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1=11의 비밀 - 6. 각자도생? 각자도약!
올림픽 수영 계영의 교훈
2021 도쿄 올림픽 남자 400m 계영 결승에서 벌어진 일이다. 한국팀은 개별 선수들의 기록만 보면 메달권에서 멀었다. 각자의 최고 기록을 합쳐도 4위권이 한계였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1영법 황선우가 평소보다 0.3초 빠른 기록을 냈고, 2영법 김우민은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3영법 이호준은 "형들이 이렇게 잘하는데 나도 해야죠"라며 혼신의 힘을 다했고, 앵커 황선우는 마지막에 기적 같은 추월을 보여줬다.
결과는 동메달이었다. 각자의 최고 기록을 단순히 합한 것보다 2초나 빠른 기록이었다. 이는 개별 성과의 합보다 팀 성과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완벽한 사례였다.
반면 개인 기록이 더 좋았던 다른 나라 팀들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각자의 실력은 뛰어났지만, 서로에게 에너지를 주고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자도생"과 "각자도약"의 차이가 만든 극명한 결과였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착각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조직에서 개인 역량 강화가 "각자도생" 문화로 변질되고 있다. 이는 건전한 개인주의가 아니라 이기주의에 가깝다.
"각자도생" 문화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제로섬 게임 사고가 지배적이다. 누군가 성공하면 누군가는 실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료의 성공을 자신의 기회 박탈로 인식하고, 정보나 기술을 공유하는 것을 손해로 여긴다.
또한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한다. 당장 내 평가에 도움이 되는 일만 하려 하고, 팀 전체의 장기적 성장은 고려하지 않는다. "내가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의 성장이나 팀의 시너지에는 관심이 없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상호 경계와 견제다. 동료를 잠재적 경쟁자로 보기 때문에 진정한 협력이 어렵다. 표면적으로는 협력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 한다.
반면 "각자도약" 문화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한다. 개인의 성장이 팀의 성장으로, 팀의 성장이 다시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윈-윈을 넘어서 윈-윈-윈을 추구하는 것이다.
상승 나선형 팀워크 구축
"각자도약"의 팀워크를 만들려면 상승 나선형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이는 개인의 발전이 팀의 발전을 촉진하고, 팀의 발전이 다시 개인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구조다.
첫 번째 원칙은 '상호 성장 지향'이다. 내가 성장하는 것과 동료가 성장하는 것을 대립적으로 보지 않고, 상호 보완적으로 보는 것이다. 동료가 잘될수록 팀이 강해지고, 강한 팀에서 나도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갖는다.
두 번째는 '장기적 관점의 협력'이다. 당장의 손익보다는 장기적인 관계와 성과에 집중한다. 오늘 내가 동료를 도와주면, 내일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세 번째는 '시너지 창출 의식'이다. 1+1=2가 아니라 1+1=3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의식을 갖는다.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서 개별 능력의 합보다 큰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한다.
협력 성향 자가진단: 나의 팀워크 DNA는?
팀워크 지향성 진단 테스트
다음 상황에서 나의 선택을 체크해보자.
상황 1: 유용한 업무 노하우를 습득했을 때
A) 나만 알고 있으면 경쟁 우위가 된다
B) 팀원들과 공유해서 팀 전체 역량을 높인다
C) 친한 사람들하고만 공유한다
D)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공유한다
상황 2: 동료가 승진 기회를 얻었을 때
A) 약간 아쉽지만 축하해준다
B) 진심으로 기뻐하며 적극 지원한다
C) 겉으로만 축하하고 속으로는 부럽다
D) 내 차례는 언제일지 걱정된다
상황 3: 팀 프로젝트에서 내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았을 때
A) 실망하지만 팀 결정을 따른다
B) 채택된 아이디어가 성공하도록 적극 돕는다
C) 소극적으로 참여한다
D) "내 아이디어가 더 좋았는데"라고 생각한다
상황 4: 바쁠 때 동료가 도움을 요청하면
A) 내 일 끝내고 도와준다
B) 내 일을 조정해서라도 먼저 도와준다
C) 정중히 거절한다
D) 다른 사람을 추천해준다
상황 5: 팀원이 실수했을 때
A) "다음엔 조심하라"고 조언한다
B) 함께 해결책을 찾고 재발 방지책을 논의한다
C) "내 일이 아니니까" 하며 관여하지 않는다
D) 다른 사람들에게 그 실수를 언급한다
결과 분석
각자도약형 (B가 4개 이상): 이상적인 협력 DNA 보유
조건부 협력형 (A가 많음): 기본적 협력 의지는 있으나 제한적
소극적 참여형 (C가 많음): 협력에 소극적, 개선 필요
각자도생형 (D가 많음): 개인주의 성향 강함, 팀워크 의식 개발 필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동반성장' 문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각자도약" 문화의 모범 사례다. 이들은 개인의 전문성 향상과 팀의 성과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운영한다.
그들의 핵심은 '전문가 그룹' 제도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의 성장을 돕는다. 예를 들어, 공정 기술 전문가 그룹에서는 각자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을 함께 연구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지식 공유가 개인의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반대다. 더 많은 지식을 공유할수록 해당 분야의 리더로 인정받게 되고, 더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실제로 한 공정 엔지니어는 자신의 핵심 기술을 팀원들과 공유했더니, 팀 전체의 생산성이 30% 향상됐다. 그리고 그는 다른 라인의 기술 컨설턴트로 발탁되어 더 큰 역할을 맡게 됐다. "내 지식을 나누니까 더 큰 기회가 왔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또한 '버디 시스템'도 운영한다. 신입 엔지니어와 경력자를 매칭해서 상호 성장을 돕는다. 경력자는 신입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신입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경력자에게 자극을 준다.
이런 문화 덕분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의 성장이 팀의 성장으로, 팀의 성장이 다시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각자도약 팀워크의 구체적 실천법
"각자도약" 문화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을 알아보자.
지식 공유 시스템 구축
정기적인 지식 공유 세션을 운영한다. 매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신의 전문 분야나 최근 학습한 내용을 팀원들에게 공유하는 것이다. 이는 발표자에게는 지식을 정리할 기회를, 청중에게는 새로운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팀 내 위키나 노션 페이지를 만들어서 유용한 정보를 축적한다. 각자가 알게 된 좋은 정보나 노하우를 정리해서 공유하면, 팀 전체의 지식 베이스가 계속 성장한다.
상호 멘토링 문화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서로를 멘토링하는 문화를 만든다. A는 기술 분야에서 B를 멘토링하고, B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A를 멘토링하는 식이다. 이는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상호 성장 관계를 만든다.
성과 공유 제도
개인의 성과를 팀 성과와 연결하는 평가 시스템을 만든다. 개인 KPI와 함께 "팀원 성장 기여도", "지식 공유 활동" 등도 평가 항목에 포함시킨다.
협력 프로젝트 기획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한 협력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예를 들어, 마케터와 개발자가 함께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영업과 기획이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상승 나선형 효과 만들기
개인과 팀의 상승 나선형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신뢰 기반 형성
무엇보다 팀원들 간의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내가 도움을 주면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 팀원의 성장이 결국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장기적 관점 공유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성장에 가치를 두는 공통된 관점을 만들어야 한다. "1년 후 우리 팀이 어떤 모습이 되면 좋을까?", "5년 후 각자는 어떤 전문가가 되고 싶은가?" 같은 대화를 나누며 비전을 공유한다.
다양성 존중
각자의 다른 강점과 전문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든다.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는 선생님이 될 수 있고, 다른 분야에서는 학생이 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을 갖는다.
실천 프로그램: 30일 각자도약 챌린지
다음 30일 동안 "각자도약" 문화를 실천해보는 구체적 프로그램이다.
1주차: 지식 나누기
매일 한 가지씩 유용한 정보를 팀원들과 공유하기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팀원에게 조언해주기
다른 사람의 강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2주차: 상호 학습하기
팀원에게 배우고 싶은 것 한 가지 요청하기
다른 사람의 업무 방식 관찰하고 좋은 점 적용하기
팀원과 함께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 공부하기
3주차: 협력 프로젝트 기획
두 명 이상이 함께할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 기획하기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한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하기
타 부서와의 협력 기회 만들어보기
4주차: 시너지 창출
팀 전체의 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 제시하기
개인의 성장이 팀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다음 달 팀 목표와 개인 목표 연결해서 설정하기
함께 날아오르는 기러기떼의 지혜
기러기들이 V자 형태로 날아가는 이유를 알고 있는가? 앞서 나는 기러기가 만든 기류를 뒤따르는 기러기들이 이용하면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날 때보다 71% 더 멀리 날 수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앞서 나던 기러기가 지치면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나고, 다른 기러기가 앞장을 선다는 것이다. 서로 돌아가면서 리더 역할을 하며, 모두가 함께 목적지에 도달한다.
이것이 바로 "각자도약" 팀워크의 완벽한 모델이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구성원들의 성장을 돕는다. 개인의 발전이 팀의 발전으로, 팀의 발전이 다시 개인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든다.
"각자도생"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각자도약"의 시대다. 혼자 높이 뛰는 것보다 함께 더 높이 날아오르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오늘부터 동료의 성장을 나의 성장으로, 나의 성장을 팀의 성장으로 만들어가는 여정을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