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안 Jul 15. 2024

HR은 외줄 타기

양쪽의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

인사 파트에 오고 나서 뼈저리게 느끼는 건 '조정' 능력의 중요성이다. 인사에서 하는 일 중에는 회사 내 여러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다른 일이 왕왕 있다. 경영진, 중간리더, 구성원, 노조 각자의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


심한 경우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충돌한다. 경영진의 요구를 그대로 따르자니 구성원의 반발이 예상되는 경우가 하나의 예다. 각 조직과 그 조직의 리더가 처한 상황에 따라 똑같은 사안에 대해 완전히 다른 의견을 내기도 한다. 사안이 중요하고 심각할수록, 회사와 각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클수록 의견은 첨예하게 갈린다.


이럴 때 HR은 여러 이해관계자가 가야 할 길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안내하는 일을 한다. 핵심 키맨들을 찾아다니며 취지를 설명하고, 공감을 구한다. 당장 가야 하는 길이 먼지가 풀풀 나는 오프로드처럼 보이지만, 그 길 너머에 시원한 오아시스가 있다고 설득해야 한다. 그러니 일단 한 번 가보자고, 일단 시동이라도 걸어보자고 말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은 마냥 아름답지 않다. 자칫 잘못하면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만들어내는 압력 속에서 찌그러질 수 있다. 오늘 오랜만에 만난 동료는 HR의 일은 외줄 타기라고 했다. 아슬아슬하게 양쪽의 균형을 맞추며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떠올랐다.


좋은 안을 짜고 그럴듯한 보고서를 쓰는 건 차라리 쉬운 일이다. 정말 어려운 건 내가 기획한 일을 현실에서 작동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을 설득하고 조율하는 일이다. 기획 업무를 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실행의 영역, 운영 업무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든 것이 변할 때,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