 않아 글을 쓰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로 인해 세대 간 인식 차이도 크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이 이야기를 더 하려 합니다.
우선 제가 생각한 게 된 배경 중에 저의 옛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해요. 글을 쓰다 보니 옛날 추억이 돋았어요. 친구들이랑 좋아했던 만화, 영화, 드라마들을 이야기하니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그에 관한 야기를 다음 편에 하려고 해요. 비전문가의 말이니 이런 생각도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여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