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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Mar 02. 2016

다재다능 변화무쌍 가성비 갑

SONY FE 28mm F2.0

SONY a7RII / ISO 640 / 조리개 우선 AE / F8, 1/60초. 큰 왜곡이 없는 28mm라는 안정적인 화각을 활용해 빛과 어둠이 적절하게 배치된 공간을 촬영했다.

취미 사진가에게 어떤 렌즈를 원하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렌즈라고 답한다. 하지만 대부분 카메라 브랜드는 고가·고성능 렌즈를 주력으로 선보인다. 사진가들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 비싼 렌즈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이번 생에는 자신의 카메라에 마운트 할 수 없다는 사실도. 그렇다고 해서 모든 카메라 브랜드가 고급 렌즈만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각 브랜드는 가성비가 훌륭한 단렌즈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소니 FE 마운트에도 그런 렌즈가 존재한다. 바로 FE 28mm F2.0다.


미러리스 시스템에 최적화된 렌즈

‘디지털 기술’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물리적 한계를 가뿐히 뛰어넘곤 한다. 이미지 센서 크기는 동일하지만 화소는 끝없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그러나 광학 기술은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렌즈는 필연적으로 크고 무거워진다. 전혀 다른 개념의 기술이 나오지 않는 한 이와 같은 명제는 바뀌지 않는다. 설사 전혀 새로운 시스템의 광학기술이 개발된다고 해도 그것을  상용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쉽게 말해 그런 일이 지금 당장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

SONY a7RII / ISO 100 / 조리개 우선 AE / F8, 1/800초. 바다에 내린 눈이 얼음으로 뭉친 풍경을 촬영했다. 얼음의 질감이 느껴진다.

카메라는 고성능을 유지하거나 더 높은 성능을 탑재하면서도 꾸준히 크기와 무게를 줄여왔다. 지금 현재는 미러리스 시스템이 그 정점에 있다. 그러나 문제는 렌즈다. 특히 광각렌즈는 디지털 이미지 센서 특성상 얇은 바디에 딱 맞춰 센서에 바짝 다가서게 만드는 일이 그리 쉽지 만은 않다.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한 소니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고화질을 추구하는 고성능 렌즈는 어쩔 수 없이 DSLR 렌즈와 비슷한 수준의 크기와 무게를 가지게 된다.

SONY a7RII / ISO 100 / 조리개 우선 AE / F2, 1/5000초. 바닷가에 서 있는 말뚝을 중심에 두고 조리개를 활짝 열어 촬영했다.

그러나 어떤 수식어도 붙지 않는 일반 FE 렌즈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크기와 무게를 합리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가격까지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기 때문. 이는 약간의 화질을 양보하는 대신 그 외 나머지 것을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미러리스 시스템에 걸맞는 작고 콤팩트 한 렌즈를 융통성 있게 제작할 수 있는 것이다.

SONY a7RII / ISO 100 / 조리개 우선 AE / F8, 1/2500초.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해 인물을 부각시키고 얼어 붙은 바다를 흐리게 찍었다.

FE 28mm F2.0은 놀라울 정도로 작고 가볍다. 필터 구경은 49mm고 길이도 60mm 밖에 되지 않는다.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무게도 가붓하다. 그도 그럴 것이 200g이면 딱 우유 한 팩 무게다. 28mm 광각 렌즈임에도 불구하고 최대 개방 조리개도 F2.0으로 밝은 편이다. 여기에 더해 방진·방적 설계를 적용해 다양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촬영에 임할 수 있다.

SONY a7RII / ISO 320 / 조리개 우선 AE / F5.6, 1/60초. 동작대교 아래. 교각을 프레임삼아 넓게 담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렌즈의 화질이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쓸 만한 정도를 가뿐히 뛰어넘는 좋은 렌즈다. 소니에서 제공하는 MTF 곡선을 살펴보면 조리개 최대 개방 시 중앙부부터 주변부까지 고르게 우수한 콘트라스트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리개를 F8로 조이면 극주변부까지 우수한 화질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소니 바디 중 가장 고화소를 자랑하는 a7RII에 마운트 했을 때 극 주변부가 아닌 이상 눈에 띄게 화질이 떨어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신뢰할 수 있는 변신

FE 28mm F2.0는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함께 출시한 컨버터 두 종과 만나면 더 빛난다. 하나는 초점거리를 21mm로 넓혀주는 초광각 컨버터(Ultra-Wide Converter)고 또 다른 하나는 16mm 어안렌즈로 변환시켜주는 어안 컨버터(Fish-Eye Converter)다.

SONY a7RII / ISO 100 / 조리개 우선 AE / F5, 1/1000초. 어안 컨버터를 장착하고 촬영한 사진.

두 컨버터 모두 바이요넷 방식으로 FE 28mm F2.0와 결합된다. 카메라에 렌즈를 마운트 하는 방식과 같다. 또한 두 종 모두 바뀐 초점 거리와 조리개 값을 EXIF 정보에 정확하게 전달한다. 따라서 행여나 컨버터를 장착했을 때 촬영 정보가 기록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FE 28mm F2.0 제작 단계부터 함께 준비된 덕에 렌즈 자체와의 일체감도 매우 훌륭하며 FE 28mm F2.0 렌즈와 동일하게 방진·방적 설계를 적용해 악천후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AF 성능, AF 속도 또한 FE 28mm F2.0만 사용했을 때와 거의 동일하다.

SONY a7RII / ISO 100 / 조리개 우선 AE / F7.1, 1/60초. 어안 컨버터를 장착하고 촬영했다. DDP 공간이 왜곡돼 묘하게 표현됐다.

초광각 컨버터는 FE 28mm F2.0에 장착 시 최대 조리개 값이 F2.8로 약간 어두워진다. 21mm F2.8 렌즈가 되는 셈인데 이 스펙이 딱히 뒤떨어지는 숫자는 아니다. 20mm대 후반이 보여주는 세상과 20mm대 초반이 보여주는 세상은 명확하게 차이가 난다. 고가의 Vario-Tessar T* FE 16-35mm F4 ZA OSS를 장만할 여유가 없다면 아쉬운 대로 초광각 영역을 대신할 수도 있다. MF로 사용하면 최단 촬영 거리가 0.2m까지 줄어드는 것도 눈에 띄는 스펙이다. 화질은 전체적으로 양호한 편에 속한다. 다만 주변부 화질이 약간 떨어지고 색수차도 미세하게 나타난다.

SONY a7RII / ISO 4000 / 조리개 우선 AE / F5.6, 1/60초.  초광각 컨버터를 장착하고 촬영한 사진.

어안 컨버터는 최대 조리개 값이 F3.5로 떨어지는 대신 16mm로 초점 거리가 더욱 짧아진다. 피쉬아이 특유의 왜곡된 결과물과 시원한 180° 화각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광각렌즈로 멀리 있는 풍경을 찍으면 밋밋한 느낌의 결과물이 나오기 쉽지만 피쉬 아이 렌즈는 그런 상황에서도  재미있는 겨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평소 20mm 보다 초점거리가 더 짧은 초광각 렌즈를 즐겨 사용한다면 이 컨버터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SONY a7RII / ISO 100 / 조리개 우선 AE / F2, 1/3200초.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했지만 특별한 화질 저하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제 막 사진에 재미를 붙인 취미 사진가에게 매일 밤마다 찾아오는 고민 중 하나는 추가 렌즈 구매다. 특히 번들 렌즈에 단렌즈를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경우 고가의 단렌즈는 언제나 신포도 밭의 포도일 뿐이다. 하지만 FE 28mm F2.0이라면 저 포도는 시큼하기만 할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 필요가 없이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하고 내 것으로 만들면 된다. 그리고 FE 28mm F2.0이 만들어주는 달콤한 결과물을 만끽하기만 하면 된다.












FE 28mm F2.0

초점 거리               28mm

렌즈 구성               8군 9매

조리개 구성           9매 원형 조리개

조리개 범위           F2.0-F22

최단 촬영 거리       0.29m

최대 촬영 배율       0.13배

필터 지름               49mm

크기                      ∅64 x 60mm

무게                       200g








초광각 컨버터(Ultra-Wide Converter)

초점 거리               21mm

렌즈 구성               4군 4매

화각                       92°

조리개                    F2.8-F22

최단 촬영거리         0.24m(AF 시), 0.20m(MF 시)

후드 유형               고정식

크기                       72mm x 51mm

무게                       267g











어안 컨버터(Fish-Eye Converter)

초점 거리                   16mm

렌즈 구성                   4군 5매

화각                           180°

조리개                        F5.5-F22

최단 촬영거리             0.22m

후드 유형                   고정식

크기                           89mm x 58.5mm

무게                           41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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