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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Apr 11. 2023

일상의 압축, 일상의 중심

SIGMA 85mm F1.4 DG DN | Art

일반적으로 85mm는 특정 인물을 위한 사진이 필요할 때 자주 사용한다. 사진 한 장 내부의 70%~80% 에 사람을 채우면서 말이다.

그래서 85mm는 인물용 렌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대상과 살짝 거리를 뒀을 때 자연스러운 결과가 나오니까. 어색한 느낌이 줄어드니까.

그렇다면 ‘이제부터 망원 시작이다‘는 생각으로 사진을 찍어보자. 인물을 일부로, 멀리 있는 해조차 일부로. 마음은 폭넓게, 실제로 바라보며 셔터를 누를 때에는 압축으로. 그 마음과 도전을 도와주는 렌즈가 85mm니까.


오직 하나만 중심일 필요는 없다

해질녘, 탄도항.

우리는 보통 하나를 중심으로 사진을 자주 찍는다. 더불어 그 주변을 살짝 흐리면서. 그러나 사람 한 명, 동물 하나만을 위한 사진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여럿을 함께, 별것 아닌 것조차  합치고 싶지 않은가 말이다. 광각으로 여럿을 함께 찍으면 산만한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망원으로 여럿을 합치면 그 반대다. 압축하는 느낌이 더해진다.

벚꽃길.

망원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려주기 시작하는 단렌즈가 85mm다. 더불어 표준과 망원 사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즉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제각각 다른 느낌으로 보여주게 된다.

제부도 가는 길.


중심 여럿을 함께 압축하고 싶다면

탄도항, 해질녘.

앞서 설명했듯 망원 렌즈는 압축의 효과가 있다. 이는 흩어져있는 여러 개를 모아주는 힘이다. 망원의 알림과 도움에 대해 생각해 보자.


매화

다만 망원을 선택하는 순간 더 길고 더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사람의 그러한 고민을 풀어준 렌즈도 있다.

바로 SIGMA 85mm F1.4 DG DN | Art다. 무게는 625g이며 외형치수는  φ 82.8*94.1mm 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 DSLR용과 비교하면 매우 가벼운 정도며 SONY FE 85mm F1.4 GM과 비교한다 해도 그보다 살짝 더 가벼운 정도다.


제법 멀리 있어도

석촌호수, 벚꽃.

멀리 있는 대상을 찍으면서도 조금 더 많아지길 바라는 것 중 하나가 보케와 흐림이 아닐까. 아주 가까이 찍었을 때 흐림이 나타나는 것은 폰조차도 가능하다. 그러나 10미터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는 대상을 찍었을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구로디지털단지 근처, 벚꽃.

망원이어야만 멀리 있는 대상에 초점을 맞춰도 흐림이 나타난다. 85mm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최대개방 F1.4가 더해지면 그 흐림은 더 확실해진다.


부드러운 보케

비와 함께 떨어진 벚꽃잎들.

초점 맞은 곳이 주변이라 해도 선명해야 한다. 더불어 흐린 곳과 보케는 부드러운 느낌을 전해주면 좋다. 이와 같은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F1.4가 필요하다.

제부도

지금 이 사진은 최대개방 결과다. 아주 멀리 있는, 솟아있는 검은 돌에 초점을 맞았다. 참고로 세로사진이 전체이며 가로사진은 초점 맞은 곳 일부 확대다. 먼 곳에 초점 맞은 덕분에 가까운 곳에 보케가 나타났다.

탄도항.

이 사진처럼 출렁거리는 바닷물 위에 보케가 생기기 위해서는 빛이 꼭 필요하다. 따라서 강한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F를 살짝 조여주는 게 좋다. 이 사진은 F2.2다. 그 덕에 보케에서도 선명함이 느껴진다. 정사각형 사진 두 장은 일부 확대다.

떨어진 벚꽃잎들.

이 사진도 흐려진 곳을 보면 알겠지만 최대개방 결과다. 비 내리는 무렵이었기에 어두운 편이었고 안심하기 위해 F1.4가 필요했다. 그 덕분에 어두운 편임에도 불구하고 ISO는 100이었다. 일부 확대를 보면 알겠지만 초점 맞은 곳은 빗물까지 선명하게 잘 보인다. 흐려진 곳은 부드러움을 전달하고 있다. 봄비가 내리는 어두운 순간과 떨어진 벚꽃잎들에 부드러움이 펼쳐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사진에서는 올드렌즈가 전달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해질녘, 탄도항

이 사진도 F1.4 최대개방이며 지고 있는 해에 초점을 맞은 덕에 가까운 곳에 보케가 생겨났다. 빛을 정면으로 찍었는데 플레어는 나타나지 않았다.


주변까지 선명하다

벚꽃.

거의 대부분의 렌즈는 중심에 초점을 맞는다면 최대개방 결과에 문제가 거의 없다. 그러나 항상 중심에만 초점을 맞는 것은 아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주변, 극주변에 초점을 맞추곤 한다. 가끔이기에 그 결과에 더 신경 쓰게 된다. 그러하기에 렌즈의 주변 성능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좌측 사진은 원본. 세로로 벚꽃을 찍은 이 사진은 초점 맞은 곳이 주변이다. 우측이 초점 맞은 부분을 확대서 봤을 때다. 예상하겠지만 F1.4 최대개방이다.


길상사.

이 사진은 돌로 만들어진 웃고 계신 스님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초점 맞은 곳은 아주 주변인데 선명함에 모자람이 없다. 더불어 흐려진 곳은 웃고 있는 모습으로 바라보듯 부드럽다.


85mm를 다양하게 즐겨보자

유체꽃

초반에 설명했듯 85mm를 인물 촬영 위주로 사용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85mm는 그 외에도 제법 쓸만한 능력이 참 많다.

줌렌즈 편하긴 한데 F1.4를 원하시는가? 선명함도 더 확실하길 원하는가? 크기와 무게가 비교적 작은 렌즈를 원하는가? 훌륭한 성능은 기본이고 비교적 저렴하기까지 원하는가 말이다. 그렇다면 쭉 올린 사진들을 꼼꼼하게 다시 보시라. 당신의 답이 나올지도 모른다.


렌즈 사양




EasrRain. 2023.4.11

::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결과입니다.

:: SIGMA 85mm F1.4 DG DN | Art는 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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