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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May 08. 2024

가벼운 초광각으로 진득한 기억 남기기

SIGMA 17mm F4 DG DN | Contemporary

사진부터 생각하고 떠나가기도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걷다 우연히 만난 순간은 사진으로 남겼을 때 즐거움도 함께 따라온다. 그래서 여행의 즐거움을 또록또록하게 남겨놓기 위해 사진이 필요하다.

그러나 카메라와 렌즈의 무게가 무거워지면 여행에 부담이 따리오기 마련. 그런 부담을 줄이는 렌즈들이 SIGMA의 Contemporary 종류가 아닐까.

그리고 그 Contemporary 종류 중 가장 작고 가벼운 렌즈가 바로 SIGMA 17mm F4 DG DN | Contemporary다.


초광각의 매력이 펼쳐지는 거리

보통 초광각 렌즈는 야외 보다 내부에서 장점이 더 많다. 더 뒤로 물러서야 원하는 폭을 담을 수 있는 경유가 많기 때문. 그러나 오래된, 아파트 없는 골목길이라면 이야기기 달라진다. 그런 길에서는 야외라 하더라도 초광각 렌즈가 꽤 유용하다.

예를 들어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이나 이바구길은 야외에서 찍기 좋다. 층층 쌓여있는 동네를 폭넓게 찍기 좋기 때문.

더불어 그런 동네는 계단으로 걸어 길을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에는 가벼운 렌즈가 잘 어울린다. 참고로 SIGMA 17mm F4 DG DN | Contemporary의 무게는 220g 밖에 되지 않는다. 풀프레임용 렌즈 중에 이 정도 무게는 흔하지 않다.


작은 집들이 줄 서 있는 동네

감천문화마을은 6.25 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 온 피난민들과 태극도의 신도들이 스스로 집을 짓고 소규모 마을을 이루었던 동네다. 그래서 과거에는 태극마을이라 불리던 곳이었다. 그 동네 나이 많은 분들은 여전히 태극마을이라 부르신다고.

최근 이 동네로 여행을 오는 외국인이 꽤 많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동네에는 빈집이 많이 늘었다. 실제로 그 집을 떠난 분들도 많고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고.

집들이 무너지기 전까지 저 동네가 변함없이 남아있기를 빌어본다. 그리고 저 동네가 변하거나 사라지기 전에 사진이라도 남아둬야 하지 않을까. 찍는 사람에 따라 사진 결과는 제각각 다르다. 사람들의 생각이 담긴 사진, 열심히 찍으시길 빌어본다.


비석문화마을, 이 동네도 걸어가 보자

감천문화마을 동네에 가기 전에 걸어 올라가다 보면 비석문화마을을 만나게 된다. 그 동네 입구에는 방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집들이 있다. 그 안에는 오래전  방 안에 실제로 있었을법한 용품들이 들어있다.


별별 유리병, 재봉틀, 아리랑 성냥, 카세트 라디오, TV는 물론이고 심지어 뻥튀기 기계도 있다. 70, 80년대 생활에 필요한 것들 혹은 판매용들이 뭔지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 방들을 본 후에 골목길을 걸어보자. 좁은 길 때문에 여기가 어디쯤인지 걱정할 수 있는데 너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이 동네는 높은 언덕길에 있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가기만 하면 토성역 근처기 때문.

비석문화마을 동네에서 아래로 걸어가면 아미동을 바라보게 된다. 최근에는 높은 아파트가 새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아미동은 대부분 오래된 집들이다. 이런 동네를 보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힘이 느껴진다. 작고 좁은 곳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서로에 대한 애정이 압축된듯한 느낌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바구길, 타박타박 걸어가는 길

경상도 사투리 ‘이바구‘의 뜻은 ‘이야기’다. 이곳은 피난민의 1950~60년대와 산업 부흥기였던 1970~80년대 부산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동네다.

그 동네로 올라서기 위한 168 계단은 여전히 그대로다. 그러나 모노레일의 잦은 고장 문제로 엘리베이터로 교체 중이다. 따라서 한동안 열심히 걸어 올라가야 한다. 168 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그 근처에 초량당산이 있다.



초량당산에 가서 ‘할매 제당’과 ‘할배 제당‘에게 작은 소원 하나씩 빌었다면 조금만 더 올라가자. 이바구공작소에 가면 동네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기 좋다.

찻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많은 집들과 바다까지 시원하게 볼 수 있다. 망양로 산복도로전시관, 유치환의 우체통까지 둘러봤다면 바다 반대쪽을 한 번 보자. 언뜻언뜻 절이 보이는데 그 월봉사에도 가보자.

월봉사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그간 쌓였던 답답함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마치 오래된 기억에서 전달하는 것 같다.


잔잔한 밤을 느끼고 싶다면 다대포로

보통 바다는 낮에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거나 바다 근처에서 술을 마시곤 한다. 그렇지만 해가 떨어지기를 기다린 후에 바다를 바라보는 건 어떨까? 밤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집이나 가게의 불 때문에 바다 주변이 환하게 보이는 바다 말고 말이다.

최대개방 F4임에도 불구하고 밤의 사진을 찍게 된 건 가볍기에 가능했던 이유는 삼각대 덕분이다. 그 또한  작고 가벼우며 저렴한 미니 삼각대로 말이다.

handypod clip action는 보통 폰이나 콤팩트 카메라에 끼워 사용하는 미니 삼각대다. 일반적인 카메라와 렌즈를 합친 경우에 미니 삼각대를 끼우면 고개를 숙이게 되거나 삼각대 자체가 쓰러지게 된다. 그러나 렌즈가 작고 가벼우면 이와 같은 장시간 셔터가 가능하다. 즐거운 여행을 위해 가벼운 카메라와 렌즈를 들고 나섰다면 미니 삼각대도 함께 챙겨보는 건 어떨까?


오래된 집 2층에 올라서면

100년 전 병원이었던 곳, 그 집과 방 자체가 거의 그대로인 집이 있다. 부산역 근처이기도 하고 1층은 카페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곤 한다.

그 오래된 집에 들어섰다면 2층에도 올라가 보자.

1층에서 커피를 마신 후에 오래된 계단을 통해 2층에 올라서면 어느 책방이 보인다. 창비부산이다.

이 책방에서는 창비의 책 일부를 앉아서 읽을 수 있다. 물론 선택한 새 책을 구매할 수도 있다.



우리는 제각각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변하지 않고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곤 한다. 그러나 꿈은 현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맞다. 돌조차 시간이 흐르면 둥그렇게 변하거나 점 같은 흙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모든 것은 꾸준히 변한다. 원하지 않는 방향과 방식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그 자체는 변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행은 짧다. 그 즐거운 순간도 항상 짧고 금방 사라진다. 그러니 작고 가벼운 카메라와 렌즈, 미니 삼각대까지 챙겨가보자. 그 순간을 담아둔 사진을 감사하면서 말이다.


렌즈 사양













EasrRain. 2024. 5. 8

::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결과입니다.

:: SIGMA 17mm F4 DG DN I Contemporart는 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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