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조직의 50가지 법칙

4. 1+1=11의 비밀 - 7. MVP? MVT!

by 유키

스타 없는 우승팀의 기적

2004년 NBA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결승전이었다. 레이커스에는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 칼 말론, 게리 페이튼이라는 슈퍼스타들이 즐비했다. 반면 피스톤스에는 누구나 알 만한 슈퍼스타가 없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모두 레이커스의 압승을 예상했다. 개별 선수들의 능력만 비교하면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4승 1패로 피스톤스의 승리였다.

피스톤스에는 MVP는 없었지만 MVT(Most Valuable Team)가 있었다. 리차드 해밀턴의 정확한 미드레인지 슛, 벤 월리스의 수비, 채니 빌럽스의 게임 메이킹, 라시드 월리스의 만능 플레이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팀 전체의 성공을 위해 희생했다.

레이커스는 개별 스타들의 집합이었지만, 피스톤스는 하나의 유기체였다. MVP들의 팀이 MVT에게 패한 것이다. 이는 현대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개인들이 모인 팀보다, 시너지를 내는 팀이 더 강하다.


MVP 중심 사고의 한계

많은 조직이 MVP(Most Valuable Player) 찾기에 열중한다. 가장 뛰어난 개인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의존하는 구조를 만든다. 이런 접근법은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한계를 드러낸다.

MVP 중심 조직의 첫 번째 문제는 과도한 의존성이다. 핵심 인재 한두 명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다 보면, 그들이 없을 때 조직 전체가 마비된다. 휴가를 가거나 이직하면 큰 공백이 생기고, 업무 연속성이 깨진다.

두 번째는 성장 기회의 독점이다. 중요한 프로젝트나 학습 기회가 소수에게만 집중되면서, 다른 구성원들의 성장이 제한된다. 결과적으로 팀 전체의 역량 향상이 더뎌진다.

세 번째는 팀워크의 저해다. MVP에게만 관심과 보상이 집중되면, 다른 구성원들의 사기가 떨어진다. "어차피 인정받는 건 저 사람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협력 의지가 약해진다.

네 번째는 혁신의 제약이다. 한두 명의 사고에 의존하다 보면 다양성이 줄어든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접근법이 나올 가능성이 제한되고, 조직의 창의성이 떨어진다.

반면 MVT 지향 조직은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한다. 개인의 탁월함보다는 팀의 시너지에 집중하고, 모든 구성원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낸다. 결과적으로 더 지속가능하고 강력한 성과를 만들어낸다.


MVT 시스템 설계

MVT를 만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개인의 능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팀의 시너지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첫 번째 설계 원칙은 '역할의 명확화와 유연화'다. 각자의 핵심 역할은 명확히 하되, 상황에 따라 서로를 지원할 수 있는 유연성도 확보해야 한다. 축구에서 포지션은 있지만 상황에 따라 공격과 수비를 모두 해야 하는 것과 같다.

두 번째는 '상호 의존성 강화'다. 개인의 성공이 팀의 성공과 직결되도록 설계한다. 혼자서는 달성할 수 없지만, 함께하면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집단 지성 활용'다. 중요한 결정을 한 사람이 내리지 않고, 팀 전체의 지혜를 모아서 내린다. 브레인스토밍, 집단 토론, 다양한 관점 수렴 등을 통해 더 나은 결정을 만들어낸다.

네 번째는 '성과 공유 시스템'다. 성공의 과실을 모든 구성원이 나누고, 실패의 책임도 함께 진다. 이는 개인의 기여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팀워크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팀 역학 진단: 우리 팀의 MVT 지수는?

MVT 성숙도 자가진단

다음 항목들을 체크하여 팀의 MVT 지수를 측정해보자.


의사결정 과정 (각 5점)

□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팀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다

□ 한 사람의 판단보다 집단 지성을 활용한다

□ 반대 의견도 열린 마음으로 수용한다

□ 결정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다


역할 분담과 협력 (각 5점)

□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다

□ 필요시 서로의 업무를 지원할 수 있다

□ 개인의 전문성이 팀 전체에 도움이 된다

□ 업무 과부하를 서로 분담해준다


성과 인식과 보상 (각 5점)

□ 팀 성과를 개인 성과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 성공을 함께 축하하고 실패를 함께 책임진다

□ 개인의 기여를 인정하면서도 팀워크를 강조한다

□ 팀 전체의 성장에 관심을 갖는다


소통과 신뢰 (각 5점)

□ 솔직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 실수나 어려움을 숨기지 않고 공유한다

□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있다

□ 갈등이 있어도 건설적으로 해결한다


학습과 성장 (각 5점)

□ 새로운 것을 배우고 가르치는 것을 즐긴다

□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활용한다

□ 서로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 팀 차원의 역량 개발에 투자한다


결과 해석

90-100점: 완벽한 MVT, 벤치마킹 대상

70-89점: 우수한 MVT, 세부 개선 필요

50-69점: 발전 가능한 팀, 체계적 개선 필요

30-49점: 개인 중심 팀, MVT 전환 필요

30점 미만: MVP 의존 팀, 근본적 변화 필요


구글의 'Project Aristotle'

구글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Project Aristotle'이라는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무엇이 완벽한 팀을 만드는가?"를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처음에 팀 구성원들의 개별 능력이나 성격, 교육 배경 등이 팀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개별 구성원의 특성은 팀 성과와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다.

대신 발견한 것은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었다. 팀원들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으며, 서로를 신뢰하는 환경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구글의 가장 성과가 좋은 팀들을 분석한 결과, 다음 5가지 특징이 발견됐다.


심리적 안전감: 실수해도 비난받지 않는다는 믿음

신뢰성: 서로가 맡은 일을 제때 완성한다는 신뢰

명확성: 역할과 목표가 분명하다

의미성: 일 자체나 결과가 개인에게 의미 있다

영향력: 자신의 일이 조직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


흥미롭게도 이 모든 요소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팀의 문화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즉, 슈퍼스타 개인보다는 건강한 팀 문화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구글의 한 엔지니어링 팀은 이 연구 결과를 적용해서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냈다. 개별 실력으로는 평범했던 팀이 정기적인 회고, 심리적 안전감 강화, 명확한 목표 설정 등을 통해 구글 내 최고 성과 팀이 된 것이다.


MVT 구축을 위한 5단계 프로세스

MVT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단계별 접근법을 알아보자.


1단계: 팀 DNA 분석

현재 팀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한다. 개별 구성원의 강점과 약점, 팀의 협력 패턴, 의사소통 방식, 갈등 해결 능력 등을 면밀히 분석한다. 이때 위의 MVT 성숙도 진단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2단계: 공동 비전 수립

팀이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와 가치를 명확히 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어떤 팀이 되고 싶은가?",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등을 함께 논의하고 합의한다.

3단계: 역할 재설계

개별 구성원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역할을 재설계한다. 고정된 역할에 얽매이지 말고, 프로젝트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4단계: 협력 시스템 구축

정보 공유, 의사결정, 갈등 해결, 성과 평가 등에 대한 명확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개인의 선의에만 의존하지 말고, 협력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5단계: 지속적 개선 정기적으로 팀의 상태를 점검하고 개선한다. 월간 회고, 분기별 팀 워크샵, 반기별 팀 진단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MVT 역량을 강화한다.


MVT 문화 조성을 위한 실천 전략

일상에서 MVT 문화를 만들어가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아보자.


회의 문화 혁신

회의에서 한두 명이 주도하지 않고 모든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의견을 듣거나,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거나, 침묵하는 구성원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다.

피드백 시스템 구축

정기적으로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스템을 만든다.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상호 성장을 위한 건설적 조언을 나누는 것이다. "칭찬 샌드위치" 방식을 활용해서 부담 없이 피드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성공 사례 공유

팀의 성공 사례를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축하한다. 이때 개인의 기여도 인정하되, 팀워크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한다. "김 대리의 아이디어가 출발점이었지만, 모든 팀원의 협력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학습 기회 분산

중요한 교육이나 컨퍼런스 참여 기회를 특정 인물에게만 주지 않고 팀원들에게 골고루 배분한다. 그리고 참여한 사람은 팀에 학습 내용을 공유하도록 한다.

역할 순환제

가능한 범위에서 역할을 순환시켜본다. 회의 진행, 프레젠테이션, 고객 미팅 등의 기회를 여러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개인의 성장과 팀의 위험 분산을 동시에 달성한다.


MVT의 함정과 주의사항

MVT를 추구하면서 주의해야 할 함정들도 있다.


평균화의 함정

모든 것을 평등하게 나누려다가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개인의 전문성과 강점은 인정하면서도 팀워크를 강화하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의견 수렴의 지연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듣다 보면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신속한 결정이 필요할 때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때를 구분해야 한다.

책임 분산의 위험

팀 전체의 책임을 강조하다가 개인의 책임감이 약해질 수 있다. 집단 책임과 개인 책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갈등 회피의 유혹

화합을 중시하다가 필요한 갈등까지 회피할 수 있다. 건설적 갈등은 오히려 팀을 강하게 만든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1일 MVT 만들기 프로젝트

실제로 MVT를 만들어가는 3주간의 집중 프로그램이다.


1주차: 관계 구축하기

매일 팀원 한 명과 1:1 대화 시간 갖기

서로의 강점과 관심사 파악하기

팀 공통의 가치와 목표 논의하기

2주차: 협력 시스템 만들기

정보 공유 채널 구축하기 (슬랙, 노션 등)

회의 방식 개선하기 (모든 구성원 발언 기회 보장)

피드백 주고받는 문화 시작하기

3주차: 시너지 창출하기

개인의 강점을 결합한 협력 프로젝트 기획

팀 성과 측정 지표 함께 만들기

MVT 문화 지속을 위한 장기 계획 수립


성과 측정: MVT의 효과를 어떻게 확인할까?

MVT 구축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들을 알아보자.


정량적 지표

팀 프로젝트 성공률 변화

업무 효율성 지표 (일정 준수율, 품질 지표 등)

구성원 만족도 점수

이직률이나 팀 이동 희망률

정성적 지표

회의에서 발언하는 구성원 수의 증가

자발적 협력 사례의 증가

갈등 해결 시간의 단축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 건수


360도 피드백 정기적으로 팀원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360도 피드백을 실시한다. "함께 일하고 싶은 정도", "신뢰도", "협력 의지" 등을 측정해서 팀 내 관계의 질을 확인한다.


별이 아닌 별자리가 되기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별들이 반짝인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개별 별이 아니라 별자리다. 북두칠성, 오리온자리, 카시오페이아자리... 이들은 개별 별들이 모여 더 큰 의미와 아름다움을 만들어낸 결과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밝게 빛나는 개별 스타가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완전하지 않다. 진정한 가치는 여러 별들이 모여 하나의 별자리를 이룰 때 만들어진다.

MVP는 한 순간 밝게 빛날 수 있지만, MVT는 지속적으로 빛난다. MVP는 혼자 높은 곳에 있지만, MVT는 함께 더 높은 곳에 올라간다. MVP는 박수갈채를 받지만, MVT는 사랑받는다.

오늘부터 우리 팀을 MVT로 만들어가는 여정을 시작해보자. 개인의 빛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빛들을 모아 더 큰 빛을 만드는 것이다. 별이 아닌 별자리가 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팀워크의 완성이자 1+1=11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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