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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Aug 23. 2021

광각은 MF로 어렵지 않다

사진 결과에 실망이 없길 바란다면

폰으로 사진 찍기를 즐기는 사람은 참 많다. 쉽게, 어느 정도 넓게 찍을 수 있기에 폰으로 찍은 사진은 많이 늘었다. 그리고 이젠 여러 렌즈가 들어있는 폰이 중심이 된 상태다. 누군가는 그런 폰으로 쉽게 사진 찍는 게 더 좋다고 말한다. 심지어 카메라보다 더 낫다고 말하기까지.

개인적으로 필름 시대에 28mm용 렌즈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자주 사용하진 않았다. 살짝 어설픈 광각이라는 느낌이 들곤 했기 때문이다. 21mm 렌즈를 사용하면서 비로소 광각의 매력에 빠졌었다. 개인적으로 광각을 느끼게 해 줬던 렌즈는 Voigtlander CS 21mm F4였다. 디지털 시대, 그러니까 a7 초반이 나왔을 때 그 렌즈를 또 쓰고 싶었지만 이미지센서에 바짝 다가서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이후에 미러리스에 잘 어울리는, 작고 아름다운 광각 렌즈를 가지고 싶었다.

  

‘우선 결과의 주변에 문제가 없길’ 바라게 된다

태안, 갈음이. Zeiss LOXIA 2.8/21 + SONY a9

미러리스에 걸맞은 렌즈는 뭘까? 우선 ‘얼마나 편한가’다. 소니 a9 이후에 나타난 성능이 바로 매우 놀라운 AF였다. 그 이후로 줄줄이 나타난 a7 종류의 인기는 쭉 올라갔다. 그리고 그 이후에 드러난 것이 바로 ‘극주변까지 신경 쓰기’다. 과거 DSLR 시대에는 아무리 최고급 카메라라고 하더라도 극주변까지 AF는 불가능했다. 따라서 DSLR 시대에는 촬영 시에 몰랐던, 그러나 사진 결과에는 드러났던 것이 바로 주변의 모자람이었다.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렌즈는 35mm 이상부터가 대다수다. 그런 렌즈는 초점 맞은 곳의 앞쪽과 뒤쪽이 흐려지기 때문에 주변의 선명함이 어느 정도인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광각은 그렇지 않다. 약 1미터 이상 거리가 되기 시작하면 흐려지는 것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즉 전체적인 선명함이 드러나는 것이다.


한강 공원. Zeiss LOXIA 2.8/21 + SONY a9

물론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넓다. 그 때문에 렌즈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사진 결과에서 주변까지 선명하길 바란다면 그 답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Zeiss다. 과거 DSLR 시대는 물론 현재 미러리스 시대까지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주변까지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광각렌즈들 중 최고다. 미러리스 시대 이후 Zeiss의 광각 종류는 많지 않다. AF로 가능한 Batis 시리즈에는 18mm와 25mm가 있으며 MF용 LOXIA에는 21mm와 25mm가 있다.   


자연스러운 광각

Zeiss LOXIA 2.8/21 + SONY a9

일반적으로 보다 넓게 찍기 위해 광각 렌즈를 선택한다. 그러나 그 이후에 걱정이 생기기도 한다. 사진 찍을 때 카메라를 기울인 상태였다면 쓰러지는 듯한 느낌이 더 확실해지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꺾었을 때 보이는 쓰러지는 결과는 어쩔 수 없다. 광각일수록 더 심해진다. 그 쓰러지는 모습을 적당히 이해하면서 이상하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정도의 끝이 21mm다. 그 21mm의 중심에 Zeiss LOXIA 2.8/21이 있다.


광각 렌즈는 MF로 초점 맞추기 쉽다

숫자들을 꼼꼼하게 보자.

렌즈에 적혀있는 숫자들을 꼼꼼하게 보자. AF 렌즈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과거 필름 시대 초반부터 볼 수 있었다. 0.25부터 보이는 숫자는 촬영 거리를 알려주고 있다. 즉, 최단 촬영거리가 0.25m라고 알 수 있다. 다음에는 22부터 4, 다시 4에서 22가 보인다. 이는 초점 맞는 폭이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고 있다. 즉, F22로 조였을 때에는 약 0.5m부터 무한대까지 어디로 초점을 맞춰도 결과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그보다 점점 개방할수록 초점 맞는 거리가 좁아진다. 참고로 f16시에는 1m부터 무한대까지 동일하게 초점을 찍을 수 있으며 F8일 때에는 2m에서 무한대까지 같은 결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즉, 쉽게 말해 F8 정도로 조였을 때부터 MF로 초점 맞기 쉽다는 의미다. 이는 AF보다 더 편하게 촬영하고 싶다면 F8보다 더 조인 상태로 찍으라는 말이다. 대충 막 찍어도 초점 맞기 때문이다. AF 시에는 일단 초점 맞았다는 알림 후에 촬영이 시작된다. 그러나 MF라면 그저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바로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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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어, 즉 빛은 아름답다. Zeiss LOXIA 2.8/21 + SONY a9

사실, Zeiss 렌즈의 유리는 매우 훌륭하다. 따라서 최대 개방 시 문제도 거의 없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조여야 하는 이유가 있기는 하다. 뾰족하게, 아름답게 보이는 플레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 외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쓰고 있는 렌즈는 거의 항상 최대 개방으로 찍고 있다. 또한 빛을 정면으로 찍지 말라는 말을 싫어하기도 한다. 그러나 선명하고 아름다운 플레어를 만들고 싶을 때에는 F를 조이고 있다.


광각은 MF로 어렵지 않다

 Zeiss LOXIA 2.8/21로 촬영한 사진들


앞서 말했지만 개인적으로 21mm부터 제대로 넓게 찍히는 광각이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 눈으로 보고 있는 것들과 비슷한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광각렌즈는 21mm가 끝이다. 조금 더 넓게 찍기 시작하면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과는 다른 느낌을 전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과하지 않은 느낌을 전하는 광각이 필요하다면 21mm가 딱 좋다. 대충 15mm 정도의 초광각을 사용할 때에는 카메라를 살짝만 꺾어도 결과에서는 전체적으로 심하게 늘어난 듯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세계 최초의 21mm는?

세계 최초 21mm는 Zeiss에서 탄생했다.

누군가는 ‘AF 되는 21mm 단렌즈는 없는가요’라고 물어볼 수 있다. 안타깝지만 아직(2021년 8월 현재까지) 없다. 그러나 21mm가 포함된 AF 줌렌즈는 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21mm 렌즈가 나타났을까. 아마 Leica가 먼저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1954년에 Zeiss가 먼저 만들었다. 바로 Biogon 21mm F4.5다. 그 렌즈가 나온 이후 수년 후에야 비로소 Leica의 21mm가 나타났다. 즉, 최초이자 최고의 21mm는 Zeiss였으며 디지털 시대 이후에도 Zeiss의 렌즈가 가장 훌륭하다.


현재 광각 종류에 붙이는 이름은 Distagon이다. 마지막에 보이는 렌즈는 최근 a7을 위해 나온 Zeiss LOXIA 2.8/21이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현재 a7 같은 미러리스를 위한 Zeiss의 광각 렌즈에는 BIOGON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있다. 과거 SLR종류에 맞춰 나왔던 Distagon이라는 이름으로 나오고 있다. 참고로 Zeiss는 과거에 최초로 만들었던 이름을 현재 똑같은 이름으로 쓰고 있지는 않다. 다만, 렌즈 내부 상단에 작은 글씨로 과거 이름을 붙이고 있다. 즉, 지금 보여준 렌즈의 판매 이름은 Zeiss LOXIA 2.8/21이지만 과거 이름을 그대로 썼다면 Distagon으로 나왔을 것이다.

Zeiss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한 사진. Zeiss LOXIA 2.8/21

그래서 지금의 이미지 센서가 조금 안타깝다. 초반에 비해 장점이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자란 부분이 있다. 과거 필름 시대 광각 렌즈를 꼼꼼히 보면  답이 있다. 필름에 바짝 다가서기 직전까지 장착할  있었음을   있다. , 그런 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에 렌즈를 장착했을  전체적인 크기가 매우 작아 보인다. 광각 렌즈를 그런 방식으로 장착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나온다면, 그런 날이 온다면 Zeiss 보란 듯이 과거의 이름 BIOGON 다시   있을 것이다. 물론, Zeiss LOXIA 2.8/21 과거 DSLR용으로 나왔던 Distagon 2.8/21보다  작고 가벼운 편이기는 하다.

아, 조금 꼼꼼하게 찾아보니 Zeiss LOXIA 2/35에 BIOGON이라는 이름이 적혀있다. 그러나 비오곤 최초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이미지 센서에 바짝 다가선 렌즈는 아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조금 더 가까이

Zeiss LOXIA 2.8/21 + SONT a9 + SONY a9

광각 렌즈로 장착했다 하더라도 비교적 가까이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럴 때 광각 렌즈라 하더라도 MF로는 불편하다. 다만 그저 편하게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초점 맞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MF가 가장 확실하다. 더불어 광각 렌즈라 하더라도 1m 보다 더 가까이 찍었을 때 보케나 흐림이 나타난다. 따라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MF를 즐겨보자.


특히 꽃이나 잎을 가까이 찍을 때에는 AF 렌즈라 하더라도 일부러 MF로 찍어야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MF로 찍을 때 렌즈 자체를 빙글 돌리며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 느낌은 실제 MF 렌즈일 때 가장 안심하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별것 아닌, 매우 미세한 느낌일 수 있지만 그 느낌 때문에 불편하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 느낌 덕분에 MF로 찍을 때 더 안심이 된다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단순하게 멀리 있는 것들을 편하고 넓게 찍기 위해 이 MF 광각 렌즈를 선택했다 하더라도, 가끔은 가까이 찍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른 렌즈로 바꿔 장착하기엔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차피 지금 이 순간을 좀 더 꼼꼼하게 찍기 위해선 어차피 MF로 찍게 된다고 생각하시라. 더불어 조금 불편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안심하길 원한다면 MF가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오버하지 않는 정직한 사진을 원한다면

Zeiss LOXIA 2.9/21 + SONY a9

많은 사람들이 ‘남들과 다른, 멋진 사진을 찍고 싶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런데 그 마음 중 ‘남들과 다르게’가 점점 이상한 방식으로 비틀기 시작한다. 다른 모습이기만 하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러나 안타깝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특별한 사진이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멋진 곳을 가더라도 ‘어떻게 찍을 것인가’가 중심이다. 그다음은 ‘더 넓게 찍을 것인가, 더 좁게 일부만 찍을 것인가’다. 그런데 넓게 찍을 때 고민이 많아진다. 그저 활짝 넓게 찍었다는 이유만으로 확실하게 아름다운 사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집중하는 곳들이 일종의 덩어리로 모여져야, 그렇게 찍은 사진이어야 비로소 집중하게 된다. 일단은 광각 렌즈가 필요하고 그 이후에는 어떻게 덩어리를 모이게 찍을 것인가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찍기에 좁지도 않고 심하게 넓지도 않은 정도가 바로 21mm다.    

그저 단순하게 ‘남들과 다르게’ 찍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함이 뭘까 생각해보자.

   

Zeiss LOXIA 2.8/21 + SONY a9

그저 편하게 찍건, 신경 써서 꼼꼼한 마음으로 찍건, 그 중간이건 결국 중요한 것은 사진 결과가. 어떤 방식이건 결과에서 안심하도록 도와주는 건 카메라와 렌즈다. 딱히 특별한 이유가 없거나 한참 후에 다시 볼 이유가 없다면 사진을 찍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꼭 필요한 이유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한 번 생각해보자. 자신에게 어떤 렌즈가 필요한지. 더불어 안심하고 믿을만한 렌즈가 무엇인지.




EastRain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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