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팔로워의 품격
A 팀의 정 대리와 B 팀의 김 대리는 똑같이 적극적인 직원이었다. 둘 다 새로운 업무가 생기면 손을 번쩍 들고 "제가 할게요!"라고 외쳤다. 하지만 1년 후 두 사람의 평가는 정반대였다.
정 대리는 "개인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김 대리는 "팀 플레이어"라는 찬사를 받았다. 무엇이 달랐을까?
정 대리 : "제가 할게요.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김 대리 : "우리가 할게요. 저는 A 부분을, 최 사원은 B 부분을 맡으면 어떨까요?"
단 한 글자 차이, "제"와 "우리"가 만든 놀라운 차이였다.
개인주의의 함정
현대 직장에서 능력 있는 개인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제가 할게요" 증후군의 특징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는 욕구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을 약함으로 인식
성과를 개인 소유로 생각
팀원들과의 협력보다는 개인 성취에 집중
이런 접근의 부작용
팀원들의 소외감 증가
업무 과부하로 인한 품질 저하
지식 공유 부족으로 팀 역량 정체
개인 의존도 증가로 인한 조직 리스크
반면 "우리가 할게요"는 개인의 능력을 팀의 시너지로 확장시키는 마법의 단어다.
팀 중심 사고로의 전환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말은 단순히 표현 수단이 아니라 사고방식을 반영하고 동시에 사고방식을 형성한다. "제가 해냈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 성과를 개인의 소유로 인식하게 된다. 반면 "우리가 해냈어요"라고 말하면, 자연스럽게 팀 전체의 기여를 떠올리게 된다.
특히 회의나 보고 상황에서 이런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보다는 "우리 팀 관점에서는"이라고 표현하면, 개인의 독단적 판단이 아니라 팀의 집단 지성을 바탕으로 한 의견임을 강조할 수 있다. "제 아이디어예요"라는 표현도 "팀에서 나온 아이디어예요"로 바꾸면, 아이디어의 소유권보다는 팀의 창의적 역량을 부각시킬 수 있다.
업무 분배에 있어서도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하려는 것은 겉보기에는 능력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팀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다. 각자의 강점에 따라 역할을 분배하고, 서로를 지원하며,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는 단순히 업무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성과를 공유하는 기술도 중요하다. 성공했을 때는 팀의 공로로 돌리고, 실패했을 때는 개인이 책임지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이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팀의 신뢰를 쌓고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는 현명한 투자다. 팀원들의 구체적인 기여를 언급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김 대리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박 과장의 꼼꼼한 실행력, 그리고 최 사원의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제가 잘해서 성공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를 생각해보라.
토스의 협력 문화
핀테크 기업 토스에서는 "개인의 성장이 팀의 성장"이라는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한 프로덕트 매니저가 새로운 기능을 기획할 때, "제가 기획한 기능"이라고 하지 않고 "우리 팀이 함께 만든 기능"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기획 과정에서 개발자의 기술적 인사이트, 디자이너의 UX 관점, 마케터의 사용자 니즈 분석이 모두 어우러져 하나의 완성된 기능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 덕분에 토스는 빠른 속도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연달아 출시할 수 있었고, 직원들의 만족도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마인드셋을 키우는 구체적 방법들
정보 공유는 팀워크의 기본이다. 혼자만 알고 있는 정보는 팀 전체의 성장을 막는 장벽이 된다.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면 즉시 팀과 공유하고, 새로 학습한 내용이 있다면 팀원들에게 전파하며, 업무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행동이다.
멘토링 마인드도 중요하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나 동료에게 전수하고, 어려움에 처한 팀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함께 학습하고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지식을 나누어주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지식 베이스를 확장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협력적 접근이 필요하다. 혼자 고민하고 막다른 길에서 헤매기보다는, 문제를 팀 차원에서 공유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하며, 협력적으로 해결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약함의 표시로 생각하지 말고, 팀의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현명한 방법으로 인식해야 한다.
상황별로 구체적인 전략도 필요하다. 회의 상황에서는 "제 의견은" 대신 "우리 팀에서 논의한 결과"라고 표현하고, "저 혼자 준비했어요" 대신 "팀원들과 함께 준비했어요"라고 말하며, "제가 발표할게요" 대신 "우리 팀을 대표해서 발표할게요"라고 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역할 분배를 명확히 하되 상호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문제가 발생하면 팀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성과를 보고할 때는 개인의 기여도보다 팀의 협력 과정을 강조하고, 팀원들의 역할과 기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성공 요인을 팀워크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진정한 팀 플레이어인가?
스스로를 점검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일주일 동안 "제가"보다 "우리가"를 더 많이 사용했는지, 성과를 보고할 때 팀원들의 기여를 언급했는지, 문제 상황에서 "우리 팀의 문제"로 접근했는지 되돌아보자. 또한 새로운 업무를 혼자 맡으려 하지 않았는지, 정보나 노하우를 팀원들과 충분히 공유했는지, 동료의 성장을 위해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더 나아가 팀원들의 강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했는지, 갈등 상황에서 팀 이익을 우선시했는지, 개인의 성취보다 팀의 성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런 자기 진단을 통해 현재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명확히 할 수 있다.
실천 과제도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첫 번째 주에는 언어 습관을 바꾸는 데 집중하자. 매일 "우리" 표현을 다섯 번 이상 사용하고, 성과를 공유할 때는 팀원의 기여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문제 상황을 "우리의 과제"로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
두 번째 주에는 실제 협력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겼을 때 혼자 맡으려 하지 말고 팀원들과 역할을 분담하고, 자신이 학습한 새로운 정보나 기술을 팀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동료가 어려워하는 일이 있으면 먼저 도움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팀 전체의 역동성을 바꿔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