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20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스위트랜드
Nov 10. 2023
인생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워킹맘 기자의 삶
하루하루, 스위스로 떠날 날이 다가오고 있다.
4년이라는 꽤 긴 시간을 멀리멀리 떨어진 나라로 가야 하다 보니
남은 시간, 꼭 봐야 할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만나는 중이다.
어제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타사 기자 동료를 만나 맥주 한 잔을 나눴다.
언니와 맛난 안주를 시켜놓고
맥줏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내 인생을 돌아다보고 있곤 한다.
언니는 참 멋진 사람이다.
내가 여러 선택의 기로 앞에
혼란을 느끼면
방향을 찾아주는 '길잡이' 같은 사람.
한 때 대학원 공부를
어떤 분야를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 할 때
언니가 해줬던 말이 아직도 선명하다.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분야를 선택하면 돼요."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의 40대를 그려봤다.
우리는 어떤 40대를 맞이해야 할까?
언론사에서 40대는
데스크로 접어드는 시기다.
내 이름으로 내 기사를 써내기보다는
후배들의 기사를 봐주고,
회의에 들어가고, 사무 업무를 봐야 하는 연차.
과연 우리는
그 시기를 견뎌낼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그 어려운 시기를 앞두고
'스위스살이'라는 아주 큰 기회를 맞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스위스에서 보내게 될
4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이 시기.
난 4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1.
독일어 C1
까지 공부하기.
2. 스위스에서
석사
따오기.
3.
한국 문화
알리기.
4. 나의 스위스삶을 제대로
기록하기
.(유튜브, 블로그, 그리고 브런치에^^)
낯선 땅에서 아이 둘을 키우며
저 4가지를 모두 이루기 위해서는
정말 1분 1초를 가득 차게 생활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 4년 뒤,
난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직 '미지의 세계'라는 두려움도 공존하고 있지만 말이다 ㅎ
또 혹시 모른다.
스위스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남편에게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할지도(???????????????)
그런데 그 모든 목표를 다 떠나서
가장 설레는 게 있다.
가족 모두 함께 보내는 저녁식사.
나는 단
하루도
평일 가족이 모두 모여 저녁식사를 나눈 기억이 없다.
보글보글 맛난 찌개를 끓여
도란도란 가족이 모두 식탁에 모여 앉아
밥 한 숟가락을 떠먹으며
오늘 하루의 가장 행복했던 일을 묻는 그런 시간.
단 하루도 내게 주어지지 않았던
그 시간이
스위스에 가면 가능해진다.
스위스는 아침 8시 하루 일과가 시작돼
4시 반이면 모두 퇴근한다고 한다.
5시면 집으로 돌아와
가족 모두가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한다고 한다.
모든 가정이
그렇게 저녁이 있는 삶을 공유하며 살고 있단다.
왜? 왜 나는 하루도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하고 살고 있지?
회사가 빨리 끝나면 7시.
솔직히 바쁜 부서에 있을 때는
8~9시에 끝나기도 부지기수.
퇴근 지옥길을 힘겹게 지나 집에 도착하면
늘 9시를 넘겼다.
그냥 다 그렇게 산다고 생각했다.
나도 남들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주말을 함께 보내는 건
평일을 치열하게 살았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그렇기에 주말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렇게 10년 넘게 살다 보니
그렇지 않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남편과 함께 저녁 준비를 하고,
아이들은 그런 엄마아빠와 맛난 저녁을 먹는 삶.
생각만 해도 두근거린다.
인생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언니와 나는
인생의 최종 목표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언니, 난 행복하게 사는 게 최종 목표인 것 같아."
맞다.
행복하게 살기.
그보다 더 '궁극적인 목표'일 수 있는 건 없다.
행복하고 싶다.
물론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남편과
나를 똑 닮은 나의 분신들과
내가 그토록 하고 싶던 일을 하며
나름 커리어도 탄탄히 쌓아왔다.
그런데, 40대를 앞둔 나는
조금 다른 삶이 궁금해진다.
솔직히 구체적으로 '어떤 행복'을 누리
고픈지
아직 명확하게 머릿속에 설계된 바는 없다.
하지만
추상적인 목표는 명확하다.
1.
가족
이 함께하는 삶
2. 내 노동 또는 가치가
인정
받는 삶
3.
베푸는
삶
이 3가지를 이루며 산다면
어디서든 행복할 것 같다.
스위스에서 차리게 될
우리 가족의 저녁밥상이 기대된다 :)
keyword
스위스
에세이
행복
스위트랜드
소속
직업
기자
남매를 키우는 여기자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살아가는 좌충우돌 이야기-
구독자
84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아이들 돌봐주시는 엄마가 아프시면.
사직 같은 휴직.
작가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