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봄의 끝자락, 숨결이먼저 알아챈다.

여름의 리듬이 번져오고 있다는 걸.(穀雨를 지나며)

by 낭만차장모모

바람의 결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공기의 온도도, 햇살의 깊이도 어느새 달라졌다.


4월의 끝자락,
우리는 곡우(穀雨)라는 정차역을 지나고 있다.

(곡우는 ‘곡식에게 내리는 비’라는 뜻을 품은 절기)


봄의 마지막 비가 대지를 적시고,
씨앗을 깨우며,
묵은 숨을 털어내는 시간이다.


곡우역에서는
매화와 맑은 백차의 블렌딩이 매력적이다.


살짝 쓴맛이 감도는 매화꽃차는,

매화는 겨울 끝, 봄의 문을 여는 꽃.


한 모금 머금는 것만으로도
긴 겨울의 찌든 숨결을 깨끗이 정리해주었다.


올해는 매화차를 소개할 틈도 없이
봄이 성큼 달아나버렸다.

그래서 오늘,
비로소 매화에 대한 마음을 빌어본다.


매화차 한 잔.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첫걸음을 동시에 담은,
가장 투명하고 순결한 계절의 향기.

내년 곡우역에서는
꼭 매화차를 제대로 마주하길 소망해본다.


5월, 입하역을 기다리며


이제 곧, 5월이 온다.
기차는 다음 정차역인 입하(立夏) 를 향해

달리고 있다.

입하는 여름이 시작되는 문.
봄이 완전히 물러가고,
대지 위로 여름의 기운이 서서히 피어오르는 순간이다.


5월의 공기는
맑지만, 그 속에 묵직한 힘이 깃들어 있다.

몸도 같은 신호를 보낸다.
살짝 무겁다.
쉽게 피로하다.
잠을 많이 자도, 깊은 쉼을 얻지 못하는 시기.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봄내내 밖으로 뻗었던 기운이
이제는 안으로 수렴하고,
여름의 열기를 준비하는 몸의 리듬이다.


우리는 이 계절의 전환을
억지로 버텨야 하는 것이 아니다.

조용히,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5월에는,
몸을 가볍게 하고
순환을 부드럽게 열어주는 차를 준비한다.


맑은 눈과 마음을 깨우고, 열을 다스리고,

심신을 부드럽게 달래주고

묵은 기운을 비워내고, 봄의 숨결을 이어주는

5월의 재료들이 소개 될 예정이다.



한 모금 머금으면,
눈빛이 투명해지고,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기차는
다음 입하역을 향해 조용히 달리고 있다.


– 기차(氣茶), Dynamic Tea에서 낭만차장 모모의 글 중에서





� 이 글은 《계절을 마시다 0: 초여름편》 매거진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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