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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eah Nov 27. 2023

이런게 바로 직장내 괴롭힘인가요?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

순환보직인 우리 회사 때문에, 나는 10년간 일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은 같은 라인 책임자, 팀장인데 나는 10년간 총 12명의 팀장을 만났고, 내가 책임자로 승진을 하기 직전까지 총 10명의 책임자를 만났다.

그 중에서는 내가 본받고 싶을만큼 인품과 덕이 높은 사람이 많았지만 동시에 상종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그들이 일을 안하고 놀면서 나에게 모든 일을 다 시킬때,

그들이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지르며 하루와 끝을 나에대한 인신모욕으로 가득 채우고 자신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이 느껴질때,

내가 마음에 안든다고 내가 가진 일을 모두 빼았았을때,

별것도 아닌 문서의 특수문자, 혹은 간격 하나로 꼬투리 잡고 몇 시간동안 나를 괴롭힐때,

나는 그것들이 직장내 괴롭힘 인지 몰랐다.


10년 전만 해도, 회식은 무조건 강제로 참석하는 분위기였고, 윗사람이 집에 가지 않으면 퇴근도 못하는 문화였다.

(글을 쓰며 새삼 10년만에 세상과 회사 문화가 바뀐것이 놀랍다)

그때는 상사말에 토를 달거나 소신발언을 하면 바로 미친 대리라고 치부되어 회사에서 매장당하는 분위기였고,

그때에도 많이 나아지긴 했다고 했지만, 남자들의 몇마디 성적 농담이나 터치 쯤은 그냥 큰일 만들지 않고 웃어 넘기는 분위기였다.


살다보면 누구는 이유없이 나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이유없이 나를 싫어한다.

그리고 나는 유독 개성이 강한 편이라 사람들에게서 호불호를 심하게 타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그런가보다, 이 팀장은(혹은 이 책임자는) 그냥 가만히 있어도 내가 싫나보다 하고 넘겼다.

사는게, 회사생활을 하는게 다 이런거구나 하고 가끔 울고 가끔 하소연하며 그렇게 넘겨왔다.


새로 부임한 팀장은 나를 보자마자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 축에 속했던 것 같다.

물론 그녀를 처음 봤을때 나조차도 느끼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만약 저사람이 내 상사가 아니라, 학창시절이나 대학시절 같은 반 구성원이었다면 나는 졸업을 할 때까지 그녀에게 말을 걸진 않았을것 같았다.

마찬가지로 그녀도 그리하였으리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다.

나와는 너무 다른 한 사람.

생각의 구조도 다르고, 말하는 방식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가치관도, MBTI도 정 반대인 사람, 관심사도 욕구도 모두 다른-

같은 인간이라는 것 외에 전혀 공통점이 없는 정말 이질적인 사람.


그래서 그런지, 이 사람과 나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부임하자마자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나에게 더럽고 이상한 옆라인 프로젝트를 넘겨버렸고

눈에 띄게 옆라인 책임자 A만 편애하기 시작했다.

들어보니 몇십년간 같은 동네에서 살아왔고, 같은 학교 출신이며, 둘 다 아이가 있어 그 이야기도 하면서 더 친근감을 가졌던 것 같다. 물론 팀장이나 나나 둘다 지랄맞은 성격의 소유자로서 더 온순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그 책임자에게 마음이 더 갈 수는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도가 지나치다 싶을 수준이었다.


팀장님에게 A는 마치 과보호하는 자기 자식같았다. 못하면 스스로 다 해주면서까지 A의 고생과 성과를 회사에 널리널리 알리길 원했다.

A가 능력이 없거나 시간이 없어 하지 않아도 팀장님은 A가 맡은 일을 알아서 다 해주었고, 결국 그 둘의 성과는 반짝반짝 빛나서 그 누구도 다 알게 되었다.

같은 잘못을 했을때에도 화와 짜증을 받아내야하는 것은 나였고, 같은 노력을 해도 항상 인정과 칭찬을 받는 것은 그쪽이었다.

A와 라인으로 함께 일하던 대리도, 일을 못해서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A의 푸념을 듣자마자 다음날에 옆팀으로 보내버릴 정도였다.

그 둘만의 짝짝꿍속에서 나는 마치 왕따처럼 소외되는 욕받이가 되어가고 있었고 그 둘이 한팀 그리고 나는 반대팀처럼 그렇게 구도가 형성되어 갔다. 내가 느낀 주관적인 감정은 그렇다.


특히, 팀장님이 본인이 오자마자 나에게 넘긴 그 ‘어려운 프로젝트’는 인수인계도 받지 못한채 내가 떠맡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해야할 일들은 당연히 해야하면서 마치 조금만 실수하거나 못하면 책임감없고 일 못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분위기를 나는 견딜수가 없었다.


나는 이 부서의 미운오리새끼구나!

아무리 아등바등 노력을 하고, 열심히 하고 노력한다고 알아달라고 소리쳐도 그 누구도 관심하나 기울이지 않았고, 그 속에서 내 마음은 깊은 우울속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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