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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이아 May 13. 2021

이면의 이면

책. 독립출판.

https://smartstore.naver.com/kenektidxbookstore/products/4790357964?NaPm=ct%3Dkolk9te8%7Cci%3Dae821f51d70329b941f16677394d232dc15dcb85%7Ctr%3Dsls%7Csn%3D798694%7Chk%3D6426ffbf014226e76d77894e75f3b1b6cea74571


예쁜 버젼의 표지도 있지만, 뭔가 이게 더 와닿는다.

책을 커넥티드북스토어에서 샀으니 링크도 이미지도 그곳에서 따왔다.




다녔던 책방을 소개하고픈 생각이 있었다. 정말 많은 책방을 다니는데 나 혼자 알기 아까운 책방들도 있으니까. 책방을 돌아다니며 사진도 예쁘게 찍고 사장님과의 담소를 영상에 담아 아기자기하게 꾸며보려 했다. 그렇게 기획 된 코너 중 하나가 '사장님께 책 소개 받아 읽어보고 나눔하기' 였다. 나름 첫 시작을 어디서 할까 하다가 그나마 최근 자주가서 익숙한 커넥티드에서 하려고 짐벌을 챙겨들고 갔다.


이때만 해도 아기자기 영상 만들 생각에 신이 났었다.


"실험 정신 강한 책 추천해주세요. 글이 담겨있는 책으로요."


찐 독립서적을 좋아한다. 독립서적인척하는 기성서적 말고. 뼛속까지 마이너 기질이 흐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서 소비자로써 열광하는 부분도 있다. 극으로 치닫은 성향을 잘 파악당해서인지 커넥티드 사장님 추천은 믿고 산다.(이상하게 커넥티드 광고 같네.) 그렇게 책을 사들고 사장님이 추천해준 카페에 앉아서 두시간 동안 읽었다. 평소 한시간에 200페이지 정도 볼 수 있는 집중력을 가졌는데, 130페이지 정도의 이 책은 멈칫멈칫 하면서도 멈출 수 없이 읽었다. 


그 책이 '이면의 이면'이다. 김봉철 작가의.


책을 읽어도 작가를 잘 보지 않는다. 좋아하는 작가가 없는 건 아니지만 나름 선입견을 안가지려고 하는 부분도 있고 같은 작가의 책이라도 다른 책은 새롭게 보기 위해서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읽는 내내 표지의 작가 이름을 되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아기자기했던 기획의 방향을 완전 틀게 했다.




카페에서 읽었으니 그렇지, 집에서 읽었다면 "세상에." "아니, 왜?" "이런다고?" "너무한데." "아니, 멍청아." "하.." "나름 다행이다." 같은 분노의 한숨과 걱정의 한숨 그리고 안도의 한숨과 함께 였을거다. 가끔 크게 욕도 하면서.



온전히 혼자인 마음이 적혀있던 부분은 읽는 게 힘들었다. 영화를 보다 조금만 슬픈 부분이 나와도 대성통곡하며 보는데, 카페에서 혼자 책 읽으면서 갑자기 펑펑 울 순 없으니까. 글이 감동적이어서 슬펐던 게 아니다. 솔직해서. 작가의 감정이 투명하게 다 느껴지듯 솔직해서였다. 나는 책 속의 김봉철이기도 했고 김봉철의 엄마이기도 했으며 아빠이기도,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기도 했다.




아기자기한 책방소개 기획을 때려치고 정직한 책 소개를 해야 되겠다 싶었다. 방식도 영상이 아닌 글이 좋겠다 생각했다.(이랬는데 갑자기 영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인스타로 하게 될지 브런치로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아직 어떤 식으로 소개할지 정해지진 않았지만 '나는 이렇게 읽었는데 너는 어떻게 읽었니' 컨셉은 가져갈거다. 책은 같이 읽는 게 즐거우니까. 감정과 생각을 책을 통해 나누는 게 즐거우니까.


내가 책을 읽고 포스트잇을 남겨 전달하면 누군가도 포스트잇을 남겨 전달하는 그런 느린 형태의 독서모임도 가능할까? 취향이 마이너라 수요가 있으려나? 






김봉철 작가는 이제 외롭지 않아 보여 다행이다. 일을 하고 강연을 나가고 글을 써서 정말 다행이다. 

이제 이 책을 만난 사람이 다행일 차례다. 나를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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