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 채밀이 끝나고 그 뒷처리가 장난이 아니다. 덕분에 체리는 새들의 잔치상이 되었다.
동네 할머니 한 분이 밭에서 일하시다가 벌에 쏘이셨다고 약값 물어내라고 난리치신다. 내 물어 보았다. 많이 아프고 가렵냐고? 그랬더니 쏘인 데가 몹시 아프고 퉁퉁 부었단다. 그러면 그거 우리벌이 아니고 다른 동네에서 온 원정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벌은 쏘여도 안 아프고, 달콤하고 아픈 것도 안 아프게 하는 만병통치약이다. 한방 병원에 가서 벌침을 맞으면 15,000원은 내야 하는데, 저한테는 그냥 10,000원만 내면 된다고하니,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란다.
그러다가 채밀하는 날 내가 벌한테 눈탱이를 정면으로 쏘였다. 그야말로 한 쪽 눈이 완전히 감기어 보이지도 않는다. 어쩌다가 그걸 본 할머니 아니 자기벌은 안아프고 안 붓는다면서? 그러게 말이어요? 요즘 벌은 주인도 동네분도 못 알아 보니, 참 답답하네요...... 답하고는 마을회관에 화분과 꿀 한병씩 갖다 드렸다.
벌에 쏘이신 할머니, 꿀 두 병을 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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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누리)를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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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13. 6:03
태어나서 처음으로 개를 키웠습니다. 아주 이쁘고 잘 생긴 풍산개 진품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보면 피하고 짖지도 않습니다. 다만 내가 어디 나가거나 새벽녘이 되면 산책 나가자고 끊임없이 짖어댑니다.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나갈 때까지 짖습니다. 덕분에 아침에 한 시간씩 봉수산 둘레길을 산책하곤 하였습니다. 산책할 때는 고라니를 최소 3마리에서 많게는 7마리까지 만나게 됩니다. 그걸 잡아 볼 욕심에 고삐를 풀어주었다가 온몸에 도꼬마리만 붙여 왔습니다. 거짓말 좀 보태서 5만 개는 붙여온 것 같습니다. 그걸 몸에서 떼어나는데 만 2시간이 소요되었으니, 짐작이 갈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이후로 고라니 잡을 생각은 포기하고 꿩 잡을 생각도 포기했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다고 투덜댔는데 막상 추위가 닥치니, 얼른 봄이 오길 기다려집니다.
난 제2의 인생을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 자연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 그리고 혼자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그 좋다는 직장을 던져버리고 이곳 예당와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혼자 살다 보니 많이 외롭고 적막했습니다. 그때 내 가장 좋아하는 지인이 김대중 7대손이라며 풍산개 수놈 한 마리를 보내왔습니다. 정말 사랑을 흠뻑 주웠습니다. 우리 마누라님이 질투할 정도로 사랑을 쏟아 부었습니다. 정력에 좋다는 개고기도 끊었습니다. 예전에는 개를 품에 안고 다니는 아줌마를 보면, 이어령의 말도 안 되는 말장난(요즘은 세상이 거꾸로 간다. 신의 세상이 아닌 개의 세상이다. 다시 말해 GOD를 뒤집으면 DOG가 된다는......)을 들먹거리며 인간의 주체성을 찾겠다는 오만을 부리면서 그 개를 뺏어 보신탕을 끓여먹겠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2017년 1월 13일 새벽에 일어나 오들오들 떨면서, 누리의 자리를 확인하러 나갑니다. 동화책에서 본 천 리 길에서 주인 찾아왔다는 개 이야기를 상기하면서 몇 번이고 나가봅니다. 이야기는 이야기이고 적막강산입니다.... 나도 모르게 눈가에 이슬이 맺혀집니다. 왜 돌려보냈는지 후회도 됩니다. 왜 사람들이 개를 사랑하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자유를 찾았습니다. 내가 묶어 둔 개의 속박에서 벗어났습니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침이면 좀 더 늦잠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그래도 누리는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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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
choongsin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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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쬐끄마한 느린꼬부랑 농장입니나. 꿀과 체리를 판매합니다. 정직하게 농사 지어, 아주 소량만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농촌에서 살아가는 얘기를 두서없이 나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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