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인사 시즌 단상
올해는 리더십 교체와 더불어 역대급 조직개편이 있었다. 임원•관리자급의 이동폭도 덩달아 컸다. 인사 결과에 따라 사람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누군가는 임원으로, 관리자로 승진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조용히 자리에서 내려온다. 남보다 빠르게 위로 올라가는 사람이 생기는 반면에 고배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
전통적으로 연공 개념이 강했던 조직이지만 이제는 점점 약해져 가는 과정에 있다. 후배가 먼저 승진하여 팀장이 되는 경우가 생긴다. 능력주의 기조로 가며 연공서열의 붕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구질서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새로운 질서는 아직 정착하지 않았다. 과도기다.
과도기는 곧 불확실성 증가를 의미한다. 과거 경험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이럴 거라고 예측했던 사람들의 통념이 깨진다. 개인들이 생각했던 예측가능성이 흔들린다. 사람들은 동요하고 불안해한다. 그 와중에 특정 조직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대세에 올라타야 하나? 어디를 가야 앞으로 승진과 조직 내 성장에 유리한가? 각자 자신에게 이득인 방향을 저울질한다.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린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나는 무엇을 지향하고 어디로 향할 것인가?'
인사하는 사람 이전에 수많은 조직 구성원 중 한 명으로써 생각한다. 내가 믿는 답은 심플하다. 모든 것이 변할 때일수록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변화가 많을 때 모든 변화에 대응하려고 하면 안 된다.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지는 게임이다.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조직이 천지개벽해도 바뀌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
바꾸지 않는 것의 다른 말은 '본질'이다. 내가 생각하는 본질은 개인의 실력과 전문성이다. 회사가 어떻게 되든 내게 쌓이는 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스스로 단단한 실력이 있으면 조직에서 어떤 파도가 몰아쳐도 그 위를 올라탈 수 있다. 파도에 묻혀서 쓸려 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이 시끄럽고 상황이 혼잡할수록 변하지 않는 것,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내 실력을 키울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결정하는 기준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