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주의는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중요한 교육 철학이지만,
그 하나만으로 학교 교육의 복잡성을 다 담아내기는 어렵다.
나는 교육분야의 숫자만큼 그 철학 역시 그 분야에 맞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의성을 존중하는 측면에서 구성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을 기반으로 하는 영역이 있고,
지식 전달의 수업이나, 법과 규범의 전수처럼 절대주의, 객관주의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 영역도 있다고 본다.
특히 피평가자가 납득할만한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한 평가 장면, 효율이 중시되는 시스템 설계에서는 실증주의(positivism)나 객관주의(objectivism)의 원리가 여전히 유효하다.
반면 인간의 경험과 해석, 관계의 의미를 중심으로 하는 영역에서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나 해석주의(interpretivism)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증주의나 객관주의에서 말하는 진리나 규범을 말하는 순간,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이 다소 일방의 방향성을 띠게 된다는 이유로 "꼰대"로 낙인찍히기 쉽다.
그럼에도 나는 확신한다.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생각을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없다고.
교육은 어느 하나의 이론만으로 설계하거나 운영될 수 없다.
현장의 수업도, 연구의 접근도 결국은 혼합적이고 실천적인 판단 위에 존재한다.
연구도 마찬가지다. 어떤 주제는 양적 연구(quantitative)가,
또 어떤 주제는 질적 연구(qualitative)가 더 적합하다.
중요한 건 그 교육분야에서 추구하는 목표에 맞게 맥락을 읽고, 유연하게 방법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실증주의와 객관주의의 활용과 필요성을 말하는 내 생각에 대해
"꼰대 같다."라고 비판하면서
구성주의나 상대주의가 시대적 흐름이라고 하는 말은 나만 모순이라고 느꼈을까?
나는 이론과 실천 사이, 철학과 현실 사이에서 질문하고, 연결하고, 균형을 찾고 싶을 뿐이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교육학자’의 태도다.
그 분과 끝까지 논쟁의 날 위에 서 있는 것이 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고,
심신이 피곤한 시간이기도 해서 여러 가지로 나를 멈추게 했다.
갈릴레이가 재판정서 나오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속으로 했듯
"그래도..실증주의도 필요해."라고 소심하게 입을 달싹거려본다.
�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여러분은 어떤 철학적 위치에 자주 서시나요?